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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마음”

송찬우 목사(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원로목사)
송찬우 목사

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원로목사

 

운동을 위해 걷고 있는 제 눈길에 봄이 오고 있는 것이 아주 아주 너무도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멀리에는 아지랑이가, 잔디밭에는 이름 모를 아주 작디작은 하얀 꽃무리가, 그리고 가까이 아주 가까이 있는 버드나무가지에는  연초록의 옷을 여민 채 수줍은 듯이 얼굴을 내민 버들강아지의 앳된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봄은 엄동설한 험한 겨울을 헤집고 넘어 제 가까이까지 왔습니다. 반가운 나머지 저는 가까이 다가온 봄소식을 놓칠세라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담기 시작했습니다. 버들강아지의 수줍은 얼굴을 담고자 블랙베리 가지의 위험을 헤집고 다가가 얼른 카메라에 담아 저의 사랑하는 네 아이들에게 봄내음을 함께 나누고 싶어 서둘러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네 아이들의 반응이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한 아이는 "이게 뭐야?" 하고 응답해왔습니다. 또 한 아이는 "오, 봄이 오고 있다는 거네. 봄"하고 반응해왔습니다. 또 한 아이는 "아, 막 싹이 트는 모습을 담은 예쁜 사진. 너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였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는 아예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무시해버렸습니다.

이 경우를 통해서 저는, 저에게는 이렇게 다가오고 있는 봄이, 이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이 이리도 반갑고 예쁘고 기쁘고 환상적인데 누구에게나 똑같은 마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봄이로구나. 봄 봄" 하고 들려오는 어느 노래가사처럼 그렇게 봄이 오고 있는 것을 기쁨으로 맞고,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는데, 모두에게 동일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통해 감사하고 기뻐하고 있는 제게 하나님은 이렇게 다가오셨습니다.

 

"존귀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 49:20). "

03.29.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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