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아플 때가 최악이었어요. 심하게 아플 때는 나가서 약도 못 사고, 밥 해먹을 기운도 없어서 며칠 동안 누워있기만 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에요.”
몽골 출신 졸자야(가명·35)씨 얘기다. 2013년 건축 전공을 살려 일하고자 한국에 첫발을 디딘 그는 근로와 유학생활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레 1인 가구 이주민이 됐다. 이른바 ‘나홀로족’ 11년째인 그에게서는 불편함을 넘어 외로움, 나아가 공동체에 대한 갈망도 느껴졌다. 졸자야씨는 18일 통화에서 “(교회가) 이주민이나 1인 가구를 단순히 도와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공동체로 있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00만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 1인가구 주인공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혼자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고충은 무엇인지, 그걸 해소할 방법은 뭐가 있는지 물어봤다. 이주민을 비롯해 자립준비청년, 1인 청년직장인, 홀몸 노인들의 얘기 속에선 ‘함께’ ‘보듬는’ ‘따뜻한’ 같은 단어들이 유독 의미있게 다가왔다. 졸자야씨처럼 누군가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전해졌다.
자립준비청년 정서현(22)씨는 3년째 홀로 살고 있다. 정씨도 역시 아플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하면서 “예전에 열이 많이 났을 때, 움직이기도 힘든데 혼자 병원을 가야 하다 보니 서러웠다”고 전했다. 또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려가고 싶냐는 질문에 정씨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평안한 삶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힘들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면서 삶을 버텨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가 음식 재료나 식료품 등으로 1인 가구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를 보듬고 관계를 이어가는 섬김·돌봄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교회에 제안한 것이다.
11.2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