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교회, 풀러 Th. M
대한민국이 대혼란에 빠져있다. 대통령의 계엄으로 인한 탄핵 정국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엄청난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좌우를 불문하고 온 나라의 국민들이 연일 집 밖으로 뛰쳐나와 광화문으로 여의도로 서초동으로, 그리고 전국의 거리를 헤맨다. 이와 같은 격랑의 세월 속에서 교인들은 목사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 어떤 목사가 최근의 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해 안타까워서 누가 옳은지 판단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더욱 기도하자고 설교했다. 그랬더니 당장 어떤 교인이 이메일로 교회를 떠나겠다고 통고해 왔다. 무슨 이유인지 보니 왜 탄핵이 부당하다고 외치지 않느냐는 거였다. 그런데 다음 날 또 다른 교인이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왜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하느냐고, 더 이상 이 교회에 못 나오겠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저렇게 말해도 다 걸리는 성도들로 인해 일선의 목사는 괴롭다.
예레미야는 유다 멸망기의 선지자였다. 유다가 망할 때 거짓 선지자 하나냐는 비록 망해도 2년만 잘 견디면 나라가 회복될 테니 바벨론에서 돌아올 날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나 예레미야가 받은 하나님의 말씀은 바벨론에서 쉬이 돌아오지 못할 테니 거기서 집 짓고 애 낳고 결혼시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땅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거짓 선지자 하나냐가 올해 죽을 것이라고 예레미야에게 알려주셨고 그는 말씀하신 대로 죽었다. “어느 민족 누구에게나 결단할 때 있나니 참과 거짓 싸울 때에 어느 편에 설 건가. 악이 비록 성하여도 진리 더욱 강하다. 진리 따라 살아갈 때 어려움도 당하리. 우리 가는 그 앞길에 어둔 장막 덮쳐도 하나님이 함께 계셔 항상 지켜 주시리.” 하나님은 간섭하셨고 역사를 이끌고 나가신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크리스천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기도하는 일이다. 기도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기준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우리는 신앙의 자유라는 절대 가치만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한다. 북한도 민주주의라는 말을 쓰지만 그들의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왕조는 종교의 자유를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선전하지만, 성경을 가지고 있거나 읽기만 해도 정치범 수용소 행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거기에서 신앙의 자유는 꿈도 꿀 수 없다. 지금 북한의 3만 8천 동네에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하나씩 서 있다. 그러니까 7만 6천 개의 동상이 북한 전역에 서 있고, 각 가정마다 그들의 사진이 걸려 있고, 사람마다 그들의 얼굴이 담긴 뺏지를 달고 있으니 우상도 이런 우상이 없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시진핑이 집권한 이래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교회를 핍박하고 있다. 선교사들이 쫓겨났고 교회를 폐쇄한 곳만 4천 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 어떤 체제도 용납할 수 없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한국교회의 야성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7,80년대 한국교회는 밤새 부르짖는 성도들이 산골짜기마다 가득 찼었다. 그런데 나라가 잘살게 되면서 부르짖는 기도를 잃어버렸다. 그런데 한국의 계엄 사태가 그 부르짖음의 기도를 회복시키고 있다. 이제 성도들은 길거리에서, 광장에서 목 놓아 부르짖고 있다. 어른들부터 젊은이들까지 한 목소리로 부르짖고 있으니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다.
한국과 세계의 젊은이들을 크게 일깨우는 역할을 감당한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는 평생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셨다. 새벽 4-6시, 오후 4-6시에 하루 두 번 네 시간씩 기도하셨다. 그의 구국기도실 좌우 기둥에는 “조국이여 안심하라.” “내가 기도하고 있다.” 문구가 있었다.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 없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 그러므로 안심하라. 대한민국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기도하는 국민들이 저렇게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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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