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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대 교회 - 어거스틴(3) - 그는 누구인가?(c)

조진모 목사 (필라델비아한인연합교회) ■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어거스틴의 사상 중심에는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가 있다. 세상의 향락에 취해있던 그였으나, 오직 하나님께서 은혜로서 회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참회록”에 분명히 고백하였다. 이 책을 기록하였을 당시의 어거스틴은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고 인정하는 신학자요 교회 지도자였다. 이에 반하여, 그는 정작 자신이 명성을 얻는 것에 대하여 큰 부담을 가졌다. 그가 “참회록”을 집필하면서 자신이 과거에 범한 악한 생각과 행위를 거침없이 드러낸 것은, 모든 삶의 과정과 경험이 하나님의 신비한 계획 속에 있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인 자서전은 자신의 삶을 미화시키거나 변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자신의 삶이 어떻게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속에서 진행되어 왔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리려 하였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의도를 “참회록” 앞부분에 서술하였다. 하나님은 자신이 세운 목적을 반드시 이루신다. 하나님은 창조자이시고, 인간은 창조물이시다. 하나님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그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리신다. "당신은 지극히 높으시고, 가장 선하시며, 지극히 강하시고, 전지전능하신 분입니다. 당신은 가장 자비로우시나 가장 공의로운 분입니다. 당신은 가장 은밀하신 분이시나 또한 언제나 함께 하는 분이시며 가장 아름다우시나 가장 강하신 분이십니다"(참회록, 1.4). 어거스틴은 인간이 높으신 하나님의 뜻과 경륜을 헤아려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역설하였다.

어거스틴은 자신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삶을 살았던 것도, 세상의 고등 학문과 철학을 즐겼던 것도, 영적으로 갈급한 상태에서 혼동 속에 살았던 것도, 나아가서 성경의 진리를 깨달으며 회심하게 된 것 모두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확신하였다. "이는 당신께서 계획하신 섭리로서 당신은 당신의 풍성하심을 만물 속에 숨겨진 샘물을 통하여 나누어 주십니다. 당신은 나로 하여금 당신이 주시는 것 이상으로는 소원하지 않도록 하셨습니다"(참회록, 1:6). 어거스틴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모든 경험조차 결국 섭리 가운데 사용하신다는 것을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분명하게 정리한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사상은 당대와 후대 교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하나님의 말씀 어거스틴은 항상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가 어린 나이에 세상의 죄악과 쾌락을 맛보았던 것도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탐구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평생토록 세상의 철학과 학문을 통한 종교 진리에 대한 궁금증을 버리지 않았다. 특히 그는 19세에 철학자 키케로의 “철학의 권유”를 읽고 진리 발견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을 시작하였다. 어머니를 통하여 기독교 신앙에 대한 나름의 이해를 지녔던 그였지만, 세상으로만 활짝 열려있었던 그의 마음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나의 장래 소망과 욕망은 바뀌게 되었으며 세상을 향해 가졌던 허망한 기대들은 이제 내게 무가치한 것이 되었습니다. 내 영은 벌써 위대하고 영원히 타오르는 지혜를 사모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주님께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되었습니다"(참회록, 3.4). 그는 이 책으로 인하여 자신의 마음에 철학을 사랑하는 불이 타올랐다고 서술하였다. 키케로는 기원전 로마시대에 살았던 인물이다(BC 106-43). 물론 기독교 신앙과 전혀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거스틴을 하나님께 돌아가게 하였다는 것일까? 그것은 헬라 철학이 주었던 지혜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결국 어거스틴은 진리를 찾기 위하여 성경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는 자신이 찾는 진리를 발견하기 위하여 성경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진리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이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어거스틴은 자신이 성경을 대하던 교만한 자세와 영적 상태로서는 도저히 하나님의 깊은 것을 얻을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교만한 나의 지성은 평범한 성경의 문체를 깊이 이해할 수 없었고, 날카롭다고 자부하는 나의 통찰력은, 성경의 내용을 별로 살펴볼 것도 없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참회록, 3.5). 성경은 성경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아무리 철학적으로 접근하여도 그 진리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한 것이다.

결국 어거스틴은 헬라 철학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20세가 되었을 때, 그 당시 지성인들의 필독서였던 헬라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십범주”를 접하게 되었다. 인간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정의를 내린 내용을 담은 철학서적이었다. 학문성이 뛰어났던 그는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읽고 깨달았으며, 남들에게 그 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 유명한 철학책이 자신을 진리로 인도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이 내게 무슨 유익을 주었습니까? 오히려 내게 거침돌이 되었습니다"(참회록, 4.16).

그 후, 어거스틴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대조를 이루는 플라톤 철학의 문을 두드렸다. 물론 그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확신하였다. 왜냐하면, 플라톤 철학의 핵심은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초월적인 영역에 있는 완전한 원형의 모방에 불과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세상의 자연 원리로부터 진리를 유추해낼 수 있다고 가르쳤다.

어거스틴은 플라톤의 철학으로 인해 성경의 진리에 대해 눈을 뜰 수 있었는데, 특히 요한복음의 초반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 "주께서 하늘의 영광을 버리시고 육신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겸손의 사실을 알려 주시기 위하여 나로 하여금 플라톤 주의자들의 책을 읽게 하셨나이다"(참회록 7.9). 플라톤 철학이 어거스틴에게 끼친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마찬가지로 성경의 진리 자체로 인도할 수는 없었다. 플라톤 철학은 성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훌륭한 도구에 불과하였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하여 그는 철학의 한계를 깨달았다. 철학은 성경이 지닌 진리를 제공하지 못한다. 진리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서만 발견된다. 그 후로 그는 겸손한 자세로 성경에 담겨져 있는 진리를 탐구하시 시작하였다. 어거스틴은 자신이 플라톤 철학을 먼저 접한 후에 성경에 심취하게 된 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뤄진 일이라고 고백하였다. "내가 먼저 성경을 읽고 나중에 플라톤 주의자들이 쓴 책에 심취했다면 그들의 허망한 사상으로 말미암아 결국 경건의 기초를 잃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참회록, 7.20).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철학의 거짓을 발견한 후에, 성경의 진리를 분별하게 하셨다는 것이다. 이후로 어거스틴은 성경을 전과 전혀 다른 태도로 대하였다. 의심의 눈이 사라졌다. 하나님을 향한 경건과 눈물로 그 말씀을 대하였다. 겸손하고 온유한 태도로 그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하나님은 성경을 대하는 그의 영혼에 감동을 주셨다. 또한 기쁨과 두려움을 동시에 주셨다. 어거스틴에게 성경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였다.

■ 회심의 은혜 암브로시우스(Ambrosius, 340-397)는 어거스틴의 생애에 잊을 수 없는 인물이다. 암브로시우는 밀라노 교회의 주교로서, 뛰어난 설교가이며 목회자였다. 어거스틴은 그의 분명하고도 확신있는 설교를 들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 나아가서 자신이 성경을 잘못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서, 암브로시우스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랐다. 어거스틴이 성경의 진리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경험하였다. 무엇보다 그가 심취하였던 마니교의 모순을 발견하였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설과 점성술을 부정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기독교의 진리를 터득한 어거스틴이 일생 최대의 사건을 경험하게 되었다. 386년에 그가 회심을 경험한 것이다. 그 날 그는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과 인생의 비참함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도 방해를 받지 않는 곳으로 달려갔다. 통곡하고 싶어서였다. 그 후 어거스틴은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애통하는 마음으로 참회하고 나는 울었습니다. 갑자기 가까운 곳에서 한 음성이 내 귀에 들려왔습니다. 소년의 음성인지 소녀의 음성인지 구분할 수 없었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노래의 가사람과 같았습니다. '집어들고 읽어라. 집어들고 읽어라'"(참회록, 8.12). 하나님의 말씀이라 확신한 그는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성경을 펼쳐 보았다. 바로 로마서 13장 13-14절 말씀이 기록되어 있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이 말씀을 접한 어거스틴은 하나님께 삶을 드리게 되었다. "나는 더 읽지 않았습니다. 더 읽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광명한 확신의 빛으로 내 마음을 비추어 내 속에 있던 모든 의심의 어두움을 물리쳐 주었기 때문입니다"(참회록 8.12). 어거스틴은 387년 부활절 밤에, 어거스틴은 밀라노 대성당에서 암브로시우스에게 세례를 받았다.

2) 성경이 보인다 - 롬8:28; 엡1:18; 고전7:20, 24; 살후1:11; 딤후1:9; 벧후1:10

하나님은 자신이 사용하실 일꾼을 부르신다. 또한 주권과 섭리가운데 소명을 받은 자를 준비시키신다. 사명을 맡아 일을 하기 전,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분명히 믿고 순종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거룩 앞에서 자신의 죄악을 인정하고,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 고정하는 진정한 회심을 경험하는 것이다. covenantch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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