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1)

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1)

이희숙 사모

[본지는 목회자 사모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모의 길 안내를 위해 이희숙 사모가 펴낸 ‘최고의 에제르가 되다’를 필자의 동의를 받고 연재한다. “목사 때려치세요!”라고 하던 이희숙 사모가 최고의 에제르가 되기까지의 사연들을 숨김없이 고백한 이 책을 통해 바른 사모가 되는 지표와 힘이 되는 한편 독자들에게는 사모들의 마음 한켠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 참고로, ‘에제르’란 창세기 2장 18절 중 ‘돕는 배필’이라는 히브리어의 원어이며 '돕는 자, 응원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편집자 주] ]

제 1장 당신과 결혼한 사람

사모는 자기와 결혼한 남편 목회자가 누구인지 그의 정체성과 소명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그의 사역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전제 될 때에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사명에 대해서 잘 이해 할 수 있다.

인간 남편에 대한 이해

그도 한 남자이다. 사모는 자신과 결혼한 남편이 신학을 공부하고 안수를 받아서 목사라는 성스러운 직분을 받았기 때문에 그를 흠도 없고 점도 없고 실수도 하지 않은 완전한 사람 혹은 날개가 없는 천사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기대를 해서도 안된다. 필자는 익명의 사모들로부터 전화 상담을 자주 받는다. 그들은 하나같은 절망적인 탄식과 절규는 “사모님, 어떻게 목사가 그럴 수 있습니까? 이해 할 수가 없어요. 사모님 저의 남편이 목사만 아니라도 제가 이해하고 용서를 해줄 수 있겠는데... 저는 정말 도저히 참을 수 없고 이것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사모님께 전화 걸었어요”라는 것이다. 상처를 받아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도 죄성을 가진 한 인간이다. 필자는 그럴 때마다 “이해합니다. 그러나 목사도 죄성을 가진 한 인간이지 않습니까?”하며 그 사모의 아픔을 들어주고 이해하며 보혜사 성령님께서 그 사모의 아픈 상처를 싸매시고 치료해주시고 위로해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해준다. 또 “사모님, 저의 남편은 위선자입니다. 주일날 강대상에서 설교는 멋지게 해도 집에서는 자기가 교인들에게 설교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이중생활을 하는 위선자입니다. 저는 매일 ‘당신이 설교한 것을 삶에 실천하세요’ 하며 싸웁니다” 하며 호소해오는 경우도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만일 강단에서 자신이 설교한 대로 살 수 있는 목사만이 설교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강단에서 설교할 수 있는 목사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사실 남편 목사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사모의 실망도 크다고 본다. 그러므로 사모는 남편을 거룩하게 성별된 목사로 바라보기 전에 목사도 죄성을 가진 연약하고 부족한 한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특별한 뜻이 있으셔서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를 특별히 목사로 택하여 부르시고 기름 부어 써주심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며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크신 은총을 베풀어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남편 목사의 그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도록 아내인 사모를 돕는 배필인 에제르로 세워주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남편의 사역에 대한 이해

사모는 자기와 결혼한 남편의 사역이 어떤 것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어야 사모로서의 내조를 잘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 중에 목사를 택하여 기름을 부어서 복음을 증거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사명을 주었다. 이 사명은 세상의 어떤 직업 가운데 하나가 아니요 철두철미한 신적 조명에 의한 성직이다. 그러므로 보수나 대우를 초월해서 오로지 그리스도의 양 무리를 보살펴야 하며 하나님의 뜻에 절대 순종하고 나아가는 하나님의 택하신 종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20;24)고 고백한 사도바울과 같이 이 사명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는 목사의 소명의식이 분명해야 한다. 목사는 만군의 여호와의 사자이다(말2:7). 목사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이다(고전4:10). 목사는 그리스도의 사신이다(고후5;20). 목사는 사람을 낚은 어부이다(마4;19).

제 2장 사모의 정체성과 기본자세 및 사명과 본분

사모의 정체성

한국에서 ‘사모’라는 칭호는 직장 상사의 부인이나 존경하는 스승의 부인을 부르는 칭호로 통용된다. 교회 내에서는 목사부인, 그리고 전도사나 강도사 부인 등 목회자 부인을 일컫는 칭호이다. 이는 최대의 존칭어요 여성으로서 받는 최고의 명예로운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사회에서는 그냥 ‘Mrs.’라고 부른다. ‘사모님’이라고 부르면 자신이 나이가 많이 든 기분이라고 그냥 ‘미세스, 아무개’ 라고 부르기를 원하는 젊은 사모도 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사장 부인이나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은 무조건 ‘사모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오래 전에 필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딸 윤진이와 함께 백화점에 쇼핑을 갔다. 그 때에 한 점원이 필자를 보고 “사모님, 무엇을 찾으시는지요?”하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을 듣고 딸 윤진이가 “Mom, How does she know that you are Samonim?”라고 깜작 놀라 질문한 적이 있었다.

목사 사모는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피로 사신 보배롭고 존귀한 하나님의 딸이며 한 인간이다. 한 남편의 아내이고 자녀들의 어머니다. 목회자 남편을 돕는 배필 ‘에제르’이다. 교회의 사모이다. 이 세상에 다른 여자들은 가정에서 한 남편의 아내로서의 역할과 자녀들의 어머니로서의 역할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사모는 그것에다가 또 다른 사명을 받았다.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신적 소명을 받은 목회자 남편의 사역을 도와 ‘에제르’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모의 길이 힘든 것이다. 교회에서 다른 부서의 일들은 사모가 아닌 다른 성도들이 그 역할을 간당할 수 있다. 그러나 ‘목회자 사모’의 역할은 그 어떤 다른 성도들로도 대치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hslee39@sbcglob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