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나님의 신비에 의해 몸과 마음과 영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삶을 형성해 가도록 창조되었다. 인간의 삶은 몸과 마음과 영이 상호 작용하며 공명할 때 온전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의 온전한 상호성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온전한 상호성은 실재의 상호 연관성과 실재의 상호 주체성을 모두 포함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에 대한 실재의 상호 연관성은 모든 차원이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이며, 실재의 상호 주체성은 각 차원은 주체로서 가치를 지닌다는 인식이다. 실재의 상호 연관성은 차원의 본질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고, 실재의 상호 주체성은 모든 차원의 가치에 대한 개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몸과 영의 상호성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경향이 있다. 특히 몸은 영적 삶과는 무관한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몸과 영적 삶의 상호성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몸과 영적 삶의 상호성이란 몸과 영적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 의존하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되듯이 건강한 영적 삶은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건강한 영적 삶은 심장박동률과 혈압과 불안을 낮추고, 질병에서 회복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수술 후의 통증도 덜했다. 건강한 영적 삶은 노년에 시작되어도 유익하다. 앤드류 뉴버그 박사 연구진이 65세 이상 노인들의 뇌를 연구한 결과, 특히 사랑의 하나님을 하루 12분씩 30일만 묵상해도 MRI 뇌 검사로 측정된 사랑회로, 즉 전두대상피질이 커졌고, 심장박동률과 혈압이 낮아졌고, 기억력 시험에 30퍼센트의 향상을 보였다(Andrew Newberg, How God Changes Your Brain, 27-32).
인간은 기계가 아니므로 컴퓨터가 작동되는 원리와는 다른 특징이 있지만, 흥미롭게도 컴퓨터의 작동 시스템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컴퓨터가 작동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이 셋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작동할 수 없고 셋이 다 있어야만 바르게 작동할 수 있다. 인간도 몸과 마음과 영의 차원 또는 인격의 한 차원이라도 없으면 건강한 삶을 경험할 수 없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인간의 삶에서 몸을 부정적인 차원으로 보는 이유는 육, 육신과 같은 용어가 비의적인(esoteric) 개념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육, 육신과 같은 용어는 단지 몸과만 관계된 것이 아니라 거듭나지 않은 몸과 마음과 영으로서 인간이나 부패한 인간성과 삶을 의미한다. 따라서 플라톤과 같이 영혼, 즉 이성은 빛의 근원이고 몸과 감정은 어두움의 근원이라고 보는 이원론은 큰 오류이다. 플라톤은 정신의 작용과 육체의 작용 간에 근원적 거리가 있다고 보았을 뿐 아니라 감정은 억누르고 죽여서 정신이 원활하게 작용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은 상호 작용할 뿐 아니라 이성과 감정을 완전히 나눌 수 있다는 관점은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몸과 마음과 영의 차원 또는 인격으로 형성된 인간은 특정한 시공간에 속한 사회적 토대 위에서 삶을 고취해 나가는 형성적 존재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은 어느 하나의 차원에 의해서 지배되지 않고 서로 조화로운 상호 작용을 통해 서로 온전하게 된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의 차원은 신체적, 정신적, 초월적 양상 또는 인격으로 나타나지만, 이 세 차원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호성 안에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몸과 마음과 영은 지속적인 상호 작용을 통해 형성되어 가는 존재다.
에릭 존슨도 인간은 다차원적 존재로 창조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의 다차원적인 요소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따라 바르게 작용할 때, 그 자체가 하나님의 영광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Eric Johnson, Foundations for Soul Care, 371-78). 만약 몸과 마음의 신경 생리적 질서나 심리적 질서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따라 작용하면,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님의 영광이 될 수 있다. 신경 생물 질서와 심리적 질서뿐 아니라 영적 질서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작용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영적 질서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실천되지 않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보다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인 몸과 마음과 영의 질서와 특징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중요하다. 인간의 영적 차원뿐만 아니라 모든 창조 질서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중요하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의 질서를 위한 신경 생리, 심리 관계, 가족 체계, 사회 문화, 영적 질서와 관계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향유해 낼 때, 하나님의 영광이 더 높게 드러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다차원적 질서를 형성하는 창조적 선물인 몸과 마음과 영의 질서와 상호성에 대한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핵심은 몸과 마음과 영은 상호성 안에 있고 서로에게 환원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실재의 상호 주체성은 몸과 마음과 영의 각 차원의 개성(individuation)을 인정하는 것이다.
몸은 창조적 선물로서 체화된 인격으로서 개성을 지닌다. 하지만 각 차원의 주체성은 상호 연관성의 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인간의 각 차원 또는 인격은 상호성 안에서 주체성이지 다른 차원과 분리된 주체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뇌과학에서 밝혀진 뇌의 기능은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의 각 차원이 지니는 개성을 이해하는 데 유의미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예컨대 난독증(alexia)이 있지만 난기증(agraphia)이 없는 환자는 글을 읽을 수 없지만 글을 쓸 수는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방금 쓴 글조차 읽지 못한다. 뇌의 좌측에 있는 시각 피질이 손상되면 우측 시각피질만이 시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좌뇌에 있는 언어처리 영역으로 전달하지 못하지만, 글을 쓸 수는 있다. 좌뇌의 언어 영역과 손의 근육을 연결하는 신경은 손상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뇌과학에서 밝혀낸 뇌의 난독증과 난기증과 같은 현상은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의 관계와 개성을 이해하는 데 유의미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은 분리될 수 없는 실재의 상호 연관성 안에 있지만 실제의 상호 주체성, 즉 개성을 지니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인간은 몸과 마음이 건강해도 영이 병들면 하나님을 예배할 줄 모르는 영적으로 병든 상태가 된다. 영의 질병은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서만 회복될 수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으로 몸과 뇌에 문제가 발생하면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기도하는 삶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인 몸과 마음과 영의 상호 연관성뿐 아니라 각 차원의 개성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의 온전한 상호성에 대한 인식은 영적 삶에서 중요하다. 인간의 몸은 때로 반응적이고 충동적이지만, 마음과 영에 의해 조절되고 형성 방향을 지시받을 수 있고, 동시에 마음과 영의 상태를 반영한다. 인간의 영적 삶은 체화된 몸과 분리되어 형성할 수 없다. 인간은 몸에서 분리된 영이나 기계적 유기체로서 영적 삶을 형성하는 존재가 아니다. 성숙한 영적 삶은 몸의 차원을 간과하거나 소홀히 여기지 않는 삶을 통해 형성된다.
인간의 몸은 이 세계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인격일 뿐 아니라 인간이 만나는 상황과 외부의 존재들과 상호 작용하는 체화된 인격이다. 인간은 체화된 몸이 없으면 삶 형성의 장과 그 장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소통할 수도 없다. 인간은 몸을 통해 삶의 형성적 상황에 이르며 경험한다. 로버트 브라우닝은 인간은 ‘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몸 때문에’ 발전한다고 했다. 몸은 비록 불완전성과 유한성이 있지만 하나님의 뜻과 계시가 펼쳐지는 소중한 창조적 선물이다.
by 최창국, TGC
04.05.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