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8월 필라델피아에 갔을 적에 딸이 나가는 교회 울타리에 무궁화 꽃이 핀 것을 보았다. 나무 가지를 살펴 말라버린 씨주머니를 하나 발견했다. 혹시나 하고 손으로 따서 문질러 보았다. 껍질이 부서지자 그 마른 씨주머니에서 까만 씨가 3개나 나왔다. 나는 그 씨를 가지고 온두라스로 돌아왔다. 정성을 들여 종이컵에 흙을 담아서 그 씨를 심었다. 2주가 지나자 흙 속에서 싹이 나왔다. 너무 기뻤다. 9월 24일, 육사로 방을 옮겨오며 육사 본관 앞에 나무를 베어 뿌리를 파버린 그 자리에 옮겨 심었다. 매일같이 물을 주며 싹이 자라 묘목으로 성장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자라던 싹이 온데 간데 없었다. 몇 번이고 흙을 뒤집고 찾아보아도 어디를 갔는지 안 보였다. 바로 땅 밑에 영양분이 많은 흙을 갈아 주지 못해 말라 죽었는가 싶어 더 이상 흙을 파헤치지 않고 지내왔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13:5-6에서 씨앗과 흙에 대하여 말씀을 하셨다.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진 씨는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는 후에 말라버린다고 말씀하셨다. 이유인즉, 복음을 듣고 받아들였으나 그 삶 속에 복음이 뿌리 내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진정 참된 신자가 아닌 사람은 고난이 닥치면 하나님을 저버린다. 다시 말하면 좋은 땅에 뿌리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달은 자니 결실하여 30배, 60배, 100배 수확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심은 씨앗에 대하여 생각을 잊고 지냈다. 며칠 전(25일) 혹시나 하고 그 자리에 가서 보았다. 와! 내 입에서는 ‘마라비아’(굉장하다) 하고 감탄사가 나왔다. 10개월 만에 밖으로 나온 싹이 떡 잎을 이루고 나서 2cm정도 자라 있지 않은가! 마치 여인이 산고 끝에 아이를 해산한 기쁨이 나타난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 나는 육사 공급실의 책임자를 불러 흙을 다시 돋우고, 나무 가지를 잘라다가 둘레에 울타리를 쳤다. 그것도 안심이 안되어 육사 파킹장을 만드는 공사장 인부들에게 부탁하여 팻말(용접)을 만들어 그 자리에 박았다. Corea national árbol. mugoog-hwa. 2012.9.24. 지난 날 내가 살았던 펜실베이니아 주 몽고메리 가운티 아빙톤(abington)에 있는 내 집의 울타리에는 해마다 무궁화 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온두라스는 어디를 가도 무궁화 꽃을 발견할 수가 없다. 언젠가 이 땅에서 자라는 세대가 육사를 방문하면 활짝 핀 무궁화 꽃을 보고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고 내 뒤를 이어 복음을 전하겠지! 역사를 서술하여 민족의 뿌리를 살리고 자부심을 불러일으킬 것을 기도할 뿐이다. 정권수 선교사 온두라스 육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