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부활절
2020년 봄 코로나 19로 거의 모든 교회가 영상예배를 진행하였다. 문제는 사람 간의 전파를 막아야 하므로 부활절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어려움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연합예배를 드릴 수 없으니 부활절을 연기하자는 주장까지 하였다. 하지만 부활절 연기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교회력에서 정해진 날짜가 있는데, 부활절을 연기한다는 것은 사람이 교회 절기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에 불과하다. 부활절 연기 주장은 유야무야 사라지고 말았다.
교회마다 특별한 절기가 되면 성찬식을 진행한다. 부활절이 되면 성찬식을 하는데,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으므로 성찬식을 거행하기 어렵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온라인 성찬을 거행하자고 주장하였다. 이 역시 반대에 부딪혔다. 온라인 성찬식으로 과연 성찬의 의미를 누릴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다면 온라인 성찬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배학자들의 의견이 있었다. 결국 온라인 부활절 예배와 온라인 성찬식을 거행하는 교회들이 상당수 있었다.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위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도들이 모여 부활을 기념하고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인해 부활절 연합예배를 연기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활절 연합예배 연기는 동력을 잃었다. 무기한으로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대표자들만 예배당에 모여서 거리를 유지한 채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부활절 헌금 중에서 따로 떼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고 결의했는데, 결산 후에 돕는 액수도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부활절 예배는 현장예배를 주저하는 교회들에게 현장 예배를 재개하는 명분이 되었다. 다른 때는 온라인 영상예배를 드려도 부활절은 특별한 날이니만큼 현장예배를 드리자는 주장이었다. 미디어에서는 예배 강행이라는 말로 교회를 비난하였다. 전염병이 더 퍼지고 집단 감염이 될까 두려워하는 주장도 있었다. 일부 교회는 반대를 무릎 쓰고 부활절 예배를 강행하였다. 물론 철저한 방영과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예배였다. 다행히 부활절 예배로 인한 감염의 확산이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떻게 예배를 드려야 할 것인가?
2020년 코로나19 감염사태는 교회에서는 예배를 소중하게 여기는 계기가 되었다. 온라인예배를 찬성하는 목회자조차도 모이는 예배가 소중하다는 데 더 크게 공감하였다. 문제는 교회가 주일에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에 왜 이르렀는지 반성하는 목소리들이 작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감염병 때문이고, 정부의 행정명령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교회와 목회자들에게는 예배를 못 드리게 되는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모든 일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면 하나님이 왜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하셨을까? 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
사실 그동안 예배는 컨셉과 콘텐츠 위주로 사람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사례가 매우 많았다. 예배의 원칙인 영과 진리의 예배보다는 예배를 고안하고 구성하며 청중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예배가 진행되었다. 예배 사역자들의 활동으로 예배는 점점 더 인위적이 되었다. 그리고 예배에서 감성을 자극할수록 참여인원이 더 많아졌다. 교회는 예배의 부흥이라는 명분으로 예배사역자들을 더 잘 키웠다. 물론 예배사역이라는 개념을 부정할 수 없으나 예배의 인위적 조작이 실행되었음도 부정할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 예배를 보고 계신다고 믿는가? 만약 예배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사람들 더 모으기 위한 예배라면 그 예배를 과연 하나님이 받으시겠는가? 성전 문지방만 밟는 구약의 모습이 오늘날에도 일어나지는 않는 것인가?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 하나님을 더 알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예배는 어디에 있는가? 하나님이 예배의 소중함, 예배의 본질 회복을 위해 코로나19로 교회를 각성시키려는 목적을 가지신 것은 아닐까? 단순히 모이는 예배 즐기는 예배가 아닌 예배 자체를 귀하게 여겨야 하지 않겠는가?
몇몇 목회자와 신학자 중에는 차제에 예배 패러다임을 전환하자고 주장한다.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것은 현재를 부정하고 새롭게 나아가자는 말이다. 전환하자는 주장의 내용을 듣다보면 과거의 방법처럼 인위적으로 예배를 꾸미기보다는 내용으로 흐른다. 이것은 패러다임 전환이 될지는 몰라도 예배의 본질 회복은 아니다.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행위이다. 예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예배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예배의 거룩함을 훼손하는 모든 의도는 반드시 배격되어야 한다. 패러다임 전환이든, 예배의 부흥이든 그것은 예배의 본질에 비해 더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가 가장 중요하다. 예배를 드리는 사람과 믿음이 중요하다. 현장예배이든 온라인 영상예배이든 방법론이 중요하지 않다. 예배의 본질 회복이 훨씬 더 중요하다. <끝>
kcdc1217@hanmail.net
08.01.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