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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의 햇살

송정임 사모 (버지니아 St. John’s UMC)
송정임 사모

(버지니아 St. John’s UMC)

‘입추’가 지나도 한참 지났는데 아직 이렇게 더위가 가시질 않는다며 온 가족 건강에 유의하라는 당부로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마무리했다. 전화를 끊고 도대체 입추가 언제였는지 달력을 찾아보니, 한 달 전 8월7일이 올해의 입추였다. 

입추(立秋)는 가을에 들어선다는 의미로서 24절기에서는 이날부터 입동(立冬)전 까지를 가을로 구분한다. 입추가 되었으니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들었다는 뜻인데 아직 한국이나 미국은 늦더위가 한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어느새 인가 입추가 지나면서 이른 아침이나 밤이 되면 비교적 선선한 바람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입추는 여름의 흙일도 끝나고 이제 서서히 가을 채비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옛날 중국에서도 입추의 15일간을 5일씩 3후(三候)로 나누어 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② 이슬이 진하게 내리며 ③ 쓰르라미가 운다고 하였다. 농촌에서는 참깨·옥수수를 수확하고, 일찍 거두어들인 밭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심기 시작한다. 태풍과 장마가 자주 발생해 논에서는 병충해 방제가 한창이고,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느라 분주하다. 이 무렵부터 논의 물을 빼기 시작하는데, 1년 벼농사의 마지막 성패가 이때의 날씨에 달려 있다고 할 만큼 중요한 시기이다.       

-출처 : 한국강사신문-

 

 어느 한 계절, 농부에게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 없지 않겠지만 특별히 이 가을은 1년 벼농사의 마지막 성패가 달릴 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기사의 마지막 줄을 한참 곱씹어 읽었다. 봄부터 시작하여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고 가을 햇살에 영글어갈 알곡들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만큼 간절하고 뜨거운 기다림은 없을 것이다.

여름동안 교회의 많은 사역과 프로그램들이 아이들 방학과 휴가를 맞아 다음세대에 집중하고 있다. 유 초등부 학생들을 위한 VBS와 각종 캠프, Youth 학생들을 위한 단기선교와 봉사활동 프로그램, 또 청년부들이 함께하는 수련회와 선교지 방문 등이다. 교회에서 예배와 성경공부를 통해 배운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직접 실천하고 참여하며 은혜를 체험하는 귀한 시간들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자녀들이 여름동안 교회에서 참여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예배를 통해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새로 만나는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이웃에게 전하고 섬기면서 열매를 맺게 하는 충분한 햇살이 되리라 믿는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면서 많은 교회들은 다양한 성경공부와 소그룹모임, 기도모임 등의 활발한 성인 성도님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역들이 시작된다. 자녀들이 열심히 참여했던 것처럼 부모님들도 모이고 배우며 섬기는 일에 열심히 참여하시길 소망한다. 우리의 영적 열매가 단단하게 영글어가길 바라시는 하나님 은총의 햇살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우리에게 향하고 계심을 믿는다. 

 

그리고 날마다 한 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집집이 돌아가면서 빵을 떼며, 순전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샀다. 주님께서는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여 주셨다.

사도행전 2장 46절~47절 표준새번역

songjoungim@gmail.com

 

09.0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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