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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은혜를 아는 부모

김종환 목사 (달라스침례대학교 교수)
김종환 목사

(달라스침례대학교 교수)

일반적으로 교육과 훈련은 동의어로 사용되지만, 각 단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훈련(訓鍊/訓練)은 “기본자세나 동작 따위를 되풀이하여 익힘, 또는 가르쳐서 익히게 함”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성과를 높이기 위해 방법을 숙달하게 하는 가치중립적인 과정입니다. 반면에 교육(敎育)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줌”을 의미하며, 이해와 통찰력의 폭을 높이도록 가르치는 가치지향적인 과정입니다.

복음을 통한 중생(重生)을 선포하는 교회는 훈련보다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기독교교육은 하나님의 창조와 예수님의 사명과 성령님의 역사에 맞닿아 있으며 인격을 길러주기 때문입니다.

첫째, 기독교교육의 기원은 하나님의 창조에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시니” 빛이 생겨났습니다(창 1:3). 이것이 곧 하나님이 교육을 하신 것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그 말씀에는 목적과 능력이 있었습니다. 교육은 목적과 능력을 가진 말에 의해 이루집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신 것은, 넓은 의미에서 볼 때 교육적인 일을 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 4장에는 하나님의 교육이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불러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해방시키고자 하셨습니다. 모세에게 있어서 애굽으로 돌아가 바로와 맞선다는 것은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핑계를 내세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12절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가라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 그리고 15절에서도 반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네 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서 너희들이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 여기서 보는대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모세의 교사가 되어 할 말과 할 일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사람들을 교육하셨을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교육의 의무를 주셨습니다. 신명기 6:4-9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로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이와 같은 내용들을 통해 볼 때 기독교교육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둘째, 기독교교육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사명에 있습니다.

요한복음 20장에 보면 첫번째 부활절 아침에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이 있는 동산을 찾아갔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동산지기인 줄로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이 이름을 부르실 때야 비로소 마리아는 예수님을 알아보고 “랍오니(선생님)” 하고 불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설교자나 치료자라고 부르지 않고 교사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복음서에서 사람들이 약 90번에 걸쳐 예수님을 불렀는데, 그때 사용된 호칭들 중 약 60번은 “랍비”였습니다.

마태복음 5-7장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교훈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5장은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하는 구절로 시작됩니다. 그래서 그 교훈을 산상수훈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친히 가르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르치는 사역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8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것”이고, 그 명령은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교육지침에 의해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기독교교육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루는 것입니다.

셋째, 기독교교육의 기능은 성령님의 역사에 있습니다.

요한복음 14장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시고 보혜사(保惠師) 성령님을 보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보혜사는 보호해주시는 은혜로운 스승으로서 크리스천들과 늘 함께 계시는 분입니다. 성령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으로 남기게 하셨고, 쓰여진 말씀을 보존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십니다.

성령님의 이름들 가운데 “진리의 영”이 있습니다(요 16:13). 성경은 하나님이 진리이시고(신 32:4), 예수님이 진리이시고(요 14:6),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라고 하십니다(요 17:17).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진리를 발견하고 이해하도록 인도하십니다. 이렇듯 성령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가르치는 것입니다.

또한 성령님으로부터 오는 가장 기본적인 은사는 교사의 직분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2:4-11에서 모든 은사는 같은 성령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밝히고, 여러 은사들을 나열했습니다. 은사들 중 처음의 두 가지는 지혜의 말씀과 지식의 말씀입니다. 이들은 모두 교육과 관련된 은사입니다. 12:28-29에서는 사도, 선지자, 교사의 직분에 대해 차례대로 언급합니다. 즉, 성령님은 교사이시며 크리스천들이 교사가 되게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결론적으로 기독교교육은 하나님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리스도의 사명을 성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성령님이 친히 끌어주시고 밀어주십니다.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의 성장과 성숙을 돕고자 하는 교회는 훈련보다 교육에 치중해야 합니다.

jonk@dbu.edu

06.0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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