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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7단계

이영숙 박사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이영숙 박사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대학원 학생들에게 성품교육을 강의할 때의 일입니다. 부모상담교육 시간에 ‘성품치유’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성품치유 이론과 방법을 통해 대학원생들의 내면에 있는 아픔을 발견하는 작업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치유의 역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때 필자는 한 가지 분명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좋은 성품으로 자라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상처받은 아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생명체는 자극에 반응해서 기억을 쌓게 되는데, 과거의 기억들이 미래의 우리 성품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좋은 성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품이 형성된 기억을 찾아가는 ‘과거로의 여행, 성품치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성품치유의 핵심은 ‘상처를 치유하는 7단계’를 차분히 밟아가는 것입니다.

첫번째 단계는 나의 상처를 직면하는 것입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던 느낌, 적절하게 도움받지 못하고 양육 받지 못했던 쓴 뿌리가 내 안에 있다면 그 상처를 직면하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슬픔은 곧 ‘치유 감정(healing feeling)’입니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는 감정의 대부분이 수치심과 중독으로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대인관계’에 아픔과 단절이 일어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슬퍼하는 과정을 통해, 최초의 양육자이신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하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첫번째로 필요합니다.

두번째 단계는 내면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치유의 시작입니다. 상처를 내 안에 숨겨둔 채 내놓지 않으면 쓴 뿌리가 되어 자랍니다.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버림받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의 고통을 들어줄 믿음직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믿을 때, 더 이상 숨어 있지 않고 나올 수 있습니다. 비난하지 않는 자기편이 있다고 안심해야 단절된 대인관계가 회복됩니다.

이때 우리 자신이 스스로 내면아이에게 최초의 애착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더는 자기 자신을 비난하며 몰아세우지 마십시오.

세번째 단계는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상처에 눌려 있는 사람은 자기를 부정하고 오히려 학대한 부모를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환상적인 유대(the fantasy bond)라고 하는데, 학대받은 아이가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 결과입니다. “엄마가 나를 때렸던 것은 내가 엄마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야”, “아빠가 내 이상한 곳을 만졌던 것은 내가 짧은 치마를 입었기 때문이야”처럼 학대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립니다.

하지만 조금도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아빠가 나를 그렇게 한 것은 아빠가 잘못했던 거야”라고 인지해야 합니다. “그때 어린 나를 그렇게 다뤘던 것은 너무 심했던 거야”하는 객관적 인지가 필요합니다.

네번째 단계는 억눌러 왔던 감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학대하는 부모는 자녀가 분노를 표현했을 때 “앞으로 내 앞에서 소리지르지 마”, “절대로 울지 마”와 같이 자녀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정신적인 상처와 충격을 줍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에게 했던 일이 고의로 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처를 입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화가 날 수 있습니다. 분노를 잘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연습해야 할 좋은 성품입니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기 안의 상처를 안정된 곳에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이런 주제는 간단히 다루고 끝낼 문제가 아닙니다. 각자 내면에 깊은 상처가 있을 수 있고, 우리가 다 알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상처를 치유하는 나머지 단계와, 내면 아이의 상처를 가지고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가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goodtreeusa@gmail.com

04.2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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