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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목회연구원 세미나 (28차)

1993년에 시작된 유럽목회연구원 세미나가 28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30여 년을 진행하는 동안, 아일랜드의 화산 폭발과 코로나로 몇 번 쉬어야 했으나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할 수 있음은 분명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유럽목회연구원 세미나는 단순히 세미나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미나를 마치고 며칠 동안을 함께 어우러져 선교지 탐방을 전통적으로 했다. 그 시간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 세미나 이상 유익했고, 치유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곤 하였다.

어려운 목회, 및 선교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복된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초교파적으로 모이기 때문에 선후배에 대한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맘껏 마음을 열고, 깊은 곳에 가두었던 응어리들을 토해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번은 세미나 30주년으로 놀라운 은혜를 주님께서 참석한 회원들에게 베풀어주셨다. 여러 후원의 손길을 통해 이태리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크루즈에서 세미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를 타고’(행 27:1)라는 주제로 103여 명이 사도바울이 2천 년 전에 배를 타고 누볐던 지중해 일부분을 돌아보며 세미나를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사도바울이 탔던 작은 배에 비해 우리가 탄 배는 1만 8천 톤으로, 높이 15층의 큰 배였기에 흔들림을 느낄 수 없었으나 사도바울이 탔던 배는 파도에 요동이 심했었다.

이번 세미나 강사는 이여백 목사(주사랑선교교회), 고광종 목사(인천성산교회), 김영복 목사(인천성산교회), 안용식 목사(김해제일교회),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가 수고해주셨고, 특별 강사로 캐나다의 박헌승 목사님께서 헌신하셨다.

이여백 목사님께서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목회자와 성도와의 관계에 대하여 역설하셨고, 고광종 목사님은 성도가 굳게 붙잡아야 할 구원의 확신은 객관적 증거인 성서에 기반해야 함을 강조하셨다. 김영복 목사님께서는 처치프랜팅 바이블에 대하여, 그리고 심하보 목사님은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라는 말씀으로, 그리고 안용식 목사님은 하나님의 축복에 대하여(민27:21-26)를 강의하셨다. 그리고 폐회예배에 캐나다의 박헌승 목사님께서는 우리가 배를 타고(행 27:1)를 중심으로, 우리가 배를 탔다는 것은 목적이 있는 승선이요, 소명을 이루기 위한 것임을 역설하셨다. 크루즈의 사정으로 7박 8일 동안의 세미나는 매일 오후 2시간으로 만족해야 했고, 바다에서 하선할 수 없는 마지막 날에는 5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배 안에서 제공되는 모든 음료(커피와 각종 음료)는 무료로 마시도록 하였고, 각 기항지 여행도 전혀 돈을 지불하지 않도록 도모하였다. 한 마디로 호사가 넘치는 세미나였다.  

첫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는 데, 먼저 시내에 있는 유명한 가우디 성당을 보고 승선했다. 배는 오후 4-5시경에 다음 행선지를 향해 출발하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마르세유였다. 마르세유는 그리스 사람들이 세운 항구도시로 불란서의 제2도시요, 인구가 150만을 넘는다고 한다. 마르세유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세워진 노트르담 드라 카르드 성당을 보았다. 

또한 마르세유는 본래 물이 귀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먼 강으로부터 물을 끌어왔다고 한다. 그 기념으로 만든 생 마들렌 분수를 구경했다. 쉬지 않고 하늘을 향해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분수를 통해 성도가 하나님께 올려드려야 하는 영광과 기도를 학습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지역은 프로방스가 인접한 곳으로 고흐가 머물러 그림을 그렸던 지역이기도 하다. 16세기에 극렬한 핍박을 피해 위그노들이 도피했던 곳이기도 하고 일찍이 중세기에 십자군들이 이곳 항구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 다음 밤을 달려 도착한 곳이 이태리의 제노아였다.

1983년도 밀라노 한인교회 여름수련회를 인도했던 곳이기도 하고 이곳은 항구도시로 베네치아와 자웅을 겨루었던 도시로 바이올린의 천재 파가니니가 태어난 도시고,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비가 내릴 것 같은 우중충한 날인데 허물어진 그의 집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찰칵! 콜럼버스가 왜 이리 늦게 왔냐고? 언짢은 표정을 짓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배타고 간 길 보다 훨씬 먼 동양에서 왔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여 공감하는 듯했다. 

우리가 탄 배는 오후에 어김없이 출발하여 아침에 다음 항구에 도착한다. 도착한 항구는 내가 살고 있는 로마의 가까운 치비타 베끼아(Civita vecchia) 항구였다.

처음 이곳에 온 사람들은 로마를 구경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 하선했고, 우리와 몇 사람은 배에 남아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던 바다를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후 시간에 배는 또 출발했다.

바울이 탄 배는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불가항력적으로 가야 했지만, 우리가 탄 배는 분명한 목적지인 시칠리아 팔레르모를 향해 가고 있다. 지도로 볼 때 먼 길이다. 커다란 배로(승선인원 6천명)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행선지를 향해 가고 있다.

바울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모른다고 했는데, 우리는 낯선 장소에 대한 호기심으로  핍박과는 전혀 상관없이 즐거워하고 있다.

아침의 여명이 바다를 붉게 물들일 때, 우리는 준비된 푸짐한 조반을 먹는다. 빵을 맛있게 먹도록, 접시에 올리브기름을 따라놓고 식초를 배합한다. 거기에 빵을 찍으면 한결 감칠맛을 내게 된다.

주님께서는 목요일 밤, 최후의 만찬에서 얼마 있다가 자신을 팔아버릴 가룟 유다에게 빵을 건넬 때, 맨 빵을 주지 않고 빵을 맛있게 먹도록 찍어서 주셨다(요 13:26). 그런 사랑을 우리는 어찌 배울 수 있을 까? 

팔레르모는 수난이 많은 도시다.

일찍이 그리스 사람들이 점령하였고, 그 다음 칼타고, 그리고 로마, 또한 중동의 이슬람, 불란서, 또 신성로마제국, 그리고 바이킹족들 그런 과거가 있었기 건축물에도 적당히 섞여 있다. 이상하게 시칠리아는 음식과 카페가 특별하다.

그래서 로마나 밀라노 같은 대도시에는 시칠리아 이름을 붙인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다. 또한 이 지역 특산물인 오렌지는 유명하다. 화산재로 인해 과일이 잘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장소가 몰타, 멜리데 (행 28:1)다.  

바울은 열나흘쯤 되는 날 밤에 ‘두 물이 합하여 흐르는 곳을 만나 배를 걸매’(행 27:41) 지금도 바울 사도가 만나 상륙한 지점이 두 물이 합하여 흐르는 해안을 만나게 된다. 그곳은 크루즈가 입항하는 항구와는 다른 쪽이라 볼 수는 없었지만(전에 갔었음), 의미가 깊은 곳이다. 

바울은 이곳에서 이곳 추장 보블리오 부친의 열병을 고쳐줌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보였다. 그런 놀라운 이적을 통해 이 섬의 다른 병든 사람들이 와서 고침을 받았다(행 28:9). 그 결과 큰 환대를 받을 수 있었고, 떠날 때 뱃사람들이 쓸 것을 배에 실었다고 했다.

이곳에서 우기를 지내기 위해 머물게 된 3개월은 그 곳을 복음화 시키려는 하나님의 섭리였다. 바울과 함께 탔던 276명도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함으로 주 앞에 나왔을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행사였다.

하나님 주시는 은혜와 크루즈가 주는 편안함을 만끽함으로 그동안 힘들었던 사역이 위로를 받고 부부 사이가 돈독해지는 아름다운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런 호강을 할 수 있겠느냐고 최고의 세미나였다고 한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유럽 목회자들이나 선교사들을 향한 배려하심이라고 믿는다. 은혜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린다.

특히 화려한 장소에서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후원하여주신, 이여백 목사(주사랑선교교회), 고광종 목사(인천성산교회), 김영복 목사(의정부사랑과 평화의교회),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안용식 목사(김해제일교회) 목사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에는 2024년 4월 8일부터 14일까지 장소는 크로아티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03.1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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