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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대 교회 - 신앙의 자유와 경건 (1)

조진모 목사 (필라델비아한인연합교회)

신앙의 자유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각 개인에게 자신의 의지와 양심에 따라 신앙을 선택하는 권리를 주어야 한다. 신앙인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의 상태이다. 외부의 강압적이며 물리적인 힘으로 신앙심을 유발시킬 수 없다. 신앙을 억압하거나 강요하는 상황에서도 개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는 환경 자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하나님의 자녀의 다운 경건한 모습을 지니기 위해 신앙의 본분에 힘써야 한다. 질문: 주후 313년 초대교회에게 주어진 신앙의 자유는 각 성도들의 경건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1) 교회 역사를 보면...

■ 성령이 이끄는 삶 초대교회는 처음부터 결코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예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던 성도들에게 불같은 성령이 임하였다. 오순절의 역사는 성도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초대교회는 성령에 공동체였다. 무엇보다 절망과 두려움에 숨어 지내던 사도들이 성령에 충만하였다. 그들은 성령의 능력으로 복음을 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기적과 이사가 나타났다.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온 성도들도 성령에 충만하여 봉사와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초대교회는 성령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이끌림을 받는 영적 공동체였다. 성령의 역사는 '교회'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각 성도들의 삶에 역사하였다. 성령은 성도의 거룩한 삶을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십자가의 복음을 깨닫고 믿어 구원에 이르는 지혜와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었다. 성도의 신분을 지닌 자로서 이 세상과 구별된 경건한 삶을 산다는 것은 곧 성령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었다.

초대교회 성도들의 신앙이 자라날 수 있던 것은 사도들의 가르침에 순종하였기 때문이다. 사도들은 그리스도로부터 전해 받은 복음을 전파하여 죽은 영혼을 구원하는 일과, 이미 구원을 받은 성도들을 그리스도를 닮은 성도로 성숙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 성령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들에게 말씀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개인의 경건한 삶을 위한 성령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무엇보다 초대교회가 고난의 길에 들어서면서, 성도들은 성령에 이끌림을 받는 삶을 살아야 했다. 스데반의 순교 이후로 초대교회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초대교회가 교회를 핍박하는 세력으로 인하여 종교의 자유를 상실한 것이다. 결과만 두고 보면, 초대교회의 핍박은 하나님의 계획가운데 이루어진 불가피한 일이었다. 그가 불씨가 흩어지면서 산불이 커지듯이, 예루살렘을 중심하던 교회 공동체가 세계각처로 확장시키셨다. 그러나 성도 개인들은 이로 인하여 엄청난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불신자들에게 전도하면서, "신앙의 길이 험하고 고달픕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독교는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으로 소개한다면 과연 복음에 관심을 가질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작게 시작한 초대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있던 신앙인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는 반드시 고난을 감수할 것을 가르쳤고, 성도들은 매일의 삶에서 엄청난 불이익과 손실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켜야 했다. 이때 그들을 이끌어가는 성령의 역사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 고난과 결단 초대교회가 경험한 고난은 실제적인 것이었다. 기독교는 십자가에 달린 청년 예수를 믿는 믿음을 기초로 하였다. 성도들은 그가 흘린 피를 통해 죄 사함을 받으라는 복음을 전해 듣고 이를 믿은 자들이었다. 우리는 독특한 기독교 신앙을 보편적인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초대교회의 초창기 성도들의 대부분이 유대인이었다. 성도들은 자신의 가족과 친척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가족중심의 사회로부터 배척을 받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기독교의 진리대로 행하는 성도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성령의 인도를 받아 드리는 예배의 모습은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오해를 불어왔다. 특히 십자가에 죽은 예수를 예배하는 것과, 성찬식, 그리고 성도의 교제는 사람들에게 일그러진 상상력을 자극하고 남았다.

초대교회 성도들의 고난은 단순히 영적인 문제만이 아니었다. 유대인들을 정치적으로 장악한 로마 정부는 황제 숭배를 거절하던 기독교인들을 항상 경계하는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점점 커져가는 초대교회가 자신들의 세력을 전복하려는 음모를 꾀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욱이 주로 사회의 하층 계급에 속하였던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평등하고 서로 섬길 것을 가르치는 것으로 인해 크게 오해받기도 하였다. 그 당시 힘을 지니고 있던 귀족 사회에 속한 자들은 성도들의 처세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이미 우리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로마 황제들은 강력한 기독교 말살 정책을 세우고 대대적으로 실행하였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은 결단해야 했다.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신앙을 고백할 기회가 주어질 때 그대로 수용하여야 했다. 그들에게 요구되었던 것은 복음을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배교자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교회 지도자들은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신앙의 길을 떠나는 자들을 향해 끝까지 인내함으로 신앙의 열매를 맺을 것을 강하게 권고하였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성도 개인들의 신앙적 결단이었다. 고난은 경건의 삶과 직결되었다. 거룩한 삶의 정의가 새롭게 내려졌다. 기본적으로 개인의 삶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는 것이지만, 나아가서 고난을 잘 이겨내고 인내하는 것이 성화를 이루는 중요한 방편이 되었다. 성화는 성령의 일이다. 다시 말해, 고난 속에 있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어려운 환경을 이겨낼 수 있었다. 성령은 성도들의 마음에 평안을 주셨다. 그들이 처한 상황보다 더욱 크신 하나님이 깊은 곳을 통달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삶의 현실 속에서 고통을 당하는 순간에도 인간의 연약과 한계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연약한 자들을 도우시는 성령의 역사로 가능하였던 것이다. 진리의 말씀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기도로 상황을 맡길 수 있도록 탄식하며 도우시는 성령의 역사는, 신앙의 자유를 상실한 상황 속에 있던 성도들을 강하게 붙들어 주었다. 상실의 아픔과 죽음의 위협을 이길 수 있던 성도들의 능력은 결국 그들의 삶을 이끄시는 성령의 능력이었다. 성령의 은사와 성령의 열매를 통하여 경건한 성도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 신앙의 자유 313년 이후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었다. 이를 통하여 초대교회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였다. 고난 속에서 경건한 모습을 갖추는 것이 성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던 시대가 사라진 것이다. 신앙의 자유의 도래는 핍박과 환란은 참 성도와 거짓 성도를 가렸던 도구를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신앙의 자유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복음의 날개 아래로 불러 모으게 하였다. 신앙을 고백하는 성도들이 많이 생겨났다. 교회가 넘쳐났다. 기독교가 사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기독교인이 됨으로서 사회에서 얻는 유익이 많아졌다. 그러나 신앙의 자유는 자신의 생명보다 더욱 소중하게 여겼던 복음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성령에 이끌림을 받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성도들을 서서히 사라지게 하였다. 신앙의 자유는 더욱 편안한 삶과 누리는 삶에 대한 잘못된 눈을 뜨게 한 것이다. 세상과 타협하는 신앙에 대한 새로운 단맛을 보게 되었다.

2) 성경이 보인다 - 민수기 14:20-25; 예레미야 21:8; 마태복음 7:13-14

하나님이 성도들에게 제시하시는 길은 분명하다. 생명의 길, 좁은 길, 그리고 진리의 길이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면서 더욱 자연스러운 선택은 사망의 길, 넓은 길, 그리고 비진리의 길이다. 우리가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는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로 이끄시고 인도하신다. 살아간다는 것은 영적 싸움의 연속이다. 성도에게 고난과 핍박이 찾아오면 편안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본능을 의지하게 된다. 내일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커지고 앞날에 대한 확신이 흐려질수록 방황하게 된다. 성도가 성령에 충만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성도는 스스로 신앙의 길을 개척하는 자들이 아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의 이끌림을 받는 자들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성도의 가장 커다란 과제는 성령충만이란 사실을 명심하자. covenantch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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