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목회자, 건강한 교회 (5)

건강한 목회자, 건강한 교회 (5)

엄예선 박사 (풀러신학대학원 가정상담 및 한국가족학 교수)

2. 사모의 역할, 고충들, 자기점검 기준들 1) 사모의 역할 Ruth White(1987:12)은 사모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목회자 아내는 아무도 명시해주지 않는 역할을 자신의 남편의 직장에서 풀타임으로 무보수로 일하기를 요청받는 내가 아는 유일한 여성이다.” 목회자 아내의 역할은 무엇인가? 모든 목회자 아내의 공통적인 중요한 역할은 남편의 목회를 마음으로 말로 영적으로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의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 아내가 남편의 동역자로 함께 일해야 하는 가는 다른 문제다. 그것은 목회자 가정의 여건과 사모의 여건과 목회자의 선호, 교회의 바램 등이 모두 고려되는 상황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목회자는 어느 교회에 부름을 받을 때 처음부터 자신의 아내의 역할을 청빙과정에서 그 교회와 조율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한인교회는 한사람 목회자에게 사례를 하면 두 사람의 인력을 쓸 수 있다는 착각을 해서는 안된다.

2) 사모의 고충들 이동원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엄청난 부흥의 불길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화상환자를 생산했다고 말했는데 아마도 사모들 중에서 그런 환자들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예를 들면 미주크리스천신문(The Korean Christian Press) 2006년 4월 6일자 기사 중 한인교회 사모 9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들 중 67%가 우울증을 경험했으나 대부분이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었으며 11.1%가 자살충동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앞으로 한인교회가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목회자 가정들이 회복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모들이 회복되어야 한다. 사모들의 고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언제 어디서 누가 부르고, 어떤 교회 문제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기 상태의 불안함, 목회자와 사모에 대한 성도들의 오해와 공격과 무례함과 비합리적인 기대와 평가, 때로는 남편목회자의 이성문제, 부교역자 사모의 경우 다른 동료 사모나 소위 왕사모님들에게서 오는 스트레스, 위기의 성도들을 상담할 때 느끼는 성도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으로 느껴지는 간접적 외상 스트레스, 경제적 고통, 과로에서 오는 스트레스, 훈련받은 경험이 없는 교회 일들을 해야 하는 압박감, 사모로서의 정체성의 혼란, 교회 안에서 아무하고도 마음을 터놓을 수 없는 고독함, 언제고 교회를 떠나야 할지도 모르는 불안정함, 일을 안해도 욕먹고 해도 욕먹음, 교회일과 가정일 사이의 갈등, 남들같이 자녀들에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베풀지 못하는 고통 등이다.

3) 사모의 자기 점검 기준들 사모들이 이러한 고충들을 잘 극복하면서 사모직을 바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자신들에게 물어야 할 똑같은 질문들을 사모들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 (1) 나는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올바로 살고 있는가?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의 중요한 측면들 중의 하나는 윤리의식이다. 남편 목회자를 바로 도우려면 사모님들 스스로의 윤리의식이 목회자의 윤리의식보다도 더 강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모는 남편이 전임 목회자의 전철을 밟아서 목회비를 책정된 금액보다 몇십만원 더 가지고 왔는데 남편으로 하여금 그 돈을 돌려주도록 권면한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한인교회 내에서는 목회자들의 윤리적인 문제들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어쩌면 이것들은 사모들이 올바른 권면을 적시에 잘했다면 방지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모들의 분명한 윤리의식은 올바른 사역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모들은 위기 속의 성도들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은 데 흔히 많은 성도들의 문제 이면에는 윤리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럴 때 사모들은 성도들이 윤리적으로 바른 길을 가도록 권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사모 자신의 삶이 남 앞에서 윤리적으로 흠 잡힐 데가 없는 삶이 되어야 한다. (2) 나에게는 목회자 아내로서의 소명의식과 자아존중감이 있나?

사모는 목회자 아내의 자격으로 주의 백성들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섬기고 이 땅의 하나님의 교회를 바르게 세워야 하는 매우 독특한 임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것은 섬기는 역할이므로 특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고귀한 직분이다. 그러므로 사모들은 분명한 소명의식과 자부심 즉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사모들은 성도들에 의하여 쉽게 휘둘림을 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겸손한 자세로 성도들을 섬길 수 있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모들은 무례한 성도들의 무리한 요구들에 끌려 다닐 수 있다. 목회 현장은 사모의 자아존중감을 끌어 내리기 쉬운 곳이다. 그러므로 사모들은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서, 강한 부부관계를 통해서, 자기의 은사 개발을 통해서, 그리고 동료 사모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아존중감을 지속적으로 높혀야 한다. (3) 나는 목회자 아내로서 양들에 대한 목자의 사랑을 가지고 있나? 사모는 흔히 남편 목회자보다도 더 섬세하고 부드러운 사랑을 양떼들에게 베풀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러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4) 나는 올바른 신학적 안목을 가지고 있나? 한인교회 내에는 때로는 사모의 잘못된 신학으로 인하여 교회 안에 큰 물의가 일어나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신자들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사고, 질병, 등을 귀신들림과 연결시켜서 이해한다든가, 부부관계를 상호사랑과 상호복종 대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아버지가 가정의 영적 제사장임을 주장하는 신학은 그 여파가 매우 심각하다. 어느 교회에서는 우울증에 걸린 한 여 신도를 심방하던 중에 사모가 “귀신들려서 이런 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면서 축사를 했는데 그 다음날 그 여 집사가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 한국에 갔는데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영적전쟁운동이 활발하다는 말을 들었다. (5) 나는 필요할 때는 좋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나? (6) 나는 건강한 목회자 가정을 세우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나? (7) 나는 영적, 지적, 신체적, 정서적, 차원에서 자기관리를 잘 하고 있나? (8) 나는 좋은 지지 집단을 가지고 있나?

3. 건강한 목회자 가정을 세우기 위한 지침들 1) 목회자는 교인들의 목자이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가정의 목자가 되고자 하는 결단을 하자. 2) 목회자는 자신의 첫 번째 목회 동역자는 사모임을 항상 잊지 말고 사모와 자신의 목회철학과 소명의식을 나누고, 사모를 보호해주고, 다른 어떤 사람의 말보다 사모의 말에 더 무게를 두자. 3) 사모 스스로가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을 분명하게 하자. 4) 함께 영성을 개발해 가자. 행복한 부부들의 특징에 관한 많은 연구들의 공통적인 보고는 성공적인 결혼은 깊은 우정과 부부가 함께 추구해 나가는 영성 이 두 가지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한다(Olsen and Stephens, 2001). 5) 서로 best friend가 되자. 6) 언약과 헌신의 기초위에 부부관계를 쌓자. 7) 한몸됨과 개별성의 밸런스를 잘 이루자. 8) 서로의 성화과정을 돕기 위해 때로는 서로의 나단 선지자가 되자. 9) 배우자가 은사를 개발하도록 적극적으로 돕자. 10) 관계성이 요구하는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부부관계에서 의를 실현하자. 11) 자아의 희생과 섬김을 실천하자. 12) 성생활을 소홀히 하지 말자. 13) 의사소통을 잘 하자. 전투적이거나 회피적인 의사소통을 피하고 협조적인 의사소통을 하자. 14) 갈등과 위기상황에 바로 대처하자. 15) 안식과 축제의 시간을 갖자. 16) 서로를 용서하면서 살자. 17) 부부관계의 성장을 위하여 의식적인 노력을 하자. 18) 자녀양육을 잘하자. 부모가 결혼 갈등이 심한 가정의 아이들은 stress hormone(아드레날린)을 많이 방출하고 뇌의 구조도 정상적인 가정의 아이들과 다르다는 연구가 있다(Gottman, 2000). 목회자 자녀들 100명을 대상으로 한 한 조사에 의하면 48%가 상처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주요 이유들은 교인들의 판단과 소문, 목회자 자녀에 대한 기대, 아버지의 이중성으로 보고되었다(목회와 신학 편집부, 1999). 이메일:yeasunkim@gmail.com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