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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싱글)모임 인도자를 위하여(31) 달래듯 단호하게 (sweet and strict)

유효정 목사 (한부모 모임 대표)
유효정 목사

(LA비젼교회 협력)

대부분의 단체는 전화기를 이용한 전체 대화방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것 같습니다. 단시간에 여러 사람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많이 이용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손쉽고 편리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쉬움도 있고 때론 불편이나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임에 참석하는 남성 중에 갑자기 혼자되어 힘들어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싱글 중에는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밀리다시피 혼자된 경우들이 있습니다. 물론 자녀들의 성장 이후의 황혼이혼인 만큼, 성장기의 자녀를 가진 젊은 싱글 어머니들과는 달리 자녀 교육에 관련된 문제나 경제적인 진통은 덜 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타격은 다른 경우와 유사할 것입니다. 흔히들 ‘나이 먹을수록 호르몬 분비의 변화로 남성은 여성스러워지고 여성들은 씩씩해진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이 분은 미모를 소유한 아내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아쉬운 마음과 함께 새롭게 직면하게 된 삶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게 뚜렷해 보였습니다. 기도원으로 찾아가 금식 기도도 하고 교회도 이곳저곳 찾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단체 대화방에 이른 아침부터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찬양곡과 설교 말씀 등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분이 왜 이러실까?’ ‘어떻게 잠잠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몇몇 여성분들이 ‘그분이 많이 힘든가 봐요’ 말하면서 묵묵히 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불평이 터져 나올 것 같아 조마조마하던 중에, 여러 가지 쉽지 않은 문제로 예민해진 한 남성분이 폭발하듯 글을 올렸습니다. “이 모임에는 규칙도 없습니까? 적어도 시간제한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뒤늦게 상의한 후 단톡방에 간단한 규칙을 올렸습니다. “주로 공지할 내용을 나누는데 쓰여야 하고, 올리는 시간에 대한 제한과 함께 각자 선호하는 말씀이나 찬양 곡들이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나누고 싶은 찬양곡이나 말씀 외에는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었습니다.

가뜩이나 힘들게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거 같습니다. 두 사람을 포함해서 모두에게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만약 그분에게 개인적으로 문자나 전화를 통해 ‘요사이 어떻게 지내는가?, 일하는 건 어떤가?’ 등으로 말문을 열고 영상을 보내는 것에 대해 자제를 부탁했더라면 계속해서 같이 예배드리고 식사하면서 하고 싶은 만큼 얘기를 나눴을 텐데 요사이는 늦게 왔다가 식사도 않하고 일찍 자리를 뜨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하시기에 형통케 하시려고 삶의 지침이 되는 십계명(출애굽기 20장)을 주셨습니다.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더 나아가 모두가 풍성한 은혜를 누리며 살도록 경계선을 마련하여 주신 겁니다. 한 부모 모임인도자들께서는 참가자들 간에 정확한 지침을 정해줄 때 오히려 자유롭고 풍성한 모임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hyojungyoo2@yahoo.com

 

08.0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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