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군선교연합회·이사장 김삼환 목사) 세미나실. 군종목사(군목) 후보생 23명이 군목 선배들의 군 선교 현장 이야기를 공책에 기록했다. 입영훈련 간 주의사항도 꼼꼼히 메모했다. 곧 입대해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다소 경직된 예비 군목들의 얼굴에는 기대가 섞인 표정이 교차했다. 군선교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군선교신학회가 주관하는 ‘제82기 군목 후보생 소집교육’ 현장에서다.
교육은 입대 전 사전 정보를 안내하면서 군 선교 사역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전하고 사명감 고취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군인화 과정에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기도 하다. 현장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을 비롯해 예장합동·고신·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8개 교단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날 첫 번째 시간에는 이정우 군선교연합회 사무총장이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 사무총장은 군목으로 지낼 당시 느꼈던 고민을 공유했다. 그는 “군에 입대하고 전역하기까지 총 31년을 지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목회와 현장 얼마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며 “부대마다 정체성이 다르다. 그렇기에 가족 양육을 비롯해 장병의 사명감 고취와 간부들을 군 선교사로 만드는 과정 등의 사역 비율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복음이다. 복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한다면 군목의 임무는 실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목은 기존 교회에서 오랫동안 사역을 담당할 수 없다. 그렇기에 경험도 적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선배 목회자들을 설교 멘토로 지정해 참고하며 그들이 어떻게 청중과 호흡하고 설교를 풀어가는지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군 선교 해답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진 순서에는 정진오 최윤석 군목이 각각 ‘초임지 적응’과 ‘군목의 이해와 자세’를 주제로 강의했다. 2일차에는 성동준 군목이 ‘군종사관 훈련과정 이해’를 교육해 입영 안내사항을 전할 예정이다.
교육에 참석한 군목 후보생들은 저마다 소명을 품은 군 선교사가 될 것을 소망했다. 예장고신 군목 후보생인 김동석 목사는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시대다. 비기독교인이 교회로 직접 찾아오는 몇 안 되는 순간이 바로 군인일 때”라며 “전역하고 나서도 장병들의 인식에 복음이 좋은 소식임을 남길 수 있는 그런 목회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03.16.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