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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를 위한 조직신학(26)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X. 종말론 (2)

 

A. 구약의 종말론

 

구약의 종말론은 주로 구속자의 대망, 하나님의 나라, 새 언약, 그리고 이스라엘의 회복의 개념들을 통해 설명되어진다. 이와 더불어 구약의 종말론의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주의 날”이다. (요엘 1:28-29),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 요엘서에서 예언한 “주의날”의 특징은 “어느 민족 출신이든, 왕족이든, 귀족이든, 자유인이든, 종이든, 상관없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주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은 구속의 역사가운데 예수님의 죽으심, 부활, 승천후 성령의 강림을 말한다. 사도행전 2장의 성령 강림 사건의 의미는 구약에서 바라본 종말 사건의 성취이며, 신약의 시작임을 베드로의 설교에서 나타난다. 신약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인 것을 알 수 있다. 신약의 선교및 전도는 궁극적으로 성령의 역사이다.

 

B. 신약의 종말론

 

신약의 종말론의 특징은 구약의 저자들이 예언했던 것들이 이미 이루어졌음이다 (already).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신 사건은 구약성경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종말론적 예언의 성취였다. 이와 동시에 구약의 예언자들이 말했던 많은 예언들이 아직도 성취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 (not yet). 그러므로 신약의 종말론의 특징은 “이미” 와 “아직”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긴장 관계라고 할 수 있다 (tension between already and not yet). 

“이미”란 신약의 성도들이 이미 향유하고 있는 것이며, “아직”은 성도들이 아직 소유하지 못한 미래적인 것이다. 신약의 종말론적인 본질은 “이미와 아직”의 긴장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오스카 쿨만 (Oscar Cullmann)에 의하면 “그리스도인들은 D-day 와 V-day 사이에 살고 있다. D-day는 그리스도의 초림이었고, 그때에 원수들이 결정적인 패배를 맛보았다. 그리고 V-day는 그리스도의 재림이며, 원수들이 최종적으로 완전히 항복하게 될 시간이다.” 

안토니 훼케마(Anthony A. Hoekema)는 역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역사는 하나님의 여러 목적들을 이루는 작업이다. 2) 역사의 주권자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만이 역사를 주관하신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역사에서 악한일, 선한일이 썪여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며,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 3) 역사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4) 새로운 세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기 때문에 이미 새로운 세대가 시작되었다. 5) 역사의 모든 것은 “새 하늘과 새 땅” 이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신약 시대의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재림, 성도의 부활, 최후의 심판의 날,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과 같은 사건들을 바라보고 나아간다. 

그리고 현세대의 특징적인 활동은 선교사역들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선교의 지상명령을 주셨기 때문에 (마 28:19-20), 교회가 해야 할 위대한 사역은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에 순종하는 일이다.

신약 시대의 특징은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성장과 발전과 동시에 사탄의 왕국의 성장과 발전을 우리가 동시에 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가라지의 비유(마 13:24-30, 36:43)를 통해 “가라지”가 추수 때까지 계속 “알곡”과 함께 자라다가, 결국 추수 때에 마침내 가라지가 알곡으로부터 분리될 것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신다. 최후심판의 날까지 사탄의 왕국이 하나님의 나라와 함께 공존하며, 자라날 것이다. 그러므로 신약의 성도들은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 믿음으로 살아야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가라지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전한 상황 속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믿음이 매우 중요하다. 

안토니 훼케마 (Anthony A. Hoekema)는 우리의 역사적인 궁극적인 판단은 유보적이라면서, 그의 책에서 (개혁주의 종말론) 아브라함 카이퍼의 말을 인용한다. “세상은 종종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좋은 경우가 있고, 반면에 교회도 우리가 그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더 악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역사적 사건들은 단순히 흑백논리로 설명되어서는 안 된다.” 안토니 훼케마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한다. “역사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이해는 근본적으로 낙관적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역사를 지배하시며 그리스도께서 사탄의 세력을 이미 이기셨다고 믿는다. 비록 악이 종종 강해 보이나 하나님이 이미 만물의 지배자 이시다.”

 

C. 그리스도의 재림 

 

1. 그리스도의 재림은 갑자기(sudden), 가시적(visible)으로, 그리고 육체적(bodily)으로 다시 오신다. (마 24:44; 행 1:11; 벧후 3:10; 계 1:7). 그리스도의 재림을 영적으로 혹은 비가시적으로 말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다.

2. 그리스도의 재림 앞에 나타나는 표적들: 

1) 복음이 모든 나라에 전파됨 (마 24:14): 이것은 복음이 세상에 있는 각 개인 모두에게 전파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이 세상에 있는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었다는 의미이다. 어느 민족의 몇 사람이 복음을 접해도, 그 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졌다는 말이다,

2) 대환란 (마 24:15-22):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매우 큰 환란을 말한다.

3) 거짓 선지자들 (마 24:23-24): 사실 거짓 선지자들은 역사상 항상 존재해 왔다. 주님의 재림 전에도 동일한 현상이 있다.

4) 하늘의 권능의 표적들 (마 24:29-30): “그 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이것은 분명히 우주적인 사건이다. 어느 부분적인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아마 주님의 재림 직전에 생기는 사건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있은 후 바로 주님이 재림하신다. (마 24:30) “그 때에 인자의 징조가 하늘에서 보이겠고 그 때에 땅의 모든 족속들이 통곡하며 그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

5) 불법의 사람의 출현 (살후 2:1-10): 역사상 불법의 사람을 어떤 특정한 인물과 동일시 시킨 경우들이 많다 (예를들면 로마 황제 네로, 도미티안, 히틀러, 스탈린, 교황, 등). 그러나 모두 틀렸다. 성경에서 말하는 종말론적인 불법의 사람은 아직 나타나지 아니했다. 이 불법의 사람은 주님의 재림 전에 나타날 것이다. (살후 2:3) “누가 어떻게 하여도 너희가 미혹되지 말라 먼저 배교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그 날이 이르지 아니하리니.”  (살후 2:8) “그 때에 불법한 자가 나타나리니 주 예수께서 그 입의 기운으로 그를 죽이시고 강림하여 나타나심으로 폐하시리라.”

6) 온 이스라엘의 구원 (롬 11:25-26): “형제들아 너희가 스스로 지혜 있다 하면서 이 신비를 너희가 모르기를 내가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 신비는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기까지 이스라엘의 더러는 우둔하게 된 것이라. 그리하여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받으리라 기록된 바 구원자가 시온에서 오사 야곱에게서 경건하지 않은 것을 돌이키시겠고“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얻으리라” 의미는 무엇인가?

A) 이방인, 유대인이라는 민족과 관계없이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자들 전부를 가리킨다 (어거스틴, 칼빈). 이들은 “이스라엘” 말을 영적으로 이해하여, 택함을 받은 모든 사람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로마서 9-11장 사이에서 바울은 이스라엘 이라는 말을 11회 사용했는데, 한번도 영적으로 이스라엘을 사용하지 아니했다. 그러므로 이 부분만 이스라엘을 영적으로 이해한다면, 롬 9-11장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무리가 있다.

 

B) 세대주의 자들은 롬 11장의 “온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민족적인 유대인으로 이해한다. 이들은 유대인과 신약 교회는 전혀 다른 두 기관으로 보기 때문에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이 두 개의 다른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롬 11장의 “온 이스라엘의 구원”은 민족적 유대인 전체가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세대주의 자들은 주님의 지상 재림 후에 있게 될 지상의 천년왕국에서는 유대인들이 이방인들보다 더 많은 특권과 영광을 누린다고 주장한다. 민족적 유대인과 일반적인 성도들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C) 개혁주의 신학자들 가운데 칼빈의 이해와는 다르게 롬 11:25-26을 영적인 이스라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종말론적 현상 가운데 하나가 유대인들이 집단적으로 회심하는 현상으로 본다. 그러나 이들은 세대주의자들과 달리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하나이며, 민족적인 구분이 없이 동일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다. 유대인이나 이방인들이 차별이 없이 동일하게 교회의 일원이 되어 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을 섬긴다.     

 

개혁주의 신학자 가운데 종말에 유대인들이 집단적으로 회심할 것으로 주장하는 자들은 게할더스 보스, 존 머리, 코르넬리스 비네마 (Cornelius P. Venema), 킴 리델바거 (Kim Riddlebarger), 마이클 호튼 (Michael Horton) 등이다.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는 하나님께서 신약시대 전반에 걸쳐서 유대인 중 택한 백성을 얼마씩 구원해낸 결과로서, 택한 유대인들은 모두 구원받게 된다고 한다 (윌리암 핸드릭슨이나 바빙크도 비슷한 견해이다). 

존 머리(John Murray) 교수는 이 구절을 (롬 11:25-26) 해석함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기울어지지 아니하였다. 유대인들 중에 택함 받은 유대인이 신약시대 전반에 걸쳐서 회개하지만, 그러나 본문의 문맥은 “점진적”으로 많은 유대인들이 집단적으로 회개하는 사건이 있음이 롬 11장 전체의 메시지에 조화를 이룬다고 주장한다.

박윤선 박사는 개혁주의교리학에서 주님 재림 직전에 유대인들의 대거 회개할 시기가 한 번 있다고 주장한다. 마틴 로이드 존즈(D. Martyn Lloyd-Jones)도 종말에 유대인들의 다수가 주님께로 돌아올 것으로 보았다. 

롬 11장은 말세에 많은 유대인들이 집단적으로 회심하는 사건이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KHL0206@gmail.com

07.2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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