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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를 위한 교육적 기초(Back to Basics) (28)

정 신 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우리는 지금 한인교회를 위한 교육적 기초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 기초들 중에서 한인교회교육을 위한 성경적 기초들과 신학적 기초에 이어 한인교회를 위한 철학적 기초인 "성경적 세계관 및 인생관에 근거한 성경적 교육관"을 그 기본적인 철학적 담론들을 통해 살펴보는 과정에 있으며, 그 기본적인 철학적 담론들 중 형이상학이라는 범주에 대한 개괄적 이해와 그 하부 범주들 중 인간론(On human; View on human)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지난번에는, 기본적 철학적 담론들 중 두 번째인 가치론(Axiology)범주 중에서도 윤리학(Ethics)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가치론의 하부 범주 중 미학(Aesthetics) 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미학(Ethics)이란 간단히 말해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그 아름다운 것은 가치가 있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연구하는 철학적 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흔히 예술적 작품 및 자연에서 인간들이 무엇인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구조는 무엇인지, 그 안에 있는 어떠한 가치가 있길래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인가를 묻곤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아름다운지”를 예술적 작품이나 자연 속에서만 추구하는 것에 국한하지는 않으며, 보다 확장 되어서, 인간 삶의 모든 부분에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아름다운지”를 추구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에서 미학(Aesthetics)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될 일이 흔하지도 않을 뿐 더러, 설사 이러한 단어를 듣게 된다고 해도, 그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또한 우리의 삶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만큼 생경한 개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한인교회를 위한 기독교 교육에 대하여 고민하는 우리들이 미학에 대하여 무엇을, 왜 알아야 하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한인교회 기독교 교육을 위한 철학적 기초로서 위에서 간단히 알아 본 미학적 인식이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입니다. 철학자들이 묻는 아름다움에 대한 질문과 대답, 그 가치에 대한 담론이 한인들과 한인 자녀들의 삶과 인생을 섬기는 사역자들에게 어떠한 교육 철학적 기초가 되어 주는지가 분명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학에 대한 성경적 진리를 파악하고 이해하여야 하는데, 미학에 대한 성경적 진리는 이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아름답게 창조하셨습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따라서 아름다움이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주만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 그리고 정의롭게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사역자들에게 미학에 대한 논의들이 기독교 교육의 철학적 기초로서 진정으로 의미 있게 되려면 위에 소개한 이러한 진리를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화하고 이를 사역에 녹여낼 필요가 있겠습니다. 즉 우리의 사역 속에서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하신 세상을 아름답게 인식할 수 있는 지혜와, 제대로 기능해야만, 조화롭게 공존해야만 아름다울 수 있는 세상이 인간의 욕심으로 왜곡된 부분은 없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낼 수 있도록, 또한 하나님께서 이세상의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창조하셨으므로 우리 한인들과 한인 자녀들도 아름답게 창조하셨으며, 이에 우리들은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한인들과 한인 자녀들을 교육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움과 창조된 세계가 제대로 기능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기독교적 미학적 지혜와 통찰력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것이되, 특히 미국 땅에서 이민자로 또한 이민자의 자녀로 살아가는 한인들과 한인들의 자녀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름다움의 척도가 백인들의 가치로 점철된 미국 사회의 소수인종으로서 한인들과 한인자녀들은 스스로가 하나님께서 창조한 아름다운 세계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부인당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제대로 기능하고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능한 아름다움이 왜곡되어 버린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 한인들과 그 자녀들은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부정하게 되었으며, 또한 자아 가치감과 자아 존중감이 현격하게 낮은 상태로 떨어진 채 살아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례를 들면, 미국 사회에서 아름다운 여성의 척도는 피부가 희고, 금발에 큰 파란 눈, 그리고 팔등신의 몸매와 긴 다리를 가진 백인여성입니다(문화 제국주의의 영향으로 모든 다른 나라에서도 아름다운 여성의 기준은 점점 더 백인 여성에 가깝게 형성되었습니다). 흑인 혹은 동양인만의 매력이 있음이 회자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의 척도는 백인 여성이죠.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의 척도는 바로 힘의 구조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는 역사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백인들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군사적으로 힘을 가져왔기 때문에 생겨난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유색인종들이 차별을 당하는 것이 성경적 아름다움과는 정반대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의 조화와 균형이 진정 아름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의한 힘의 분배와 그로 인한 차별이 가져온 왜곡된 아름다움이 여전히 진정한 아름다움인양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역자들은 미국 사회의 세속적이면서도 차별주의적인 아름다움의 개념이 결코 진정한 아름다움의 척도가 아니며, 성경적인 아름다움의 개념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 한인들과 한인자녀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키고, 스스로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존재로 여기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신 존귀한 존재로 여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름다움의 척도 배경에 있는 정치적 힘의 구조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히고 왜곡된 아름다움의 가면을 벗기기 위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다름이 조화를 이루고 관계가 정의로운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미학에 대한 담론은 한인들을 위한 기독교 교육의 철학적 기초 중 하나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sinaichu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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