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배 목사 (임마누엘장로교회)
저의 신앙과 인격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분은 홀로 사시며 기도로 저를 키워주신 저의 어머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머니 외에도 많은 분을 통해 저를 빚어주셨습니다. 한국 중앙교회 원로목사님이신 최복규 목사님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46년간 저의 신앙을 이끌어주셨습니다. 또한 목사로서 저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을 주신 분은 총신 신학대학원 시절에 조교로 섬겼던 차영배 교수님이며, 저의 설교에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총신 신학대학원 시절 은사이신 박희천 목사님입니다.
삶의 배경이 사뭇 다른 분들이시지만 이분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을 두 가지만 말한다면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분들이라는 것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열심히 읽는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올해로 88세가 되신 박희천 목사님은 28년간 총신 신대원에서 헬라어와 설교학을 가르친 학자이지만, 지난 67년간 날마다 쉬지 않고 하루 평균 4시간씩 성경을 읽으셔서 신구약 성경을 500번 정도 통독하고, 특히 시편과 잠언은 700번 정도 읽으신 분입니다.
그래서 어느 누가 어떤 성경 구절을 읽으면 그 구절이 어느 성경 몇 장에 있는지를 알아맞히고, 누가 이사야 50장 혹은 고린도후서 2장을 말하면 그 장에 있는 내용을 훤히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성경을 많이 읽으셨지만, 지금도 이분은 여전히 성경을 날마다 열심히 읽고 계시며 성경을 알아가는 즐거움 속에 살아간다고 고백합니다.
사람이 쓴 책들은 대부분 한 번 읽으면 족하고, 아무리 재미있고 소중한 책이라도 10번 이상 읽는 경우가 없는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다릅니다. 아무리 읽고 또 읽고 100번 1000번을 읽어도 즐겁고,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더 새롭고 더 깊고 놀라운 진리가 내 마음에 부딪혀 옵니다.
한국의 대표적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는 자신을 ‘대한민국 국보 1호’라고 칭했습니다. 어떤 학생이 그의 강의에 큰 감동을 받고 다음 학기에 같은 강의를 한번 더 신청했는데 매번 강의 내용이 전년도와 토씨 하나 틀림없이 똑같아서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 때 그는 “사골을 고아도 3, 4번을 우려내는데, 국보급인 내 강의를 몇 번 우려먹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같은 강의를 3, 4번 이상 듣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의 장례예배 주된 성경 본문인 요한복음 14:1-6을 거의 같은 청중을 향하여 100번 이상 우려내어 설교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매번 제 가슴은 뛰고 설교는 더 깊어지고 성도님들은 새롭게 귀를 기울여 듣습니다.
성경을 읽읍시다. 성경은 우리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거듭나게 하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입니다(벧전1:23). 역사상 무수한 사람들이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을 만나고 거듭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여러분도 진지하게 읽고 또 읽으면 성경, 바로 거기서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