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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랑했던 벽안의 선교사들에 갈채

말콤 펜윅 선교130주년 기념 세계한인침례인대회

“한국의 여러분들이 우리를 많이 사랑해준 것을 우리 선교사들, 잊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어 너무 기뻤습니다. 한국의 모든 침례교회가 발전하도록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1일 진행된 ‘말콤 펜윅 한국선교 130주년 기념 및 세계한인침례인대회’ 둘째 날. 행사장 무대 위에 나이가 지긋한 백발의 미국인들이 올랐다. 이들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총회가 펜윅 선교사 130주년을 맞아 초청한 28명의 은퇴 선교사들이다. 미국 남침례교단 국제선교회(IMB)가 파송한 선교사들로 모두 한국에서 15년 이상 사역한 이들이다. 초청자 중 93세 최고령이었던 베티 헌트(현복자) 선교사는 일주일 전 당한 교통사고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롤라 브래들리와 제네비에브 브래들리(배도일) 선교사 부부는 “한국말을 한 지 40년이 지나 많이 잊어버렸어요”라면서도 여전히 한국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1963년부터 85년까지 기침 군선교회 책임자를 맡아 섬겼던 이들은 “그때 군인들 상대로 선교했는데 너무나 열매가 좋아서 지금도 기쁨으로 기억하고 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91년 한국에 와서 17년간 음악선교사로 일했던 게리 매코이 선교사 부부는 이번에 아들 제이슨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제이슨은 부산 침례병원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까지 한국에 살다 부모와 함께 한국을 떠났다. 제이슨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한국을 떠날 때 다시 오지 못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29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지금 여기 와 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사역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절반은 미국 사람, 절반은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매슈 낸스(나은수) 선교사는 “제가 여기 온 건 아주 옛날,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이었다”고 인사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왜 나를 한국에 보냈냐고 하나님께 물었더니 한국에서 복음을 한 번도 듣지 못한 다른 나라로 보내기 위한 한인선교사를 훈련시키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 침신대에서 선교학을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복음화된 나라에 남아서 우물쭈물하지 말고 빨리 선교하러 나가라고 했다”며 “학기 끝나고 학생들이 교수님은 왜 복음화된 나라에 남아 있냐고 해서 중국으로 가 8년간 가정교회 사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과 동아시아에서 20년간 함께 지내며 하나님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겐 큰 영광이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한국 침례교단을 시작한 펜윅의 선교사역 130주년을 맞아 전 세계에 흩어진 한인 침례교인들과 선교사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펜윅의 뒤를 이어 침례교단의 명맥을 이어오게 한 미국 남침례교 관계자들도 함께하며 침례교회의 선교 사명을 점검하고 되새겼다. 존 워터스 IMB이사는 협동 선교프로그램과 라티문 선교헌금 등을 소개하며 한국교회와의 선교 협력을 당부했다.

박종철 기침 총회장은 “펜윅 선교사에서 시작해 많은 선교사들이 헌신해 주신 덕분에 저도 예수님을 믿을 수 있었고 침례교단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며 “총회와 모든 교회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참석한 목회자들도 오래간만에 한국을 찾은 선교사들과 해후하며 기뻐했다. 안병렬 세종 조치원중앙침례교회 목사는 “이분들이 여기 다시 온 게 꿈 같은 일이라고 말씀하는 모습, 한국에서 선교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 초청해준 데 감격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 뭉클했다”고 말했다.

 

05.1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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