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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헨리 돈웰 (James Henley Thornwell, 1812-1862)

미국 개혁주의 신학의 역사 (11)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돈웰의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요약하면, 권위와 기능에서 두 기관은 서로 다르다. 돈웰은 “교회와 국가는 서로 다른 궤도에서 움직이는 혹성과 같은 존재 (as planets moving in different orbits)” 했다.

그는 계속해서, “교회는 전적으로 영적인 기관이며, 교회는 사회적, 시민적인 목적들을 위한 인간의 조직체들과는 무관하다. 교회의 사명은 사람들을 십자가로 데리고 가 하나님과 화해시키는 것이다. 그들을 교회에 불러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여 그들을 세상으로 내보내어 사회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하고 사회를 움직이게 하며 바른 시민적인 관련 기능들을 수행하게 한다.” 교회의 사역의 영역은 성경에서 제한되어있다. 교회가 국가의 결정에 침범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교회라는 공적인 조직체가 아닌) 각 개인의 크리스천들이 국가와 사회의 문제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크리스천들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인 문제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돈웰은 자신의 이러한 입장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1.4를 근거하고 있는데, 신앙고백은 교회를 “교회에 관한” 사건에만 제한시키며, 국가와 관련 있는 세속의 일들에 간섭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1.4, “특별한 경우에 있어서 겸손한 청원이나 국가 공직자로부터 요구가 있을 때에 양심의 만족을 위한 충고 이외에는 국가에 관한 일반 사건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unless by way of humble petition in cases extraordinary; or, by way of advice, for satisfaction of conscience, if they be thereunto required by the civil magistrate.”)

돈웰은 교회가 국가에 일에 관여하는 원칙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두고 있다. 

그러나 돈웰이 그들이 이교적이고, 이단적이며 위험한 것을 가르치고 있다면, 교회는 그들을 비난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북부의 찰스 핫지와 남부의 돈웰은 모두 장로교 구파에 속한 19세기 위대한 정통 칼빈주의 개혁신학자들이다. 그러나 당시 미국 남북의 문화와 전통에 따라 교회론에 대하여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다음은 돈웰의 노예에 대한 그의 견해에 대해 알아보자.

돈웰의 신학은 역사적 개혁주의에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미국 남장로교회에서 자유주의 신학을 대항하여 바른 신학을 든든히 세웠는데, 오늘날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볼 때에 그의 노예에 대한 이해는 잘못되었다.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와 문화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이다.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도 모두 완벽하지 못했고, 인간적인 오류와 흠이 있었다. 

1850년 5월 26일, 돈웰이 South Carolina, 찰스톤 (Charleston)에서 흑인들을 위한 교회당 헌당식에서 설교를 했다. 설교의 제목은 “주인들의 권리와 의무(The Rights and Duties of Masters)”이었고, 이 설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노예제도에 대한 찬성과 반대는 교회 연합의 견고한 기둥을 흔드는 강력한 문제이며, 교회에 밀려오는 지진처럼 교회를 뿌리째 진동시키는 문제이다.”

그 당시 돈웰은 북부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하려는 의제 그 자체는 미국 남부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사회 전체를 무너지게 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돈웰은 성경을 근거로 해서 노예제도를 옹호하였다. 돈웰은 “성경이 노예 제도를 명시적으로 죄악이라고 정죄하지 아니한다” (no explicit condemnation of slavery in Scripture)고 주장했다. 그리고 성경은 단지 노예와 주인의 행동을 지배하는 도덕적, 영적인 규칙만을 규정하였고, 노예제도 자체를 죄악시하지 아니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인들은 도덕적인 삶의 규범을 정하는 데 있어서 성경보다 더 멀리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only rules governing the behavior of slaves and masters, and Christians should go no further than Scripture in mandating moral codes). 

 돈웰은 남부에서 노예 소유자들이 노예들에게 자비를 베푸는데 비하여, 북부에서는 주인이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잔인하게 대하는 북부 공장 시스템과 대조를 시켰다. 돈웰은 북부의 공장 주인들이 자기들의 노동자들에게 대하는 도덕적인 태도는 남부의 노예 소유주들이 노예들에게 베푸는 자비에 비하여, 북부의 공장 주인들이 자기들의 노동자들에게 더욱 잔인하고 비도덕적임을 지적하면서 남부의 노예제도를 옹호하였다.

돈웰에게있어서 성경적인 노예의 개념은 “노예는 크리스쳔 주인의 가족의 일부였으며, 노예 주인은 자기들의 노예의 신체적, 교육적, 영적 필요를 부양해야 하는 큰 책임을 수반했다”고 했다. 

1850년대 미국 남북의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남부의 돈웰과 같은 신학자들은 급진적인 북부 노예 폐지론자(radical Northern abolitionists)들의 주장에 심각한 위협에 사로잡혔고, 남부 지도자들은 남부 개척 초기부터 남부 사회를 지탱해 온 고유한 문화적, 사회적인 버팀목이 무너질까 두려워했다. 

노예 제도를 지지했던 미국 남부 사람들에게는 1850년대의 노예제도 폐지에 대한 정치적인 논쟁은 노예제도와 반노예제도(slavery vs. antislavery)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들이 알고 사랑했던 남부 사회의 생존의 문제였다 (a matter of survival for the society they knew and loved).

돈웰은 성경적인 입장에서 노예의 위치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한 인간으로 보았고, 노예를 한 형제와 보살펴야 할 가족의 일원으로 보았다.” 노예의 주인들은 무제한적인 힘으로 그들을 지배할 권한이 없고, 단지 노동에 있어서 그들에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만일 주인이 노예를 해방시켜야 한다면 부자들은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자기들의 재산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웰은 성경에 노예제도를 구체적으로 명시적인 죄악이라는 근거도 없는데 그것을 죄악시하고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The supremacy of scripture makes claims to the contrary attacks against divine revelation)

돈웰에 의하면, “교회는 기본적으로 영적인 일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리스도의 주된 역할은 죄에 묶여있는 영적 노예가 된 상태는 육체적 노예 상태보다 더욱 끔찍하다”고 주장했다.

 

전통적 칼빈주의 개혁신앙을 변호한 믿음의 투사, 

성경을 근거로 노예제도를 옹호한 모습, 인간적인 연약함 보여

 

그리고 “크리스천 주인들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의거해서 자비와 사랑의 손길로 돌보아 주며, 그리고 교회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노예들의 삶은 좋은 환경에 있다”고 주장했다. 돈웰은 노예제도에 대하여 매우 이상적인 복지 개념을 주장했다.  

 미국의 노예 제도의 전문 역사학자 유진 제노비스(Eugene Genovese)는 돈웰의 성경적인 노예의 개념을 이렇게 비판했다, “돈웰은 노예제도의 추하고, 착취적인 현실을 기독교 농장의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버전으로 만들었다(a romanticized version of idyllic Christian plantations).”

미국 남부 미시시피 잭슨에 있는 리폼드 신학교 교장이었던 루더 G. 위틀락(Luder G. Whitlock, Jr.)은 돈웰을 “가장 위대한 학자요 재능 있는 사람이었다” (the greatest scholar and most talented man that ever lived)고 평가했다.

돈웰은 미국의 19세기 뛰어난 전통적 칼빈주의 개혁신앙을 변호한 믿음의 투사이며, 탁월한 지도력으로 미국의 남장로교회에 개혁주의 신학을 물려주었다. 물론 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약점과 실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모든 문제를 성경적인 원리를 적용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한 것은 참으로 훌륭하다. “오직 성경으로 (sola fide)”라는 그의 정신은 곧 개혁주의 원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슬로건이다. 제임스 돈웰의 신학과 정신은 지금도 미국 장로교 (PCA) 및 미시시피 잭슨의 리폼드 신학교에서 그가 열정적으로 변증 했고 세워나갔던 개혁신학이 계승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계속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개혁주의 신학의 역사적인 개요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KHL0206@gmail.com

06.1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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