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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신앙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2) : 제도화

손원배 목사 (임마누엘장로교회)

영어에 organization과 organism이라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비슷한 단어 같지만 organization은 조직체를 의미하며, organism은 생명체를 가리킵니다. 회사, 사회단체, 국가 등이 organization에 속하며, 모든 동식물은 organism에 속합니다. organization은 사람들이 만들고, organism은 생명체이기에 생명의 창조자요 근본이신 하나님께서 만드십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organization일까요? organism일까요? 당연히 교회는 organism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교회를 생명체인 몸,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씀합니다(엡1:23, 골1:18).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요14:6, 15:1-6)이 머물고 있는 생명체 organism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조직화하고 체계화하려는 강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2천년 역사를 보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교회를 제도화하고 예배, 예식, 사역, 신학 등 교회에 속한 모든 것을 조직화하고 체계화해왔습니다.

10여년 전 우리 교회 예배당이 Homestead Rd.에 있던 시절에 우리 교회를 방문했던 분들은 이 교회는 교회 규모에 비해 체계가 너무 엉성하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 후로 다시 1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 교회는 그 때보다 참 많이 체계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깨닫는 것은 엉성했던 그 때가 더 좋았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체계에 빈틈이 많으면 많을수록 성령께서 역사하실 공간이 많아지지만, 체계화되고 조직화되면 될수록 교회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집니다. 교회가 조직화될수록 인간의 역할은 커집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아도 시스템이 교회를 움직여 나갑니다. 여러분 교회는 어떻습니까? 교회의 방향과 주요 사역들이 기도하는 사람들과 말씀을 읽고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성령께서 결정해 나가는 교회입니까? 아니면 조직에 의해 움직이는 교회입니까? 사람들은 신앙보다 ‘종교화된 기독교’를 편하게 여기듯이, 하나님께서 움직이시는 교회보다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 나가는 조직화된 교회를 사람들은 더 편해 합니다. 예수님 당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자신들이 제도화된 종교, 생명 없는 종교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중세 교회지도자들도 그들의 교회가 제도화한 교회, 그리스도의 생명을 떠난 organization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깨닫고 있습니까? 우리가 어떤 교회에 머물고 있는지를 알고 계십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organization이 되어버린 교회, 사람의 조직에 의해 움직여지는 교회에서 벗어나, ‘생명의 성령’(롬8:2)이 다스리는 교회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도합시다. 성경으로 돌아갑시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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