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기대와 소망 가운데 다시금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2024년도에도 전 세계적으로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심각한 기후와 환경 문제로, 그리고 국가 간, 지역 간, 인종 간의 처참한 전쟁과 분쟁의 문제로, 또한 심각한 정치적, 이념적, 경제적 문제들로,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현실의 아픔과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 한숨과 눈물의 시간들을 보냈다.
오늘 우리 목회자들은 이러한 세상의 마지막 때에, 즉 사람들이 이 진리를 떠나 그저 이 세상의 흐름에 편승하여, 반성경적, 탈성경적, 비성경적 사상들과 삶으로 무장하여 살아가는 이 밀레니엄 시대에, 주님의 양무리를 목양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따라서 이러한 밀레니엄 시대에,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우신 주님의 교회를 바르게 인도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바르게 목양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성경적 목회 리더십이 확고히 세워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 필자는 이 혼란한 밀레니엄 시대의 바른 목회를 위하여 확고히 세워져야 할 올바른 성경적 목회 리더십의 원리와 방향에 대하려 간단히 제시하려 한다.
성경적 관점에서 ‘리더’(Leader)와 ‘리더십’(Leadership)의 정의
밀레니엄 시대 바른 목회 리더십을 정립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먼저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정의’는 마치 건물의 기초와도 같아서 이것이 잘못되면 그 위에 세워지는 건물이 바로 세워질 수 없다.
먼저 필자는 성경적 관점에서 지도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지도자란 확고한 성경적 세계관을 토대로, 그리스도 중심의 삶과 헌신을 통하여,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복음으로 소통하며, 복음으로 선한 영향을 끼침으로 말미암아,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진정한 변화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목적을 이루어가는 사람이다.” 간단히 말해,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복음으로 바른 영향을 끼쳐 그들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도록 인도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에 비하여 “리더십”이란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어 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 내지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래서 글로벌 리폼드신학교(GRS)의 제2대 총장이셨던 사무엘 랄슨 박사(Dr. Samuel H. Larsen)는 리더십을 정의하기를, “리더십(Leadership)이란 인도, 동기부여, 개인적인 모범 등을 통하여, 어떤 공유된 변화를 일으키는 비전의 실현화를 향하여, 사람들을 동원하고 준비시키는 예술이자 과학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우리 시대의 목회자 가운데에는 지도력은 있으나 그 지도자가 문제인 경우가 많고, 반면에 지도자는 좋으나 지도력이 효율적이지 못한 경우가 참으로 허다하다. 밀레니엄 시대에 세워진 목회자로서 그 사명을 바로 감당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성경적 리더십을 가진, 신실하고 유능한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의 모델: 예수님의 리더십 모델
매년 건강한 교회 컨퍼런스를 통하여 건강한 교회 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는 미국 남침례교 목사이자 남침례교 신학원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데버(Mark Dever) 박사는 그의 저서 “건강한 교회의 9가지 특징”(Nine Marks of a Healthy Church)에서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리더십을 “BOSS 리더십”이라 정의한다. 여기에서 BOSS란 마크 데버가 다음의 영어 단어들의 첫 알파벳을 따와 만든, 예수님의 리더십 유형을 나타내는 특별한 용어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리더십을 이렇게 알기 쉽게, 그리고 정확히 설명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데버가 설명하는 예수님의 리더십 모형을 오늘 날 목회 리더십에 적용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수님은 진정한 Boss이셨다. 이것은 세상적인 의미에서의 보스의 개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Boss란 명령이 확실하며, 일관성이 있고, 상황에 따라 말이 변하지 않으며, 그 지침과 명령이 단호하며, 모두에게 차별 없이 동등하게 나타난다. 예수님은 진정한 보스로, 그 가르침과 명령이 확실하고, 일관성이 있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으셨고, 모두에게 동일하셨다. 예수님은 “회개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고, “회개하라”고 확실히 가르치셨다. 예수님은 “가능한 사랑해 보라”고 가르치지 않으셨고,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확실히 그리고 일관성 있게 가르치셨다. 또한 예수님은 “시간 나는 대로 기도해 보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오늘 날 밀레니엄 시대의 목회자들이 올바른 목회를 위하여는 영적 지도자로서 먼저 예수님에게서 이와 같은 진정한 보스 리더십을 배워야 할 것이다. 오늘 날 영적 지도자로서 너무나 많은 목회자들의 말이 사람과 상황에 따라 자주 바뀌고, 일관성이 없으며, 얼마나 불분명한가?
둘째는 예수님은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에게 진정한 모범(Out-front)이 되셨다. 예수님은 단지 입으로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 가르치신 것을 솔선수범하여 몸소 행하셔서 사람들이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따라 행하게 만드셨다. 밀레니엄 시대의 목회자들도 자신의 목회자로서의 리더십이 진정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예수님처럼, 자신이 먼저 자신이 가르친 대로 행하여, 성도들이 그 모습을 보고 따르도록 하여야 한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예수님께서는 가르침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당시의 종교지도자들,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보시며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호되게 꾸짖으셨다.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이 밀레니엄 시대에 진정한 목회자로서 바르고 영향력 있는 목회를 하기 위하여는, 예수님처럼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자신이 먼저 몸소 실천하여, 성도들이 그 모범을 보며 신앙생활을 하도록 하는, ‘모범의 리더십’(Out -Front Leadership)으로 무장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예수님은 든든한 공급자, 지원자(Supporter)이셨다. 예수님은 단지 가르치셨을 뿐 아니라, 굶주린 많은 사람들을 먹이시고,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제자들을 파송할 때도 능력을 부여하시고, 그들이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셨다.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공급해 주며, 성도들의 영적, 육적 필요를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도록 기도로 후원하는 자들이며, 성도들이 이 땅에서 영적 전쟁을 잘 치루도록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는 자들이다. 밀레니엄 시대의 목회자들이 예수님의 리더십을 본받아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진정한 후원자 리더십을 가지기 위하여는, 그 스스로 먼저 하나님 앞에 말씀과 기도로 나아가 성령의 능력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며, 또한 자신의 목양지가 어떤 밭인지에 대하여,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공급자의 역할을 다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신실한 연구자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넷째는 예수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섬기는 자(Servant)이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친히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말씀하셨다(마 20:28, 막 10:45).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택한 자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하늘의 영광 다 버리시고, 이 땅에까지 내려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고, 죽기까지 우리를 섬기셨다. 목회자는 이렇게 예수님의 섬기심을 본받아 섬기는 자이다. 절대로 예수 이름 이용하여 군림하는 자가 아니다. 그는 목양지에서 성도들을 바르고, 권위 있고, 일관성 있게 가르치기 위하여 예수님과 같은 확고한 보스 리더십이 필요하나, 모든 사역에 있어서는 철저히 섬기는 자이어야 한다. 밀레니엄 시대에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자들의 리더십에 대하여 잘못된 가르침을 받아 세상의 경제적 리더십, 혹은 회사의 CEO의 리더십을 사용하여 목회를 하려고 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세상의 방법을 이용하여 하나님의 일을 하려고 하는 자들이다. 세상이 아무리 믿는 자들을 공격해 오고, 세상이 아무리 목회자들을 이 세상의 기준에 맞춰 목회를 하도록 유혹하여도, 우리는 예수님의 리더십을 본받아 끝까지 섬기는 리더십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섬김을 받으시는 분, 영광을 받으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시다.
밀레니엄 시대에 필요한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
이제 필자는 마크 데버가 주장하는 예수님의 4가지 리더십 모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밀레니엄 시대에 꼭 필요한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의 유형 몇 가지를 간단히 소개해 보려 한다. 먼저 전제할 것은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밀레니엄 시대에 올바른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의 원리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굳건히 서서 상황 혹은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전제로 밀레니엄 시대에 꼭 필요한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은 첫째로 반드시 하나님 말씀에 확고히 서서 바른 신학적, 교리적 토대 위에 서 있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과 바른 신학 위에 세워져 있지 않는 목회자 리더십은 오히려 교회를 파괴하고 성도들을 파멸로 이끌어 간다. 둘째는 철저히 복음중심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율법적, 종교적 리더십이 아니라, 진정 사람을 변화시키는 복음중심의 목회자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복음과 문화의 관계를 잘 이해하는 목회자 리더십이어야 한다. 항상 먼저 복음을 바로 이해하고, 동시에 이 복음이 심겨질 밭으로서 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되, 그 복음이 타락한 문화 안으로 잘 흘러 들어가, 그 타락한 문화가 복음으로 변화되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는 변혁적 목회자 리더십이 확고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란, 자신이 먼저 말씀과 성령과 복음 안에서 변화되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을 말한다. 밀레니엄 시대에 얼마나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은 변화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고 발버둥치고 있는가? 다섯째는 천국의 소망으로 채워주는 목회자 리더십이어야 한다. 천국은 개념이 아니다. 천국은 사실이고 실재이다. 우리는 이미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며 살지만 완전한 천국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더불어 시작된다. 천국의 소망이 분명해야 이 땅에서도 방황하지 아니하고 힘 있게 그리스도인으로서 달려갈 수 있다. 치명적인 것은 밀레니엄 시대에 실제로 많은 목회자들이 천국이 있음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로 밀레니엄 시대에 꼭 필요한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은 목회자 자신이 끊임없이 배우는 ‘연구하는 리더십’이다. 진정한 리더는 배우는 자이다. 성경에 대하여, 바른 교리에 대하여, 사람들의 상황에 대하여,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일곱째로 밀레니엄 시대에 꼭 필요한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은 ‘기도하는 리더십’이다. 기도를 가르치는 것과 자신이 기도하는 것은 다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여도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를 들어 사용하신다. 마지막으로 밀레니엄 시대에 필요한 성경적 리더십은 ‘사명적 리더십’(Missional Leadership)이다. 이를 ‘선교적 리더십’이라고도 한다. 이 밀레니엄 시대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적 사명을 감사함으로, 끝까지 완수하는 그런 목회자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가는 말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밀레니엄 시대에 목회자로 세우심을 받은 목회자들은 어떻게 보면 엘리야 시대에 하나님께서 남겨두신,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는 칠천 명과도 같다(왕상 19:18). 교회의 소망은 올바른 성경적 목회자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밀레니엄 시대에 예수님의 리더십을 본받아, 성경이 가르치는 올바른 목회자 리더십으로 바로 무장하여, 교회를 새롭게 하고, 성도들을 온전케 하는 사명을 바로 감당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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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