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회에 룻기의 위치와 사무엘상·하 이야기를 함께 나눴습니다. 룻기는 다윗을 찾아내는 족보로 끝났고, 룻기 다음의 이야기는 다윗이 주인공인 사무엘상·하로 이어졌습니다.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서 왕으로 세우는 사무엘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사무엘상은 다윗이 왕이 되기 전까지의 이야기였고, 사무엘하는 왕으로서의 다윗이 어떻게 하나님을 섬겼는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다윗의 대를 이어서 왕이 되는 솔로몬 이야기부터 시작이 됩니다. 그 이야기가 열왕기상·하입니다. 왕들의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우리는 열왕기상·하를 읽기 전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열왕기상·하는 왕들의 이야기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다윗도 왕이었는데, 왜 다윗 이야기는 열왕기상·하에서 기록되지 않고 사무엘상·하에 따로 떼어져 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모델로 세우신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왕이었지만, 진짜 왕은 하나님이심을 인정했던 왕이었습니다. 자신의 통치권은 하나님께로부터 부여 받은 대리통치권임을 인식했던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따로 분리시켜서 모델로 세우시고, 다윗 다음에 나타나는 왕들 중에서 잘했던 왕들은 다윗처럼 잘했다고 칭찬을 하십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열왕기상·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열왕기상·하도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많은 왕들의 이야기가 나열되어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열왕기상·하의 구조를 이해하면 읽기가 참 쉽습니다.
열왕기상·하: ①솔로몬 이야기 ②아합왕 이야기③망하는 이야기
하나님의 모델로 세움 받은 다윗...여로보암은 나쁜 모델로
열왕기상·하는 크게 3덩어리로 되어 있습니다. 마치 얇은 근막에 쌓여있는 고기의 부위들이 약간씩 다른 맛을 내는 것처럼, 열왕기상·하도 맛이 조금씩 다른 부위로 나누어 보니까 3덩어리가 되더라는 겁니다. 첫 번째 덩어리는 솔로몬 이야기와 남북 왕국이 갈라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덩어리는 아합왕 이야기이며, 세 번째 덩어리는 망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그 구조대로 열왕기상·하를 통해서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덩어리의 이야기는 열왕기상 1장부터 열왕기상 16장 27절까지 솔로몬 이야기와 남유다, 북이스라엘이 갈라지는 이야기입니다.
다윗이 죽고 솔로몬이 왕으로 등극합니다. 솔로몬은 일천번제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을 때, 솔로몬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합니다. 이 때,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당부하시는 말씀은 “다윗의 길로 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왕상 3:14’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 같이 내 길로 행하며 내 법도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또 네 날을 길게 하리라”
다윗은 모델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에게도 신신당부 하시는 것은 다윗의 길로 행하라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처음에는 잘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지은 후에 자신의 왕궁을 지었습니다. 그의 지혜는 이웃 여러 나라들에도 소문이 났습니다. 이때 우리는 잠언, 전도서, 아가서를 함께 읽습니다. 왜냐하면 솔로몬 때 편집된 시가서이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많은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그의 인생 마지막 즈음에는 1,000명의 아내를 맞아들이면서 그들이 가지고 들어온 온갖 우상을 섬겼습니다. 이러한 솔로몬의 잘못으로 나라는 두 개로 나눠지게 됩니다.
열왕기상 12장부터 북방 이스라엘은 솔로몬의 부하였던 여로보암이 왕이 되고, 남방 유다는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이 왕이 됩니다. 그런데, 여로보암에게 딜레마가 생겼습니다.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은 남방 유다에 속한 땅이기 때문에, 북방 이스라엘 사람들이 제사드릴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여로보암은 금송아지 두 개를 만들어서 하나는 단에, 다른 하나는 벧엘에 갖다 놓고 그것이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백성들에게 금송아지를 숭배하라고 했습니다. 레위사람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제사장으로 삼고, 절기도 비슷하게 새로 만들었습니다. 혼합종교를 만든 것입니다.
이 때부터 여로보암은 새로운 모델이 됩니다. 다윗이라는 좋은 모델이 아닌, 나쁜 모델로 여로보암이 세워졌습니다. 그래서 여로보암 이후에 등극하는 왕들이 악한 일을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길이 아닌 ‘여로보암의 길로 행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열왕기상하는 남방 유다의 역사가 아닌, 북방 이스라엘의 역사를 타고 가면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여로보암 이후에 등극하는 바아사, 엘라, 시므리, 오므리로 이어지는 왕들은 모두 ‘여로보암의 길로 행했다’라고 하나님은 평가하십니다.
여로보암의 죄 때문에 북방 이스라엘은 BC 722년 마지막 왕인 호세아 때에 앗수르에 망할 때 까지 하나님을 떠나 금송아지를 섬기는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9왕조 19명의 왕들 가운데 하나님 앞에서 선한 왕으로 인정받은 왕이 단 한 명도 안 나옵니다.
두 번째 덩어리는 아합왕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왕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했던 왕이 등장합니다. 바로 아합입니다. 그래서 열왕기상하 두 번째 덩어리는 아합왕 이야기를 합니다. 그 이야기가 열왕기상 16:28부터 열왕기하 15:11까지 입니다.
아합 이야기는 아합과 아합의 부인 이세벨, 그리고 아합 앞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했던 엘리야와 엘리사 이야기도 포함이 됩니다. 그리고 아합 왕조를 무너뜨린 예후왕조까지 아합과 관련된 사람들이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를 ‘아합 이야기’로 보자는 것입니다.
왕상 16장에서 아합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아합은 왕상 22:34-39에서 죽습니다. 그런데, 열왕기하가 시작되어도 성경은 죽은 아합의 이름을 열왕기하 10장까지 계속 부릅니다. ‘아합이 저지른 죄의 성격대로 나라가 그렇게 흘러가더란’ 것입니다. 그 아합의 이야기는 예후에 의해서 아합 왕조가 멸망되고, 그 예후 왕조의 마지막 왕인 스가랴 이야기까지를 두 번째 덩어리, 아합 이야기였습니다.
아합 이야기가 끝나고 난 후 마지막 세 번째 덩어리는 ‘망하는 이야기’입니다. 북방 이스라엘은 마지막 왕인 호세아 때에 앗수르의 살만에셀에게 망하고, 남방 유다는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에게 망하는 이야기가 열왕기하 17장부터 마지막 장인 열왕기하 25장까지 입니다.
열왕기하17:6, “호세아 제구년에 앗수르 왕이 사마리아를 점령하고 이스라엘 사람을 사로잡아 앗수르로 끌어다가 고산 강가에 있는 할라와 하볼과 메대 사람의 여러 고을에 두었더라.”
북방 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망했다는 뜻입니다. 정복자 앗수르가 펼친 정책은 혼혈정책입니다. 북이스라엘 사람들을 앗수르로 강제 이주시키고, 앗수르 사람 일부를 북이스라엘에 정착해서 살게 합니다. 그러면서 통혼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태어난 혼혈인들을 사마리아인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열왕기상하는 남방 유다가 아니라 북방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그런데 열왕기하 17장에서 북방 이스라엘이 망했으니, 더 이상 북이스라엘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나라가 없어졌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열왕기상하의 역사가는 남방 유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북방 이스라엘이 망할 때, 남방 유다의 왕은 히스기야였습니다. 그래서 히스기야왕 때도 등장하는 나라가 앗수르입니다. 북방 이스라엘을 삼킨 앗수르가 남방 유다도 정복하려고 남방 유다를 괴롭힙니다. 그러다가 앗수르는 바벨론에게 멸망을 당하고, 남방 유다도 바벨론에게 망하는 이야기로 열왕기하는 끝이 납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은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나라들이 망하기 전에 계속해서 선지자들을 보내셔서 경고의 메시지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 날 갑자기 그 나라들을 망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계속해서 경고하시고, 돌이킬 것을 선지자들을 통해서 전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이키지 않은 그 나라들은 결국 망한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런 상황에서 선지자들이 전한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dsukim@gmail.com
04.1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