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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85세에...

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1991년 가을, 연이은 태풍으로 일본 아오모리현의 사과가 90% 정도가 떨어졌습니다. 갑자기 애써 재배한 사과를 팔 수 없게 되자 사과를 재배하던 농민들은 깊은 슬픔과 실의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중에 한사람이 떨어지지 않은 나머지 10%의 사과에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과를 10배나 비싸게 판매했습니다. 마침 대학교 입학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과 부모들 그리고 취업 준비생들에게 이 “태풍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는 그 이름값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순식간에 다 팔리고 오히려 더 큰 이익을 냈다고 합니다. 이 무명의 농부는 태풍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90%의 사과를 의식하지 않고, 떨어지지 않은 10%의 사과를 보았습니다. 이렇게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집니다. “바라봄”의 미학입니다. 우리는 성경에 한 장면을 떠올립니다. 바로 가나안 땅을 앞에 둔 12명의 정탐꾼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12지파에서 1명씩 두령들을 내어 12명이 40일간의 정탐을 마치고 돌아와 모세와 이스라엘 회중들 앞에 섭니다. 그러나 이들은 상극의 보고를 합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그들은 우리 밥이다. 가나안 땅을 정복하자”고 외쳤지만, 나머지 10명은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았다. 가나안 땅 점령은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들 12명이 가서 보고 온 장소와 상황과 현실이 다른가요? 절대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지역인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다른가요? 10명의 정탐꾼들은 현실을 현실로만 받아들인, 떨어진 90%의 사과를 바라보며 실의에 빠진 사람들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갈렙 2명의 정탐꾼들은 똑같은 현실이었지만 그 가운데서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았습니다. 10%의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바라보며 희망을 가진 한 무명의 농부와도 같았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나머지 10명과 똑같은 현실을 보았지만, 그러나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해 주신 분은 하나님이신데 우리가 그 약속을 믿고 나가면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그들을 우리 손에 붙이사 승리케 하실 것이다” 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1일을 1년으로 계산하여 10명의 정탐꾼들과 청년 이상 이스라엘 자손들은 40년 광야에서 다 죽었고, 광야에서 태어난 2세대들과 1세대 중에서는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만 가나안 땅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무엇을 바라보는 가가 우리 인생을 바꿉니다. 오늘 우리들 앞에 놓인 현실이 우리를 무섭고 떨리고 두렵게 만듭니까? 90%의 떨어진 사과가 우리를 실의와 절망으로 빠지게 합니까? 믿는 자들은 우리에게 두려움과 절망을 안겨주는 아낙자손과 철병거와 견고한 성읍과 90%의 떨어진 사과라는 현실을 바라보는 게 아닙니다. 믿는 자들은 그 가운데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순종은 따져보고 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이 하라시면 하는 게 순종입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42:5).

여기서 갈렙의 이야기 하나 더 이어가려고 합니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간 이스라엘 민족들은 여호수아의 지도 아래 제비 뽑기를 통하여 땅을 기업으로 분배받게 됩니다. 이때 갈렙이 말합니다. “내 나이 40세에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와 성실하게 보고하였습니다. 이제 45년이 지나 내 나이가 85세가 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강건합니다. 그러니 그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들을 쫓아 내리이다.” 45년전 그때 그 마음, 즉 약속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그 믿음이 45년동안 변하지 않고 45년 후에도 같은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민13:30, 수14:12). “그날에, 45년 전에 말씀하신 이 산지를 45년이 지난 오늘 내게 지금 주소서” 감격스럽습니다. 하나님은 결국 갈렙에게 이 땅을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 아낙자손과 철병거와 견고한 성읍과 90%의 떨어진 사과를 바라보는 눈을 돌려, 이제는 살아계신 하나님과 하나님의 약속 그리고 그분의 역사하심과 성취하심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갈렙처럼 45년이 지나도 한결같이 변치 않는, 인내하는, 상록수와 같은 믿음을 갖으셔서 하나님의 약속과 언약이 내 인생 안에 성취되는 역사를 체험해야 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오늘도 역사하시는 하나님!, 나에게도 오늘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체험으로 살아있어야 합니다. 믿음의 주여,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며 달려갈 길 마칠 때까지 선한 싸움 다 싸우며 갈렙과 같은 믿음을 끝까지 잘 지키셔서 주님의 큰 상급을 준비해 나가시는 복된 인생이 되시기를 중보합니다. 하나님의 축복은 하나님의 사람을 따라 다닙니다. pastor.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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