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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닥칠 때

이영숙 박사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이영숙 박사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성품치유 세미나에 어느 어머니가 찾아왔습니다. 이 어머니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습니다. 막내아들이 사춘기 때 이단에 빠져 목숨을 끊는 끔찍한 일을 경험한 것이지요.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짊어진 채 일상을 이어 나갔습니다. 한동안 어디에도 슬픔을 표현하지 않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살았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했습니다. 매년 아들이 죽은 4월이 되면 깊은 우울감에 휩싸여 자살 충동을 느끼곤 했습니다.

치유과정이 시작되자, 이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도 부르지 못하고 슬픔을 억누르기만 했습니다. 제가 이름을 부르고 아픔을 표현하며 상처를 슬퍼하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아들의 이름을 아주 작게 부르다가 곧 소리를 높여 대성통곡했습니다. 급기야 밤새도록 바닥을 치면서 “네가 나를 두고 어떻게 그렇게 갈 수가 있니!”라고 애끓는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참 슬픔을 표현하고 나서야 그 어머니는 우울증을 극복했습니다. 마음의 병이 치유되었습니다. 한참 후에 저를 찾아와 그 후로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다섯번째 단계는 바로 상처를 구체적으로 슬퍼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우리를 속였다면 그 기만행위에 대해 슬퍼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잃어버린 꿈과 열망, 충족되지 못한 발달과 감정, 욕구들에 대해서도 슬퍼해야 합니다. 상처받은 감정과 기억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섯번째 단계는 내 잘못이라 탓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처는 내 탓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무것도 없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아픔은 자기에게 일어났던 일이었을 뿐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곱번째 단계는 수치심과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상처 난 내면 아이는 자신이 결함 있고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진 거짓 자아로 참 자아를 덮어 버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거짓 자아와 자신을 동일시합니다. 결국 혼자 남겨진 참 자아는 고립되어 외로움 속에 있게 됩니다. 외로워하는 진짜 나를 만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를 격려하고 사랑으로 키우십시오. “너는 보배롭고 존귀한 사람이야. 괜찮아. 내가 너와 함께 있어 줄게.”하면서 내 안의 성장하지 못한 어린 자아를 위로하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 감정, 행동 대신 의지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긍정적인 태도는 하나님의 성품이지요. 우리를 향해 “너는 보배롭고 존귀하단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를 아무하고도 비교하지 않는단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존중한단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이렇게 나아가세요. 어린 시절의 아픔을 의탁하면서, 나를 치유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눈을 감고 입술을 열어 고백하는 시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십시오.

“하나님, 내 안에 있는 상처를 치유해 주세요. 그 동안 내가 기쁘지 못했던 원인을 이제 찾았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만드신 분입니다. 내 자신을 주님 앞에 의탁합니다. 내 부모는 나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고 나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억울함이 있었고 그래서 참 슬프고 외롭고 나를 버릴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나는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고아와 같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이제 나아갑니다. 하나님, 내 상처를 치유해 주세요. 그동안 내 안의 상처 때문에 긍정적인 태도의 성품을 소유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나를 치유하고 회복시켜 주세요.”

긍정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 삶이 상처에서 멀어지고 치유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goodtreeusa@gmail.com

05.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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