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경건: 그리스도인의 경건한 삶에 관한 글들
II. 칼빈의 영적인 순례
1. 시편 주석의 자기 상황 적용
1) 신앙에 있어서 시편의 역할
(1) 시편의 위대함에 대한 칼빈의 묘사
그는 시편에 대해 가장 다양하고 빛나는 보화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았고, 그는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고백한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시편이 지닌 가치를 다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시편을 “영혼의 모든 부분들에 대한 철저한 해부”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거울에 비추어지지 않은 심상 곧 감정을 체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기독교강요』 3.2.17에서 칼빈은 다윗이 그의 시편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정서적 상태를 인용하고 있다). 진실로 성령께서는 시편을 통해 모든 고통과 슬픔과 두려움과 의혹과 소망과 근심과 걱정 곧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온갖 격동하는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칼빈은 성경의 모든 부분들이 하나님께서 자신의 종들을 위탁하여 우리에게 전하라고 하신 명령들을 담고 있음을 천명한다.
칼빈은 시편을 선지서에 포함시킨다. 그 이유는 선지서에 나타나는 특징들이 시편에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빈은 습관적으로 다윗을 ‘그 선지자’라고 부르는데, 이는 그가 사도행전 2장 30절에 “그는 선지자라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 하심을 알고 미리 본고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말하되 그가 음부에 버림이 되지 않고 그의 육신이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시리라 하더니”라는 말씀에 의지한다.
(2) 계속적인 자신과의 대화로 간주되는 시편
칼빈은 이 시편이 선지자 자신들이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모든 감정들을 드러내고 하나하나가 우리들 자신을 돌아보도록 요청하거나 인도함을 알았다. 우리의 수많은 연약함 중에서 우리를 질식하게 만드는 숱한 악들 중에 어느 하나도 숨겨진 채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표현한다. 마음속의 구석구석까지 노출되어 가장 극악한 악까지도 밝은 빛 아래 드러난다는 것이다. 칼빈은 하나님을 부르는 것이 우리 구원의 가장 확실한 요새라는 사실에 대한 가장 훌륭하고 확실한 지침을 시편에서 발견할 수 있기에 시편을 이해할 때 독자의 신앙은 크게 증진될 것이며, 하늘에서 내려온 교리의 상당한 부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칼빈은 “성도들에게 있어서는 좌절에 빠져서 큰 불안과 혼란을 느끼다가 마침내 믿음을 통해 구원받게 되는 때가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기독교강요』 3. 20.11).
2) 시편에서의 기도
참된 기도는 먼저 우리 자신의 필요로부터 시작됨을 말한다. 그 이후에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그때에 시편을 대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 땅에 있음을 제대로 알고 처방을 찾게 된다고 한다. 어떤 동기에서든지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려 할 때 시편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약속이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초청과 육신적인 방해 사이에 끼어서 기도로 무장하고 있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기독교강요』의 ‘유혹에 대항하는 투쟁에 있어서의 믿음’이라는 부분(3.2.17)에서 칼빈은 시편 42:5; 43:5, 31;24, 77:7-10을 인용한다.
우리의 온갖 의심 때문에 괴로워할 때 언제나 시편에서 이기는 법을 터득하여 마침내 자유함을 얻은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날아오른다. 더하여 주저함, 공포, 그리고 불안함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기도에 의하여 위로를 얻는다. 불신이 기도의 문을 막으려고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에 가득차도 우리는 굴복하지 않고 마침내 승리를 가지게 된다. 많은 시편 구절들이 기도하는 가운데 마침내 힘든 노력에 의해 응답의 보상을 얻고야 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시 92:12, 27:14). 한편에서 육신의 연약함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다른 한편에서는 신앙의 위력이 드러난다. 믿음의 위력이 바라던 것만큼 강하지 못할 때도 믿음은 점점 더 힘을 얻을 때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적절한 기도의 원리들이 시편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음을 밝힌다.
3) 찬미의 제사
시편에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모습이 나타나는 동시에 너무 수치스러워 사람들 앞에 내놓기를 꺼리는 허물까지도 하나님 앞에 고백하도록 허용한다. 시편에는 또한 “찬미의 제사”를 드리는 적절한 방법이 나와 있다(시 50:23; 히 13:15). 이 제사는 하나님께 가장 귀중하고 달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시편에 우리의 삶을 경건하고 거룩하고 올바르게 형성시켜 주는 많은 교훈들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것은 ‘십자가를 지라’는 것이다. 시편에는 참된 순종의 본보기가 있다. 우리 자신이 애착을 느끼던 것들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복종하며, 하나님의 뜻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함으로, 우리에게 가장 쓰라리고 거친 것들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달콤한 것이 된다.
마지막으로 시편에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찬양이 있어서 오직 그분만을 의뢰하도록 가르친다. 그때에 경건한 신자는 모든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께 간구한다. 시편에는 또한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 시키는 사죄가 풍성히 나타나 하나님과 평화의 관계를 지속하게 한다. 영생의 지식에 필요한 것이 시편에 모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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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