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버지의 유지(遺旨)를 따라 대를 이어 세계 각국에 성경을 기증하는 모녀가 있다. 서울 종로구 동신교회 권사와 집사인 김영례씨와 그의 딸 왕보람씨 이야기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김순권 목사)는 김씨와 왕씨의 후원으로 ‘아이티어 큰 활자 성경’ 3000부를 아이티에 보낸다고 8일 밝혔다.
기증식은 지난 5일 경기도 용인 대한성서공회 반포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엔 두 사람뿐 아니라 왕씨의 남편과 딸이 동석해 3대가 성경 기증 현장에 함께했다(사진). 김 권사는 “이번이 7번째 성경 기증인데 어떤 선교보다 귀한 이 사역에 참여할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는 국민 30만 명이 숨진 2010년 대지진 피해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달아 허리케인과 지진, 코로나19 등 각종 자연재해를 입었다. 최근엔 무장 갱단이 도심 곳곳을 장악해 치안과 행정이 불안정한 상태다. 호재민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혼란 가운데 있는 아이티인이 하나님 말씀으로 위로와 소망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권사는 부군인 고(故) 왕기일 동신교회 장로의 뜻을 따라 딸과 함께 2018년부터 세계 각지에 성경을 보내고 있다. 고인이 특정한 미크로네시아를 시작으로 가봉(2019년) 부르키나파소(2020년) 모잠비크(2021년) 말라위(2022년) 크로아티아(2023년) 올해 아이티까지 총 3만4522부를 후원했다.
04.1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