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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대 교회 - 교리의 형성: 무엇을 믿는가? (4) -초대교회 교부(a)

조진모 목사 (필라델비아한인연합교회)

요즘은 성탄절에 대한 감흥이 전과 같지 않다. 교회 안과 밖의 형편이 같다. 연말을 맞아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일에 몰두하다보면 마음의 준비도 없이 성탄절을 맞게 된다. 성탄절은 분명 교회력에서 가장 큰 행사인데,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하고 형식적인 날로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서방교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강절(待降節, Advent)'를 지켜왔지만, 현재 개신교의 전통에서 많이 사라졌다. 기간은 6월 25일, 즉 성탄절을 기점으로 한 4주간을 가리킨다. 이 기간 동안 경건한 마음으로 아기 예수의 탄생의 의미를 깊이 생각한다.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는, 처음부터 초대교회의 신학과 신앙의 중심이 되었다. 질문: 313년 속사도 시대의 마감 전의 초대교회 교부들의 기독론(그리스도에 대한 연구)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었는가?

▪ 그리스도에 대한 변증 초대교회에 이단들이 출현하여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대한 거짓 증거를 퍼트리자, 초대교회 교부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임무는 사도들로부터 전수 받은 복음을 기초한 신앙이 참된 것임을 변증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기독교에 대한 의심과 편견을 가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과 함께,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미숙한 상태에 있던 교회에 속한 성도들에게 올바른 진리를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였다. 이단의 유혹에 넘어감으로서, 그리스도에 대한 온전한 신앙을 버리는 성도들이 생겨난 것이다.

정통 교부들의 신앙은 분명했다. 그리스도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이시다. 그는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가지신 분이다. 참 하나님이자, 참 인간이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부들의 글을 읽어보면 아직 미비한 부분이 있다. 후대에 와서 잘 정리된 기독론에 비하면, 아직 그 내용과 표현에 있어서 미흡하거나 서투른 내용들이 있다. 정통 기독론이 제대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4세기에 접어들어 가능하였다. 이 당시 교부들의 사명은 달랐다. 사도들로부터 전해 받은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를 초대교회라는 특정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이 잘 이해하여 신앙의 기초로 삼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훌륭한 노력은 후에 기독론이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대표적인 몇 교부들의 예를 들어보자.

▪ 이레니우스 이레니우스(Irenaeus, ?-202)는 영지주의자들의 가현설에 맞서 목소리를 높인 초대교회 교부이다. 그는 그리스도의 인성이 외형적으로 잠시 결합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영지주의자들에 맞서서 그리스도께서는 분명하게 인성을 지니셨으며, 나아가서 그의 인성은 신성과 분리될 수 없는 형태로 결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기독론에 관한 이레니우스의 사상은, 그가 저술한 “이단에 대하여”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아기의 몸으로 말구유에서 탄생하신 사건을, 그가 인간의 아들이 됨으로서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 즉 우리와 동등한 모습을 지니려 한 점을 강조하였다. “한 분 하나님이 계시다.... 하나님의 말씀(logos)은 최근에 인간들 가운데서 인간이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러므로 이 동일한 말씀으로 그들의 예언적 은사를 받은 예언자들은 그가 육체를 입고 오심을 선포했다”(이단에 대하여, 3.20.4).

이레니우스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분이라고 확신한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독생(begotten)하신 말씀이다. 그렇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리스도로부터 나왔는지 그는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분, 성경이 말하지 않는 일들에 대해 억측과 상상을 동원하여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더욱 위험한 일이며, 반드시 하나님께 속한 지식은 그의 영역에 남겨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스도의 유출에 대한 것도 그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중요시 다뤘던 것은, 그리스도는 항상 아버지와 함께 하였다는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존재한다. 태초로부터 아버지를 계시했다”(이단에 대하여, 2.30.9).

성자 그리스도는 성부 하나님과 항상 함께 계시며 그를 드러내셨다. 성부 안에 성자가 있고, 성자 안에 성부가 있다. “비록 모두가 그를 믿지는 않았지만, 가시적이고 실체적으로 만들어진 이 동일한 말씀을 통해 아버지가 드러났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은 아들 안에서 아버지를 보았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아들의 비가시적인 실재이고, 아들은 아버지의 가시적인 실재이기 때문이다”(이단에 대하여, 4.6.5).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되신 것은, 에덴동산에서 인간이 세상에 들여온 치명적인 문제 때문이다. 죄와 죽음은 인간이 저질러놓은 일이다. 인간이 만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인간이며 신인 새로운 선조를 통해 과거의 일을 새롭게 대체하는 것이다. 결국 완전한 하나님이시며 인간이신 그리스도만 에덴동산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곧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그 자신과 같이 되게 하시려고 우리와 같은 존재가 되셨다”(이단에 대하여, 5.서문).

물론 이레니우스에게 가장 중요한 그리스도의 사건은 그가 십자가에서 죽으신 일이다. 인류에 대한 사랑에 기초하여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일이다. “그가 인간이어서 시험을 받았듯이, 그는 말씀이어서 영광을 받을 수 있었다. 말씀(그리스도)이 침묵했기 때문에, 그는 유혹을 받고, 모욕을 받고 십자가에 못하여 죽을 수 있었다”(이단에 대하여, 3.19.3).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신분을 지니고 순종하여 죽으심으로 인간의 반역이 회복되었다. 그는 우리가 받아야 할 모든 죄의 결과를 몸소 받으심으로, 죄로 인하여 멀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켰다. 죄인의 신분을 지녔던 인간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갱신될 수 은혜가 주어진 것이다. 이레니우스의 기독론(그리스도에 대한 연구)의 정립은 건전한 구원론(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이 죄인들에게 우리들에게 적용되는가에 대한 연구)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메일:covenantcho@yahoo.com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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