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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모으고 아픔은 나누고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원로)

디팩 초프라 박사는 “더 젊게 오래 사는 법”이라는 저서 머리말에서 “인간의 신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생물학 기계가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 활발하게 바뀌는 에너지, 정보, 지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의 구성체로서 완전하게 변화할 수도 있고 다시 새로워질 수도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의 머리 속에 심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의 생물학적 나이(기능적 나이)와 연대기적 나이는 같지 않다고 했다. 늙은 젊은이가 있고 젊은 늙은이가 있다. 나이는 많지만 비전과 용기, 패기와 기상이 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깨를 늘어뜨리고 초점을 잃은 젊은이들도 있다. 체력이나 완력은 젊은이들을 당할 수 없다. 그러나 힘이란 반드시 근력이나 완력만은 아니다. 체력보다 강한 것이 정신력이고 정신력보다 더 센 것은 영적인 힘이다. 모든 힘에는 변치 않는 원리가 있다. 그것은 모으면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모래알 하나는 작다. 그러나 수많은 모래알을 한데 모으면 산이 된다. 물방울 하나는 작다. 그러나 모여 흐르면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1분을 60개 모으면 1시간이 되고, 1시간을 24개 모으면 하루가 된다. 문제는 모으는 일이 서툴고 익숙지 못하는 것이다.

김 과장 한 사람이 일본에 상담을 위해 출장을 간다고 하면 상대편 회사가 긴장을 한다고 한다. 이유는 김 과장을 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과장을 포함한 세 사람이 출장을 간다고 하면 상대가 마음을 놓는다고 한다. 이유는 일본에 도착하기 전 자중지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합하고 모으는 일에 서툰 우리를 탓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귀담아들어야 할 깊은 뜻을 지니고 있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갈등으로 증폭된 와해와 분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새해가 되었다지만 서광도 여명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보였던 힘 모으기가 다시 시작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그때 금 모으기는 우리의 힘 모으기였고 사랑 모으기였고 믿음 모으기였다. 힘은 모을수록 강해지고 아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 우리 시대는 골 깊은 상처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아픔이란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이 더 크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아픔은 누구에겐가 털어놓고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버림받은 아픔, 실직의 고통, 실패로 인한 좌절들을 견디지 못해 최악의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들, 말 못할 고뇌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그들의 아픔 속으로 들어가 나누고 껴안는 일이 크리스천이 할 일이고 교회가 할 일이다.

지진과 해일로 고통 받는 이웃들의 신음소리가 지척에서 들린다. 결코 남의 일이어도 안되고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다. 결코 남의 일이어도 안되고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다. 수천만 개의 병원이 있어도 다 치유하기 힘든 아픔으로 우리 시대는 신음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갇혔을 때 돌아보았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물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대답해야 한다. 힘을 모으는 것은 필요할 때 뜻있는 일을 위해 쓰기 위해서이다. 힘은 모으고 아픔은 나눠야 한다. 한국 교회는 우리 시대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는 통증클리닉이 되어야 한다. 통증클리닉이 통증 원인을 제공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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