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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회로

변명혜 교수

(아주사퍼시픽대학교 교수)

코로나바이러스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지 세 달 만에 교회들이 서서히 다시 교회 건물에 모여 예배를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지지율을 고려한 정치적 발언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삶에 교회가 필수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과연 교회는 어떤 면에서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지 교회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어느 해인가 우리 교회가 표어로 했었던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라는 문구가 상징하는 것처럼 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장소인 건물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 예수님을 믿는 성도 각 사람이 구성원이 되어서 이루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도 있다. 또한 어느 곳에나 존재하시는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교회 건물에만 계신 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우리가 석 달 넘는 기간을 집에서 각자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안 받으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모이는 교회는 우리에게 건물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교회의 기능에는 예배, 선교, 교육, 섬김,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의 사귐이 있다. 교회의 모든 기능은 공동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개인의 경건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함께 예배하며, 함께 섬기며, 서로 가르치며, 교제하는 가운데 점점 더 주님의 나라에 합당한 사람으로 빚어져 간다. 그래서 우리 생애 처음으로 긴 기간 동안 각자의 집에서 주일예배를 드려야만 했을 때 가장 그리워한 것이 “함께”의 경험이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함께 모여 소리 높여 주님을 찬양하며, 말씀을 들으며, 성도들의 얼굴을 보며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공동체의 경험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제한될 때 우리의 삶에 어떤 결과가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설문결과가 나와 있다. 바나리서치센터가 미국 내 목회자를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연결된 내용으로 실시한 설문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머무는 기간 동안 미국 목회자의 반 이상이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30% 정도의 목회자가 정서적, 관계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예배로 인해 교회의 필수 기능인 공동체 안에서의 사귐을 통한 성도들 간의 영적 나눔과 채움이 어려워질 때 우리의 정서가 핍절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디지털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이미 유튜브를 통해서 수많은 설교나 성경공부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염려스러운 것은 유튜브를 통한 설교나 예배의 홍수 속에서 혹시라도 교회의 본질을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며칠 전 유튜브를 보니 “죽알성교회”라는 희한한 이름의 교회 설교가 올라와 있었다.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찾아보니까 한국에 거점을 둔 온라인교회였다. 담임목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오기 훨씬 이전부터 “죽기 전에 알아야 할 성경”을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유튜브에 설교를 올린 것 같다. 그리고 설교를 듣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죽알성교회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그 목사님의 복음을 향한 열정은 알 수 없지만 아무리 설교가 좋아도 유튜브로 설교만 듣는 온라인교회가 교회가 될 수 있을까? 

목회자의 인품이나 삶보다 설교로 목회자를 평가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교회의 다른 기능을 무시한 채 말씀 선포만을 교회의 기능으로 착각하고 오도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교회가 우리의 삶에 필수적이 되려면 말씀 선포뿐 아니라 성도들을 향한 양육과 돌봄, 성도 간의 나눔, 그리고 세상을 향한 선교의 기능이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예배가 온라인화 되면서 혹시라도 집에서 드리는 온라인 예배의 편안함에 익숙해졌다면 이제 다시 옷깃을 여미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회에 나가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릴 준비를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lpyun@apu.edu

 

06.2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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