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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무게

강태광 목사 (월드쉐어USA대표)
강태광 목사

 (시인, 칼럼니스트)

           World Share USA 대표

영광의 무게는 C. S. 루이스의 설교문이다. 이것은 1941년 11월 루이스가 옥스퍼드에 있는 성마리아 교회에서 행했던 설교 원고라고 알려진다. 이 설교는 고후 4:7~18을 바탕으로 전해진 설교다. 그런데 이글이 Lewis의 글들 중 가히 '백미'로 뽑히는 글이라고 한다. 루이스의 글이 많지만, 이 글이 가진 메시지와 균형감은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루이스는 신약성경은 자기부인을 말하지만, 자기부인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성경이 말하는 자기부인이 자기행복과 기쁨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루이스에 의하면 자신의 행복을 갈망하고 간절히 누리기를 원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생각은 칸트와 스토아학파 사상에서 기인한 것이지 원래 기독교의 가르침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기부인은 주님의 약속을 누리기 위함이다.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는 것이다. 복음서가 당당하게 약속하는 보상을 우리는 오히려 너무 약하게 갈망한다. 무한한 기쁨을 준다고 해도 우리는 술과 섹스와 야망에만 집착하는 냉담한 피조물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구체화하고 삶에 실천하는 열망을 갈망이라고 표현한다. 갈망은 현실적 유혹을 이기고 장래에 약속된 하나님의 보상을 누리기 위해서 견디는 힘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보상의 약속을 굳게 신뢰하고 고상하게 참고 견디는 것이 성도의 품격이라고 루이스는 설명한다. 

루이스는 성도들이 천국의 약속을 붙잡고 인내하는 것을 그리스어로 기록된 시를 감상하기 위해 그리스어를 공부하는 학생과 견주어 설명한다. 성도가 천국을 갈망하며 인내하는 것은 학생이 그리스어를 처음 배울 때 고상하게 그리스어로 기록된 시를 읽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런 갈망을 갖고 그리스어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루이스는 이 글에서 천국, 보상, 그리고 갈망을 각각 30여 차례씩 반복해서 사용하며 논리를 발전시켜 나간다. 이글의 핵심어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루이스는 천국을 성도들에게 주시는 보상의 약속으로 받고 갈망으로 그 약속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성도는 마음에 있는 천국을 향한 갈망을 키워야 한다. 성경은 갈망을 강화해 주는 약속(말씀)을 공급한다. 성경은 천국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천국에 대한 묘사는 상징적이다. 이렇게 묘사된 천국은 매력적이지 않다. 

루이스의 설명대로 우리가 접하는 천국에 대한 설명은 천국이 권위를 갖고 있다. 루이스는 천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자연이나, 멋진 노래도 아니고, 보석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루이스의 글을 읽으며 만약 천국의 소망이나 천국의 약속에 대한 설교나 해설서를 준비한다면 천국을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성경이 말하는 약속 중에 가장 크고 중요한 약속이 천국에 대한 약속이다. 루이스는 천국에 대한 성경의 약속들은 대략 다섯 가지 항목으로 압축한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는 그리스도처럼 될 것이다. 셋째, 우리는 '영광'을 얻게 될 것이다. 넷째, 우리는 잘 먹거나, 대접을 받거나, 즐거워하게 될 것이다. 다섯째, 우리는 우주에서 공식적인 지위를 얻어서 도시들을 다스리고, 천사들을 심판하고, 하나님의 성전의 기둥이 될 것이다.

여기서 영광이 등장한다. 성도들이 천국에서 누리는 상급이 영광이다. 천국에서 성도가 누릴 영광은 신약성경과 초대 교회 저술의 중요한 주제였다. 루이스는 이 천국의 영광은 하나님이 알아주시는 명예, 즉 하나님께서 성도를 알아주시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루이스는 성도가 누릴 천국의 영광은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 기쁨이라고 설명한다. 루이스는 여기서 “낮은 존재가 누리는 즐거움”이라는 낯선 개념을 소개한다. 기쁘게 해 드려야 할 대상에게 칭찬받는 큰 기쁨이다. 피조물이 창조주 앞에서 창조주께 기쁨과 만족을 드리고 칭찬받아 누리는 기쁨이다. 루이스는 한마디 더 추가한다. 창조주의 칭찬을 받을 때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기뻐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국에서 누릴 영광에 대한 루이스의 첫 번째 이해는 ‘하나님의 알아주심’이다. 루이스는 사도 바울이 “또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사람은 하나님도 알아주시느니라(고전 8:3).”라고 말했던 것을 인용하면서 하나님께서 알아주실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모른다는 말씀이 저주요 심판이라고 본다.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내게서 떠나가라!”라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무시무시한 심판이다. 

천국에서 누릴 영광의 두 번째 모습은 광채다. 천국에서 우리는 해처럼 빛날 것이라고 성경은 거듭 약속한다. 이 영광의 광채는 우리가 누릴 천국의 모습이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천국의 완벽한 환경을 광채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어거스틴의 설명처럼 구원받은 영혼의 기쁨이 “넘쳐 흘러” 영광스럽게 변화된 우리 존재의 설명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는 존재.

성도가 누리는 천국의 영광은 십자가를 전제한다. 성도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누릴 영광을 사모하며 십자가를 당당히 감당해야 한다. 성도가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당당히 지는 것은 주님의 영광을 누리기 위한 성도의 당연한 의무다. 

Kangtg1207@gmail.com

03.3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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