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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의 손에 (26)배아줄기세포 연구

최우성 박사 (생리학, 창조과학선교회)

‘줄기세포’라는 것을 통해 불치병들이 치료되고 전 세계의 부를 한국으로 모아들일 것이란 기대가 물거품이 된 2005년 황우석 교수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줄기세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크리스천의 관점은 세상 사람들과 별 다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줄기세포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적인 것이나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명에 관한 문제다. 줄기세포를 영어로는 stem cell이라고 하는데 근간이 되는 세포란 뜻이다. 즉 어떤 생명체의 조직이나 기관을 이루는 근간이 되는 세포란 의미다. 우리 몸의 각 기관들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은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다. 며칠 혹은 몇 개월 살다가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기관이 계속 존재하고 있는 이유는 거기에 특별한 세포가 있어서 죽지 않고 계속 같은 종류의 세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죽지 않고 계속해서 같은 종류의 세포를 만들어내 그 기관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런 세포를 줄기세포(stem cell)라고 부른다. 줄기세포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다 자란 성체에서 발견되는 줄기세포(adult stem cell)다. 최근에는 아이가 태어날 때 아이의 장래 필요를 위해 제대혈을 냉동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대혈은 태반과 탯줄에 있는 피를 말한다. 여기에는 줄기세포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된다. 물론 성체줄기세포는 비율이 다를 뿐 우리 몸 어느 조직에나 다 존재한다. 만약 각 조직에 줄기세포가 없다면 생명체는 오래 생존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성체줄기세포를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는 골수 이식이다. 골수에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들을 만들어내는 줄기세포가 있어 계속 혈액 세포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백혈병 등 문제가 있는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골수의 줄기세포들을 다 제거하고 건강한 다른 사람의 골수(줄기세포)를 가져다가 심는 것이다. 이 줄기세포는 이미 생명체가 완성된 사람에게서 뽑아낸 것이므로 성체줄기세포다. 그러므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병을 치료하는 데는 아무 윤리적인 문제도 없다. 마치 헌혈과 같이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좋은 기술이며 기부 행위로 칭찬받을 일이다.

다른 한 종류의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다. 배아라 함은 수정란에서 시작해서 8주까지의 상태에 있는 생명체를 말하고 그 이후는 태아(fetus)라고 구별해서 부른다. 따라서 배아줄기세포라 함은 수정란에서 성체로 자라가고 있는 초기 과정 즉 배아 상태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다. 배아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훨씬 다양한 세포들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갖고 있는데 그래서 만능세포(pluripotent cell)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배아줄기세포만 있으면 사람의 어느 조직이든지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의 문제는 무엇인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문제점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세포를 만드는 과정을 알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의 핵심은 수정란을 만들고 이 수정란이 성장하고 있는 초기 단계인 배아 상태에서 그 자라나고 있는 생명체를 해체하여 그 속에 들어 있는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이다. 만약 이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게 되면 사람이 태어나게 된다. 그런데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생명체는 사람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영원히 세포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큰 문제는 수정란에서 시작해서 성장하고 있는 상태가 생명인가 아닌가의 문제다. 보이는 것만 본다면 배아는 태아와 달리 사람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수정란에서 시작해서 공 모양의 배반포 상태에서는 분명히 사람의 모양을 찾아낼 수는 없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배아를 희생시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이는 것이 전부일까? 배아는 정말로 사람이 아닐까? 사람은 언제부터 사람일까?

사람이 태어나기까지 수많은 과정들 중에서 과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수정란이 만들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유일한 유전정보를 가진 난자와 역시 유일한 정보를 가진 정자가 만나 유일한 정보를 가진 수정란이 된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매일 세포 수가 늘어나면서 장기가 만들어지고 모양을 갖추고 성장하여 사람이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이 사람은 수정란에서 나온다. 배아의 단계를 거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한국에서는 태어나면 한 살로 인정하는데 수정란에서부터 계산하는 것이다. 더욱이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내 형상이 이루기 전에 주의 눈이 (나를) 보셨으며…”(시139:16a). 아직 사람의 모습이 갖추어지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한 사람으로 인정하셨다는 사실이다. 과학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성경적으로나 수정란부터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 옳은 판단이 아닐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기술적인 문제들과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황우석 교수 사건에서 보았듯이 수많은 난자를 공급해야 하는 심각한 윤리적, 경제적,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2012년에는 일반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연구에 성공한 과학자들에게 노벨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일반 세포를 줄기세포로 직접 바꾸는 과정에서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수정란 상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기술적인 문제 혹은 윤리적인 문제 등 세속적인 관점보다 더 중요한 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달리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최초의 사람인 수정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그것이 자라가고 있는 과정에서 그 생명체를 해체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양은 다르지만 결국은 낙태와 같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창조자 하나님은 사람을 우주에서 가장 존귀한 피조물인 자기의 형상으로 창조하셨기 때문에 그 생명들을 죽기까지 사랑하셨다. 그 생명체들을 존귀하게 대접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행위일 것이다. 이메일: mailforw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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