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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과 주일(3)

김종환 목사 (달라스침례대학교 교수)
김종환 목사

(달라스침례대학교 교수)

안식일의 정신 둘째는 사람이 사람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고 하지만, 구약시대에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주인과 종의 위계질서가 분명했습니다. 종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종은 주인의 소유물이었습니다. 돈으로 사고 파는 물건이었습니다. 그저 말하는 농기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에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해졌습니다. 그날은 주인도 쉬고 종도 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에는 사람과 일이 분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일과 분리해 놓으면, 모두가 그냥 사람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은 사람이 사람 되는 날이었던 것입니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사람을 못 보게 됩니다. 일을 중하게 여기다 보면 사람들을 능력에 따라 평가하게 됩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유능한 사람, 일을 못하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중요한 사람,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은 별 볼 일 없는 사람. 그러나 안식일에는 모두가 쉬기 때문에 유능한 사람, 무능한 사람이 없어집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없어집니다. 모두가 그냥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주일날 교회에는 모든 구분이 사라지고 남자와 여자만 남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래서 형제, 자매인 것입니다. 우리는 주일에 안식일의 정신을 살려서 사람이 사람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것을 생각할 때 교회서는 위화감(disharmony)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나 행동을 삼가해야 합니다. 또한 함부러 명함을 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부를때, 직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을 계급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도록 해야 합니다. 주일은 사람이 사람 되는 안식일의 정신을 실천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안식일의 정신 세 번째는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는 것이었습니다.

일에 눈이 멀면 하나님조차 못 알아봅니다. 본문 11절에 있는 대로, 하나님이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드셨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일하면서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의 형상을 만들어 섬겼습니다. 그래서 제 1계명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라고 했고, 제 2계명은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또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또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만나를 거두는 일을 하면서 만나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줄 몰랐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서 하루치만 거두지 않고 이틀치를 거두었다가 벌래가 나고 썩게 했습니다. 애굽 종살이에서 구원하시고 가나안을 정복하게 해주신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이방신들을 섬겼습니다.

그런 이스라엘 사람들이 안식일을 맞으면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을 예배했습니다. 안식일날 그들은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게 한 것입니다.

오늘날 크리스천들도 재물, 명예, 권력 같은 우상을 섬길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살다보니 일이 하나님이 됩니다. 의, 식, 주, 의료보험, 생명보험이 모두 일에서 나오다보니, 일이 하나님이 됩니다. 조선시대에는 호환마마(호랑이에게 화를 당하는 것과 천연두)를 제일 무서워했다지만 요즘은 “퇴직”을 가장 무서워합니다. 평소에는 일하러 가기를 그렇게 싫어해도 “이제 일 그만 하시오.”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교회를 그만 둘래, 아니면 회사를 그만 둘래” 하면,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포기하고 회사를 선택합니다. 하나님은 버려도 일은 못 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일이 하나님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주일날에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다시 생각해보고, 하나님을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에 영광과 존귀를 돌려야 합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감사와 찬양을 드려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받들어 모시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하나님 되시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일은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는 안식일의 정신을 연습하고 실천하는 날입니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많은 애를 쓰지만 그들의 노력과 수고는 형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마치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막 2:27-28). 안식일은 사람들을 위한 수단이라는 말입니다. 안식일은 사람들이 영원한 안식을 사모하게 하는 수단이었고, 사람이 사람 되게 하는 수단이었고,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게 하는 수단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안식일의 정신을 방안에 앉아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구약은 안식일에 육신의 일을 쉬는 것만 강조했지만, 신약 마태복음 12:12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막 3:4; 눅 6:9). 그러므로 크리스천들은 주일에 육신의 일을 멈추고, 선한 일에 힘써야 합니다. 주일에 영원한 안식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일에 서로 섬겨야 합니다. 주일에 하나님을 예배해야 합니다.

교회가 안식일의 정신이 깃든 모임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일이 안식일의 정신을 실천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jonk@dbu.edu

 

09.0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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