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칼럼니스트)
World Share USA 대표
C. S. 루이스는 40여 권의 책을 썼다. 많은 루이스의 책 가운데, 대표적인 책이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은 루이스의 방송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루이스는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8월 6일에 첫 방송 강연을 했고 1944년 4월 4일에 끝난 4차 시리즈까지 총 네 차례의 시리즈 강연을 했다.
루이스는 애국심이 강했다. 그는 1차 대전에는 장교로 전선에 배치를 받아 전투하다 상처를 입고 후송당했다. 1939년 2차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국토방위대에 편입되어 방범대의 일원으로 매주 하룻밤을 꼬박 새워가며 옥스퍼드 거리를 순찰하고 있었다. 우리 개념으로는 예비군과 같은 활동이었다.
학생들이 징집됨으로 루이스 교수는 예상치 못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전쟁 중이던 1941년에 C. S. 루이스는 길이 남을 중요한 두 가지 일을 했다. 하나는 1941년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성공회 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칼럼을 기고했다. 이 칼럼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로 출간되었다.
1941년에 이룬 두 번째 성과는 BBC 방송국 종교방송부장 J. W. 웰치의 권면에 따라 방송 강연을 시작한 것이다. 아마 애국심이 강했던 루이스가 조국을 사랑해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또 기독교 신앙을 잃어가는 영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웰치의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방송 강연을 정리하여 펴낸 책이 지금 우리가 살피는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다.
처음엔 방송 강의를 정리해 세 권으로 발간했다. 1942년에 <방송 강연 (Broadcast Talks)>, 1943년에 <그리스도인의 행동 (Christian Behavior)), 1944년에 <인격을 넘어(Beyond Personality)>로 각각 출판했다. 그리고 1952년 세 권을 하나로 묶어서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로 출간했었다.
그리고 1955년에는 폰타나 북스에서, 1977년에는 하퍼콜린스 소속 파운트에서 출판했다. 영어권에서만 3백 50만 권이 팔렸다. 이 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나라에서 출판되었는데, 데이빗 마티스(David Mathis)에 의하면 현재 4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루이스는 영국 상공에서 영국 공군과 독일 공군이 항공전을 치열하게 벌이던 1941년 2월에 BBC 종교방송국장 J. W. 웰치 목사의 제안을 받았다. 웰치는 전쟁으로 지친 런던 시민과 영국인에게 기독교 교리를 일반인의 언어로 설명하는 15분짜리 프로그램을 시작해 보자고 루이스에게 제안했다.
당시 루이스가 지목된 이유가 있었다. 이전에도 전문 용어를 사용하는 성직자들의 방송은 많이 있었던 데다, 이전 연사들은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평화주의적이든 정치성을 너무 강하게 드러냈다. 루이스는 평신도였고, 정치 이슈에 별로 관심이 없었으며, 또한 최근에 <고통의 문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독교 지성인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은 이 책의 비밀은 뭘까? 도대체 왜 이 책은 이토록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가? 루이스의 글쓰기 방식과 루이스의 접근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루이스가 세상과 소통하며 복음을 전했던 방식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먼저, 루이스는 영원한 진리를 추구했다. 루이스는 무조건 최신 사상이 좋다는 소위 ‘연대기적 속물근성(Chronicle Snobbery)’을 배격하고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 진리 즉 영원한 지리를 추구했다. 그리고 루이스는 “최신 사상”도 다음 세대에게는 진부한 얘기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루이스는 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유행보다는 영원한 진리를 찾았다. 그는 “순전한 기독교”를 “모든 시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믿음”으로 정의했다. 그는 기독교에 대한 최신 사조보다는 기독교의 복음의 핵심을 전하려고 했다.
둘째로 루이스는 보편적 인간의 문제를 다뤘다. 루이스는 보편적인 기독교 진리에 주목했을 뿐만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문제를 다루었다. 인문학자 루이스는 인간의 본질과 보편적 속성을 살폈다. 그는 인간의 보편적 관심과 보편적 문제를 통해서 죄와 한계 그리고 구원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복음을 전했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작품이다.
셋째로 루이스는 다양한 상징으로 진리를 전했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이 책이 사용하는 언어의 생동감이다. 루이스는 상상, 은유, 비유를 사용함으로 기독교 진리를 효과적으로 전했다. 문학 작가 루이스는 다른 작품처럼 비유와 상징을 통해 기독교 본질을 설명하려고 했다. 그는 난해한 기독교 진리를 읽히는 글로 정리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넷째로 루이스는 분명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했다
루이스는 소위 “값싼 은혜”를 말하지 않았다. “순전한 기독교”는 최소한의 기독교를 전하지 않는다. 타협하지 않고 복음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진리 적용의 기준을 낮추거나 쉽게 만들지 않고 진리를 있는 그대로 선포한다. 루이스는 그리스도를 위해 과감하게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가르친다.
다섯째 루이스는 철저히 독(청)자를 배려했다. 루이스는 라디오 방송강연을 시작할 때 전쟁에 지친 시민들을 배려하고,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을 배려했다. 그래서 청(독)자들을 배려하는 언어와 논리로 접근했다. 그래서 들리는 방송이 되었고 읽히는 책이 되었다. 루이스는 독자를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오늘의 전도자나 간증자 그리고 설교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메시지다.
스스로 기독교 신앙을 떠난 경험을 가진 루이스는 믿고 싶었지만 믿을 수 없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 강의를 했고 강의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믿음의 길을 안내하는 루이스의 다정한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수많은 독자가 지금까지 이 책을 읽은 이유다. 충분한 인문학적 소양과 깊은 고민을 담아낸 순전한 기독교의 메시지는 물론 접근 방식을 배울 수 있음이 21세기 기독교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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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