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규서 목사 (월셔크리스천교회)
바이러스란 단어는 라틴어로 독을 뜻하는 ‘비루스(virus)’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바이러스는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나노(nm) 단위의 단백질 덩어리라고 합니다. 최근 몇 년간 발견된 바이러스인자로 인해 많은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14세기 유럽 전역에 모두를 죽음의 공포로 몰고 간 페스트균보다 더 치명적인 연쇄 살인을 일으킨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며 에볼라, 사스, 메르스 바이러스의 출현은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면역체가 생기면 변이가 되어 새롭게 다시 나타나게 되고 그 힘은 더욱 강해진다는 것에 심각성이 있습니다. 근래 전 세계를 다시 공포로 몰아넣는 지카(zika) 바이러스의 출연은 우리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의 숲에서 사는 한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태평양 지역의 섬 등에서도 발견됐으나 최근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심각하게 작용하는 것은 소두증의 원인이 된다고 지목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확실치는 않으나 관련성은 매우 높은 상황 임신 초기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소두증 신생아는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머리 둘레가 32㎝ 이하인 신생아는 소두증으로 간주된다고 합니다. 정상아의 머리 둘레는 34-37㎝인데 소두증이 심한 아이는 이마가 존재하지 않으며 눈썹 바로 위에서부터 급격한 골격의 휘어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뇌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대부분이 전신마비, 혹은 저능, 신체의 이상증상이 나타나며 뇌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에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것은 물론 심하면 오래 살지 못하고 사망할 수도 있다고 전해집니다. 브라질에서는 2015년 한해 4000명의 소두증을 가진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더욱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 우리를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것은 비단 병리적인 바이러스뿐만이 아닙니다. 문화적, 사회적 병폐역시 우리를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기본 요인이 됩니다. 이렇게 파생된 문화, 사회적 바이러스 효과는 폭넓게 퍼져나가 우리의 심령을 병들게 합니다. 어디를 가도 우리를 지켜줄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병리적인 바이러스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와 사회적 병폐로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주에 매년 자살하는 10세-24세 연령대의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았습니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 자료에 의하면 2014년 10세-24세 젊은이 5504명이 자살했다며, 이는 2010년에 비해 13%나 늘어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자살은 미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늘어나고 있고 이 연령대 사망원인의 두 번째가 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10대들은 자살 뉴스를 접할 때 자신도 자살을 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고 합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자살 문화 바이러스가 전염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러 형태의 바이러스가 우리 주변에서 가까이 혹은 멀리 우리를 억압하며 조여 오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이길 수 있는 어떤 해법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행했던 바이러스는 성인들에게 치명적이었지만 지카 바이러스는 신생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화면에 비친 작은 머리를 가진 아이들의 모습은 심령에 깊은 한숨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시키기 위해 10가지 재앙을 통해 구원 사역을 이루셨습니다. 10가지 재앙은 하나님의 재앙이자 새로운 삶을 주시기 위한 구원의 증표이기도 합니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는 분명 재앙이기는 하지만 죄악세상에서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이 세상에 큰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죄악 많은 세상에 몸담고 있지만 우리의 사고와 문화 그리고 살아가는 사회로부터 ‘출애굽’하여 평안과 안식을 누리는 그 때가 속히 오기를 기원합니다. umkyus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