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미리 준비하고 계획한 온 가족 한국방문이 바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나와 두 아이는 6년 만이고 남편은 어느새 11년 만인 한국방문이다. 그 사이 시어른들과 친정 가족들이 다녀갔지만, 코로나와 큰아이의 입시로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한국방문은 11년 만이다. 시간이 어쩜 그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다행히 직항이 있는 곳이어서 경유하지 않아도 되지만, 4인 가족이 한국에 가는 비행기 티켓 값은 일 년 전부터 따로 여비를 준비하며 모을 정도로 큰 부담이다. 그래도 온 가족이 감사하게 함께 하는 이 여름의 한국방문에 기대와 기쁨이 크다. 아이들은 벌써 맛집과 K-POP가수들의 연예기획사 방문, 남산, 유명 드라마 촬영지 등 먹고 싶은 음식들과 가고 싶은 곳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일정을 짜느라 신나한다. 아이들과 다른 마음으로 우리 부부는 이제 연로하신 양가 부모님들과 시간을 많이 갖고 집 정리 정돈과 그동안 살펴드리지 못한 것들을 비록 짧은 시간동안 최대한 채워드리고 올 수 있기를 계획하며 모든 일정을 위해 또 교회를 위해 기도한다.
고모 결혼식 플라워걸과 가족 방문 차 5월 한 달 한국에 다녀온 앨리슨이 월요일부터 다시 데이케어에 왔다. 똑똑하고 야무진 3살 여자아이는 예상했듯이 한 달 사이 더욱 알밤처럼 귀여운 아이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뭐했냐고 물어보니 쇼핑도 하고, 파티도 가고(결혼식), 놀이터, 수영장 등 “So much fun"이라며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신나게 대답해 주었다. 사랑스럽게 머리를 꼬불꼬불 펌하고 돌아온 앨리슨은 다시 수업에 잘 적응하는 듯 했다. 그런데 수요일 간식시간에 ‘으허엉~~’ 우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우는 아이를 찾아보니 앨리슨 이었다. 혹시 시차로 아직 몸이 피곤하거나 아파서 아이가 우는 줄 알고 깜짝 놀라 다가가 무슨 일인지 몸이 불편하거나 다친 곳이 있는지 물어보니 “노! 노!”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서러운 듯 “아이 워너 코리아!! 으앙~~아이 워너 코리아~”하며 울었다.
동료 선생님과 나는 동시에 ‘하하하하’ 하며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괜찮다고 울지 말라고 나중에 또 갈 거라고 얘기하며 달래 주었지만, 우는 아이의 심정이 어른인 우리도 너무 이해가 되었고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그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웃음이 나왔다. 아이가 진정하고 다시 스낵을 먹기 시작하자, 동료선생님은 나에게 “그래요, 얼마나 좋았겠어요.” 하시며, 한국에서 친척 분들과 할아버지 할머니께 사랑받고 자기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미국에서는 부모님이 직장에 다니셔서 데이케어에 매일 와야 하는데 부모님과 함께 놀러 다녔으니, 한국이 당연히 그리울만 하다고 이해한다고, 어른인 우리도 한국에 다녀오면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잖아요 하신다.
온 지구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대한민국처럼 모든 분야와 부문이 빠르게 변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특별히 OECD 국가 중 안타깝게 저출산과 자살률은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는 사회학자들이 예측을 못 할 정도로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으며, 202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00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더욱 참담한 것은 매년 셀프경신으로 출산율 저하지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살률은 OECD국가 평균 2배라는 충격적인 통계에 할 말을 잃는다. 많은 학자들이 빠른 경제화와 선진화는 교육열과 경쟁 속에 이루었지만, 그 결과 출생률과 관련 있는 세대의 자살률이 지속해서 늘고 그 주요 원인은 학업과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체제라고 한다. 미주여성들의 커뮤니티에서 최근 한국에 다녀온 분들의 글을 보면 좋았던 경험도 많지만 덜 성숙된 시민의식들과 청소년들의 무례함으로 불편과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는 사례도 적지 않게 보였다. 그리고 그 글들 중 대다수가 걱정하는 많은 내용은 한국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놀랍도록 모든 가치를 오직 <돈>에 집중하는 사회현상들이라고 했다.
남편과 하루 일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앨리슨과 커뮤니티 한국경험담 얘기를 하며, 한국에 갈 생각에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 걱정스런 마음은 왜 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과연 나는 이번 한국방문에 뭐라 말 할 수 있을까? “아이워너 코리아! or 아이워너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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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