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인 A씨는 광주 서구 상무동의 한 원룸에 살고 있다. 가족과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고 모친은 치매로 고생하다가 현재는 병원에서 요양 중이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A씨는 언젠가부터 건강이 나빠지면서 일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지역 행정복지센터 관계자 B씨는 A씨의 원룸을 찾았다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각종 반찬이 든 봉지가 문고리에 그대로 걸려 있었던 것. 반찬은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피플(회장 김천수)과 상무1동주민자치회가 A씨에게 매주 전달하는 음식이었다.
B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과 함께 집에 들어갔다. A씨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B씨는 “반찬을 가지러 나갈 힘도 없을 정도로 A씨의 상태가 심각했다”며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 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시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던 A씨는 현재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린 반찬 봉지는 굿피플이 벌이는 ‘모두의 한 끼’ 캠페인을 통해 배달된 것이었다. 굿피플은 이 캠페인을 통해 2020년부터 취약계층에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 이 사업이 진행 중인 장소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광양 구미 등 6개 지역이다. 광주에서 이 캠페인이 전개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상무1동자치회는 굿피플의 도움을 받아 동네에 있는 ‘원룸촌’을 중심으로 매주 1회씩 50가구에 반찬을 배달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한 식중독 우려 탓에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음식엔 ‘냉장보관’ 스티커를 붙여놓기도 한다. 장성우 상무1동주민자치회장은 “매주 50가구에 반찬을 배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보람을 느끼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며 “상무1동이 모범 사례가 돼서 더 많은 소외 이웃에게 따뜻한 음식이 제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굿피플은 ‘모두의 한 끼’ 캠페인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A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 캠페인은 소외 계층에 식사를 제공하면서 1인 가구의 ‘고립’을 예방하는 성과도 내고 있다.
굿피플 관계자는 2일 “계속 반찬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광주에서 있었던 일처럼 이 캠페인을 통해 의미 있는 일들이 계속 생겨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09.0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