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C 사무총장, Ph.D)
최근에 한 선교단체의 10년 이상 된 대표들이 모여 팬데믹 이후의 선교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러 가지 주제가 다루어졌는데 그 가운데는 한국선교의 고령화 현상과 젊은이들의 지원이 부족함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이 단체에서 평균나이가 55.9세에 달하고 평균적으로 선교지에서 섬긴 연차는 13년이었다. 선교지 경력 10년 미만의 선교사들 가운데도 평균 나이가 53.9세인 것은 최저 나이가 39세, 최고 나이는 76세였다. 한국교회 전체 파송 선교사의 65.5%가 50대 이상이다. 그만큼 한국선교 운동에 있어서 고령화는 당면하고 시급한 문제로서 건강한 한국 선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선교인력의 고령화 상황은 심각해 보인다. 이러한 현상에는 몇가지 뚜렷한 이유들이 있다. 첫째는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전반적인 고령화 현상이다. 점점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건강함으로 인하여 선교사들의 은퇴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건강한 고령층이 두터워지는 것이다. 선교사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더욱 한국의 대표적인 선교단체들 가운데 은퇴연령을 없이함으로 인하여 장기근속 선교사들이 축적되어간다. 오히려 전체적인 평균연령은 해마다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선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이 많다. 선교사 허입 연령의 증가가 평균 연령의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시니어들이 조기 은퇴나 만기 은퇴를 하고 선교사로 헌신하여 사역을 시작하는데 좋은 자원들임에도 직접적인 선교사 연령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지만 시니어들이 젊은 선교사들을 지원해야 할 선교비 자원의 풀이 줄어드는 역할을 함으로 젊은이들의 선교 헌신을 간접적으로 막는 결과를 야기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그러나 반론으로는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교회에서 모금을 하지 않거나 자기와 가까운 지인들과 가족들의 후원을 받아 나간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 한 단체의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새로 허입된 선교사 28 유닛 가운데 55세 이상인 실버 선교사가 5 유닛이 되어 18%의 신입선교사가 실버라는 사실이 전체 선교사 나이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뚜렷한 인구감소가 선교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젊은이들이 줄어든 교회에서 신임선교사들의 탄생이 어려워진 것이다. 한국교회는 2016년 이후에 전체 선교사 숫자가 증가세를 멈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조금씩 증가되는 것 같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하여 조정되었는데 2019년 28,039명에서 2022년 말에는 23,596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한국사회 전반적인 젊은 인구감소와 함께 교회 대학, 청년의 감소가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할 것이다.
한국교회 선교인력자원의 못자리였던 대학청년 선교운동의 쇠락이다. 선교한국 운동은 젊은이들에게 대학생 시절부터 세계선교를 꿈꾸게 하는 큰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러나 지난 십여 년 이상을 선교한국 대회참석 숫자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였다. 이것을 한국교회 선교운동의 심각한 전조증상으로 받아드리지 못하고 헌신율의 증감으로만 비교하여 안일한 대처를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모이기를 힘쓰지 않는 세대들을 자유 방목하였다. 끌어들이는 노력을 소홀히 한 면이 있다. 연합운동에서 단체별 운동으로 변해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외부적인 이유와 함께 선교내부적인 요소들이 젊은이들의 선교참여를 독려하지 못하고 있다. 선교단체들마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무대책이 너무나 길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젊은이들을 가장 많이 동원하고 있는 단체는 일반적인 단체들이 교제를 꺼려하는 단체이다. 그들의 특징은 선교에 전적인 헌신을 강조하여 위험하다고 까지 여겨지는 단체이다. 그런데 MZ 세대들이 가장 많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MZ 세대에게 헌신을 강조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교회나 단체들이 숙고하여 보아야 할 부분이다. 이 단체에는 미국에서도 다민족의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선교명령에 순종하는 모델들을 통한 도전, 조직적인 동원전략과 젊은 세대에게 독특한 자율권을 허락하는 운영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젊은이들이 선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에 있는 자원들을 발굴하여야 할 것이다. 가장 가깝게 준비된 사람들은 선교사의 자녀들이다. 또한 부모가 선교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목회자 가정과 평신도지도자들의 가정에서 선교사로의 헌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그들을 선교사로 헌신하는 것을 막는 커다란 이유는 너무 어렵게 생활하는 부모를 보고 자랐다는 것이다. 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일반인들보다 헌신적인 선교사 부모는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철이 들기 전에는 너무 어려운 환경을 물려주는 딱한 부모로만 보이는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선교사자녀들은 전통적으로 교회에서 모금을 하며 어렵게 사역을 감당하는 부모와 같은 방법으로 선교에 헌신하기 꺼려하는 것이다. 한 단체의 고등학생 이상의 MK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50%에 달하는 선교사 자녀들이 선교에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법의 선교사 헌신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도적으로 선교사 자녀들을 선교사 후보자원으로 양육할 필요가 있다. 어릴 때에 선교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자녀들의 경우는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여 흔들리지 않고 잘 훈련 받을 수 있도록 장학금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선교단체에서 자체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교회에서 이런 학생들에게 우선적인 장학금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주의 여러 교회들이 장학제도를 가지고 섬기고 있어서 감사한 일이다.
선교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자녀들을 특히 지원해야 한다. 장학생 선발에서 고려할 것 가운데 하나는 부모가 있는 선교 현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경우 장학금 선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원칙을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미주교회 장학재단들이 현실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선교사 자녀들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경우 한국 국적 자녀들에게 상당한 장학 혜택이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국적이나 영주권 소유자들에게 장학 혜택이 크다. 그런데 선교지 국가에서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MK 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선교지 국가에서는 공부를 잘해도 외국인이기에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 선교지 대학이기 때문에 학비가 조금 저렴할 수 는 있지만 장학금 혜택 없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선교지 국가의 대도시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자녀들이 집에서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어려운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자녀들을 대도시의 학교에 보낼 때에 과외로 큰 지출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역차별이며 전략적 모순이라고 생각된다.
선교지 국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더 많은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선교지에 선교사로 남을 가능성이 더욱 커서 훌륭한 선교사 후보 자원이다. 둘째는 선교지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어 선교사역의 넓이와 깊이가 부모 세대보다 훨씬 확장될 수 있다. 셋째는 비교적 하나님의 나라 자원 발굴을 위해서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선교사 자녀가 확실한 선교사로 세워질 것을 기대하면서 말하는 것이다. 이들을 복지의 사각지대에 버려 두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교사 자녀들의 은사개발에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선교사 자녀들은 타문화권에서 독특하게 자라남으로 인하여 다양한 은사를 가지고 태어나거나 자라난다.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개인의 은사를 존중하고 잘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주어야 할 것이다. 이들이 부모처럼 직업을 전적인 선교사로서는 살아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선교에 온전한 헌신을 하며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자원으로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 부모를 따라 선교사로 헌신한 사람은 참으로 귀한 일이지만 다른 직업을 가졌다고 죄인의 심정으로 살지 않도록 대해줘야 할 것이다.
가까이 있는 MK, PK 들을 잘 양육하도록 해야 한다. 선교사의 자녀들처럼 목회자의 자녀들도 가까이 있는 하나님 나라의 귀한 자원들이다. 이들이 잘 양육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많은 PK, MK 들이 어려서 심각한 성장통을 경험하는 얘기들을 듣는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기간들을 지나고 나면 참 좋은 자료로 만들어져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누구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이들의 건전한 네트워크를 돕고 기도하며 격려하고 세워 나갈 때에 한국 선교의 고령화 문제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이제는 MZ 세대가 자기들의 방법으로 자기들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가며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고 위험부담을 안고 파송하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기성세대들이 주관하는 선교단체에 MZ 세대가 들어와서 적응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환경이다. 이제는 20대의 젊은이들 가운데 선교를 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을 기성세대의 방법으로 훈련하고 기존의 제도 안에서 기존의 방법으로 사역하라고 할 때에 새로운 세대의 유입이 참으로 어렵다. 이들이 자유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격려하고 지원하는 교회와 선교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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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