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징크스! 그것은 이상하게도 비나 눈이 화요일에 주로 오는 것입니다. 다른 날은 지하에서 하는데, 그 날만 광장이라서 더 느끼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제도 화요일, 가을비가 다행히 보슬비로 내리네요. 모스크바 광장에, 이제 헝가리식 이름 “실 카르만 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다페스트 거리의 교회” 예배가 있은 후 급식을 하고 저는 이발을 하는데 추워서 썼던 모자에 눌려 머리카락이 엉망이네요. 그런데 비가 보슬보슬 내리니, 이건 뭐, 하나님이 뿌려주시는 스프레이입니다. “그 다음 사람, 오세요!” 척척 이발을 하였습니다. 우리 목사님이 말합니다. “워우! 새사람이 됐네.”
지난 6월 18일 우리 목사님, 김흥근 선교사가 뛰다가 쓰러져 앰블런스에 실려 갔지요. 5월 17일 MRI를 찍었는데 스트록(Stroke)이 아주 오래전에 있었대요. 왜 시신경이 해를 입었는데 그때 알겠 되었고, 고혈압 주의를 받았습니다. 운동한다고 5km를 거의 다 뛰었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정신을 잃었나 봅니다. 저도 연락을 받고 병원에 달려갔지만 우리 보험은 교통사고 외에는 해당이 안 된대요.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사랑의교회” 중고등부팀과 단기선교를 겨우 끝내고 한국으로 갔습니다. 휠체어를 사용할 정도였지만, 우리 이웃의 홈닥터를 통해 혈압 약을 먹으면서... 저는 다음 단기선교팀이 있어서 함께 가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도 “호산나 교회” 단기선교팀이 목사님의 인솔 하에 왔었는데, 올해는 여자 전도사님의 인솔 하에 오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조정(arrange)해 놓으신 걸 보면... 더구나 저희 연령층인 중년이 대부분이고,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한 명씩 있었습니다. 그 분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한국음식 초대”를 해서 이웃을 불렀지요. 막상 초대해놓고 보니, 우리 옆집 이바와 그다음 이웃 집 일디꼬는 사이가 안 좋더군요. 울타리를 놓고 개 때문에 싸움이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몰랐지요. 그런데 푸짐하고 풍성한 한국 음식 -김밥, 잡채, 불고기, 김치...-을 놓고 웃지 않을 수 없지요. 더구나, 동역자인 진 성국 선교사님 내외분이 떡도 해 오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 동네가 서로 정말 이웃사촌이 됐습니다.
단기선교팀이 떠난 후, 저도 남편을 간호하러 한국으로 갔습니다. 김 선교사는 암 정밀 검사까지 받았지만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온 가족이 사랑의 헌신과 수고를 하였고, 많은 믿음의 의사 선생님들이 봐주셨습니다. 저도 건강 체크를 해주셨는데, 십이지궤양과 위염이 있다며 8주약을 지어주네요. 부산 친정에 간 김에 호산나교회 단기선교팀을 한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기도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뵈니 정말 기쁩니다.” 다들 반가와했습니다. 그때 왔던 고등학생 진형이는 어머니를 모시고 왔네요. 대학생 재영이는 자전거를 타고 먼 길 왔구요. “저 이번에 영어 시험 7등 했어요.” 공부에 마음 붙이지 못했던 진형이가 이제 믿음을 갖고 변했다며, 모두 기뻐합니다.
저희 부부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추석 명절을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서 보내고, 남편은 두 달 만에, 저는 한 달 만에 저희 선교지 헝가리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도착한 다음날, 아니 다섯 시간 후에 또 공항을 나가 단기선교팀을 맞이했지만 말입니다.
안경 쓰듯이, 저희도 약 먹으며, 하나님 주신 미션 오늘도 감당합니다. 기도해주시고, 물질로, 또는 직접 단기선교로 오셔서, 동역해주신 모든 분들은 모두모두 하나님이 직접 뿌려주신 은혜의 스프레이, 단비 입니다. 할렐루야!
“내 교훈은 비처럼 내리고 내 말은 이슬처럼 맺히나니 연한 풀 위의 가는 비 같고 채소 위의 단비 같도다”(신명기 32:2)
깊이 감사드리며...
헝가리 선교사, 김흥근&서명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