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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감사 기도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오래된 이야기다. 그 목사님만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나온다. 나를 포함하여 뉴욕의 몇 목사님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식사하려 했더니 당시로는 젊은 목사께서 자신이 저녁을 내겠다고 하셔서 모두 함께 식당으로 갔었다. 음식이 나오자 모두들 주춤했다. 누가 기도할 것인가 하고 서로 둘러보았기 때문이다. 목사님들도 다른 목사들이 계실 때는 서로 미루고 당신이 하시라 어른이 하시라 하면서 미루는 경우가 허다한데 대접하시겠다고 한 그 젊은 목사가 불쑥 자신이 기도를 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대접을 하면서 자신이 기도하는 경우도 드문데 목사님의 기도 역시 대단했다. 그대로 옮기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이게 전부였다. 마주 보면서 웃었다. 대접하시는 본인이 하시겠다고 한 그 기도에다 너무 간단하고 그러나 뭐라 탓할 수 없는 기도였기 때문이다. 음식이 앞에 있으니 감사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으니 누가 뭐라 말할 것인가. 글자 수로 21자에 불과하지만,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짧은 기도였고 그러나 하실 기도 하실 감사가 다 들어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드는 기도였다. 오늘의 기도를 장황하고 군더더기가 많이 들어간 것을 정상으로 생각하는 우리가 아닐까?

revpeterk@hotmail.com

 

03.08.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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