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원로목사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뜨는 순간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불편한 관계를 옭매어놓고 지금까지 풀지 못하고 살아오고 있는 그런 관계는 없었나?" 하는 생각이 제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이내 저를 제가 어린 시절에 허리띠를 옭아매었다가 경험했던 부끄러운 기억으로 이끌어갔습니다.
철이 없던 어린 시절, 추운 겨울이 오면 저는 저의 어머니가 정성 드려 만들어서 입혀주는 솜바지저고리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정성드려 만들어주신 솜바지를 입을 때 그 솜바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지금의 혁대가 아닌 허리띠로 솜바지를 허리에 붙잡아매야 했습니다. 그렇게 허리띠로 솜바지를 허리에 매면, 어린 나이에 손힘이 없어 잘 매어지지 않아 곧 풀어져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솜바지가 벗어져 밑에까지 흘러내리곤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동무들과 어울려져 놀 때면 아예 허리띠를 힘주어 옭매어 놓고 놀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허리띠를 옭아매고 놀다가 오줌을 누라는 사인이 오면 너무 노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참고 참다가 더 이상을 도무지 참을 수 없게 되어 달려가 오줌을 누우려고 옭아맨 허리띠를 풀려고 하면 옭아맨 허리띠가 속히 풀리지 않아 오줌을 지리거나 아니면 오줌을 참을 수 없어 솜바지를 흠뻑 오줌으로 적시고는 했습니다. 낭패도 그런 낭패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도 그렇게 오줌으로 푹 젖은 솜바지를 입은 채로 계속 놀다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의 꾸중을 듣곤 했습니다.
이 아침 눈을 뜨는 제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관계를 옭매어 묶어놓고 지금까지 풀지 못하고 살아오고 있는 그런 관계는 없나?"라는 생각에 어린 시절에 제가 경험했던 기억이 오버랩되어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오버랩이 되어 다가온 기억을 끄집어내어 생각하며 빙긋이 웃고 있는 제게 하나님은 이렇게 다가오십니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마 18:35)."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제 제 나이를 생각하며 제 자신이 아직까지도 옭매어놓고 풀지 못하고 있는 관계는 없는지 살펴서 어서 풀라고 음성을 들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잘 살펴보며 풀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멘"
02.15.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