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결혼에서 낳은 자녀들을 데리고 재혼을 했습니다. 재혼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고 재혼 후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남편과의 갈등을 겪으며 자녀들이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혼 후 혼자 자녀를 키워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싱글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마음에서 재혼을 결정했는데 충분한 교제가 부족한 가운데 결혼한 남편이 아직 미성년인 자녀들에게 주는 상처를 보면서 후회가 밀려듭니다. 저의 문제는 현재의 결혼에 대해서도 어떤 결단을 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이전 결혼에 대해서도 아직 정리가 안 된 것 같아서 삶이 혼돈스럽습니다.]
준비된 결혼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만큼 이혼은 결혼의 시작보다 더 많은 준비와 검토와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 반복된 갈등의 한 복판에서 인내와 문제해결의 능력이 약해지면서 갈등을 극복하며 풀어가기보다 갈등의 해소의 일환으로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를 접합니다. 그런 뒤 이혼 후 재혼을 직면하게 되거나 또는 재혼 후 반복되는 갈등을 경험하면서 이전의 결혼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혼의 과정을 돌아보면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는 자유로움보다는 미성숙하게 문제를 바라본 시각, 부족한 갈등해소 능력, 믿음의 부족, 멘토 및 지원체계(supporting system)의 부족, 이혼에 따라 발생하는 자녀양육, 재정문제, 자아독립, 신앙적 이슈 등을 풀어갈 수 있는 이해 및 준비 부족 등을 아쉬워하게 되고 이전의 결혼을 이혼으로 마감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를 상담을 통해 빈번히 접하면서 상담자로서 안타까움과 아픔을 함께 느끼곤 합니다. 따라서 언약적 선포로 시작한 결혼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전되면 일단 자신의 생각과 결정을 멈추며 제 3의 시각에서 문제를 점검하며 도움을 받는 과정을 필수요건처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재혼이라는 결정을 앞두면 여러 가지의 이유로 초혼에 비해 더 조급한 마음과 함께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를 봅니다. 임상경험으로는 교제 후 1-3개월 사이에 재혼을 결정하는 통계를 많이 접합니다. 따라서 바쁠수록 기도해야한다는 가르침처럼 가장 바쁜 때야 말로 가장 신중해야할 때이며 기도의 준비를 통해 바른 결정을 도와야 할 시기가 됩니다. 더군다나 재혼가정은 혼합가정(Blended family)의 형태로 발전되기 때문에 초혼 때와 달리 자녀양육에서도 더 많은 변수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에 따른 신중한 준비를 전제로 할 때 재혼 가정이 더욱 안정성을 갖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위험적 요소를 품고 재혼가정을 출발시키게 됩니다.
이혼 후 자녀와 함께 사는 싱글 가정에 대해서는 신학적 견지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싱글가정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자녀의 양육(parenting)과 관련하여 재혼을 통한 새 출발이 필요하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지난 결혼을 통해서 경험한 이슈 등을 점검하며 갈등을 일으킨 원인들, 문제 발생과 부정적인 해결의 패턴 등, 자녀 양육과 관련한 이슈들, 극복하기 어려웠던 숨겨진 이유들, 풀지 못했던 영적인 묶음들, 신앙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슈들, 영적 축복의 원리, 가정의 의미에 대한 검토 등의 과정을 통하여 분명한 해답을 가지고 새 가정을 신뢰의 기초 안에 세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는 더 많은 주의를 요하는데 부모의 재혼 과정에 자녀의 의사를 반영시키는 과정은 갈등 속에서도 자녀와의 신뢰관계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합니다. 자녀 뿐 아니라 부부 당사자 모두가 결국 윈-윈(Win-Win)의 원리 안에서 혼합가정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함으로 이 가정이 건강하게 성숙하게 되면 이는 복음적 가정의 모델로서도 손색이 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능력을 드러낼 것입니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은 미성년 자녀뿐 아니라 이미 성장을 한 자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합니다. 자녀의 정체감과 가족에 대한 개념, 가치관, 도덕관뿐만 아니라 개인의 신앙관에도 영향을 주기에 어쩔 수 없이 이혼이라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결론에 이른 경우에는 자녀의 눈높이에 맞게 부모의 입장과 납득될만한 설명을 통하여 자녀들을 혼돈으로부터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믿음의 관점을 갖게 되면 하나님의 말씀이 허락하는 분별력과 가르침에 따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바람직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의 지혜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례처럼 현재 처한 재혼가정의 상황 하에서 이전의 결혼에 대해 정리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이는 시급한 이슈입니다. 거룩한 가정을 통한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는 새롭게 출발한 새 결혼관계에 집중하며 배우자에게 충실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가정은 신랑 신부의 비유처럼 성도와 예수님과 같은 거룩한 만남이 전제가 될 때 관계를 통한 축복들이 부어지며 이의 깨달음과 함께 아름다운 관계의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크리스천으로서 가정공동체의 사명 앞에서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관계를 돌아보며 가족 구성원들을 통하여 공동체의 원리를 세워가는 도전과 실천이 어느 때 보다도 개별 가정, 특히 이민가정들을 도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