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대학원 음악과장, 학생처장
2. 오늘날 교회 예배에 주는 도전들
2)순수한 열정의 찬양이 있는 찬양공동체
(지난 시간에 초대교회 예배음악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예배찬양관을 정립하며 초기 기독교 교인들이 오늘날 크리스천들에게 예배찬양에 대해 제시함직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서술하며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찬양 가사의 현주소를 점검하여 바른 예배찬양 가사를 정돈해야 한다. 초기 기독교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된 예배였다. 하지만 그들은 복음을 찬양으로 표현하고 결론은 삼위 하나님을 칭송하고 송축하며 영광 돌리는 찬양의 가사가 있는 것을 많은 부분에서 발견되는 것을 성경을 통해 보게 되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오늘날 한국교회 예배찬양의 가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서 찬양의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찬양의 많은 부분은 성삼위 하나님이 중심이 되기보다 삼위 중 한 분에 집중이 된 혹은 내가 중심이 되어 내 삶의 윤리, 고백 등이 더 강조되어 가사가 이루어진 것을 보게 된다(물론 이것들도 중요하다). 초기 기독교 예배를 연구하는 듀크대학의 레스터 루스(Lester Ruth) 교수는 오늘날 미국교회에서 드리는 찬양의 가사를 연구하며 다음과 같은 통계를 내놓았다.
하나님 아버지를 정확하게 언급하는 곡은 모든 다섯 곡 안에서 한 곡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도찬양으로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 직접 언급된 찬양은 열 곡 중 한 곡도 채 안된다. 반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전체 곡 중 다섯 곡이 된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어 직접적으로 언급된 곡은 다섯 곡 중 한 곡에 이른다는 연구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와 같은 통계는 우리 한국교회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미국 찬양들을 주로 번역하여 사용하는 우리의 현실이 오히려 이 통계에서 나온 결과보다도 더 낮게 삼위 하나님을 찬양하는 가사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교회음악 지도자들은 먼저 가사에 깊은 주안점을 두고 음악의 전체 흐름을 점검하여 곡을 선택해야 한다. 한편 새롭게 곡을 쓰는 작곡가들은 본인이 직접 가사를 만들어 음악에 그 가사를 대입시키려는 것보다는 성경의 내용이나, 성경, 신학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작시자들에게 의뢰하여 가사를 가지고 거기에 맞추어 곡을 쓰도록 해야 한다.
현대 예배음악은 화려한 예술적 기교로 인간 관심에 집중
하나님만 향한 열정의 찬양으로 회복돼야
두 번째, 예배찬양의 음악적 기교를 점검하여 바른 음악적 기능을 갖고 하나님을 찬양해야 한다. 초대교회 예배공동체에서 드렸던 찬양은 다양하지만 단순하였다. 그러나 열정이 넘치는 가운데 삼위 하나님을 송축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사건을 찬양했던 아름다운 공동체였다.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6세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그레고리안 성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유대교, 초대 기독교 교회의 예전과 찬양을 수집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긴 것이기에 그것을 통해 그들이 어떠한 가사와 음악으로 찬양했는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고리안 성가는 예배를 위한 기능음악으로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비개성적이고 객관적인 음악이며 신앙심을 고취하는 내면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 그레고리안 챤트는 하나님을 찬양드림에 있어 좋은 교범이 되는 중요 단서이다.
오늘날 예배음악은 화려한 예술적 기교와 아름다움에 더 심취되어가고 있는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예술적 기교와 아름다움의 목적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교회의 예배와 음악을 쓴 김춘해 교수는 “지금의 교회음악은 하나님이 좋아하시는 음악에는 관심이 없고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교회에서 연주한다”라고 이야기한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음악은 그 예술성, 아름다움 이전에 단순함을 갖고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채 하나님을 송축하려는 그 소중한 마음을 원하신다. 오늘날의 급속하게 발전되어가는 음악 예술을 물론 저버릴 수 없다. 그것도 결국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주신 귀한 선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기교와 기술들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는 도구요, 수단이지 그 이상 즉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찬양하는 행위를 점검하여 바른 예배자들이 되어야 한다. 초기 기독교 예배자들은 구약의 전통을 이어받아 응답송(Responsorial) 형태로 또는 교창송(Antiphonal) 형태로 매 순간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찬양을 드렸던 예배자들이었다. 오늘날 현대문명이 주는 이기들이 우리로 하여금 오히려 마음가짐을 흐트러트리고 열정의 찬양을 갖지 못하게 구경꾼으로 전락시키는 경향이 많이 있다.
하나의 예로 오늘날 예배에서는 성경 찬송이 스크린을 통해 모두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꼭 필요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찬양을 드릴 때 찬송가를 들고 찬양하는 것과 찬송가 없이 스크린에 의존해서 찬양하는 것은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찬송가를 손에 직접 들고 찬양할 때에 더 깊이 가사를 묵상하며 열정으로 드리게 될 확률이 높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순간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지닌 채 하나님을 향한 열정의 마음을 담아 최상의 찬양으로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 기독교교회 예배자들은 찬양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올바른 찬양을 드린 예배공동체였다. 오늘날 우리 예배찬양의 현실을 진단해볼 때 초대교회 찬양공동체보다도 훨씬 다양한 장르와 음악적 기술을 갖고 화려하고 뜨겁고, 그리고 열정적인 찬양을 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열정이 결국 하나님이 아닌 나를 드러내기 위한 모습에 더 치우쳐 있는지 깊이 점검해보아야 한다.
로버트 웨버(Robert E. Webber 1933-2007) 교수는 오늘의 예배찬양을 “합리주의(Rationalism), 감정주의(emotionalism), 그리고 오락적(entertainment) 요소의 어느 한 쪽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이 요소들은 결국 주권이 하나님이 아닌 내가 되려는 강한 본능 속에서 나타나게 되는 현상들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예배와 음악의 한 단면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초기 기독교 교인들이 오늘날 우리의 예배찬양을 보며 재정돈(reset)하라고 강하게 권고하는 것 같다. “오늘날 크리스천 예배자들이여 찬양의 본질적 요소를 갖고 내가 드러나지 않는 오직 하나님만 존귀케 되는 가사와 음악적인 기교, 그리고 하나님만을 향한 열정의 찬양으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iyoon@wmu.edu
09.11.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