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원로)
969세를 살았던 무드셀라의 연수에 비하면 100세 장수는 장수축에 끼지도 못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00세 노인이 1천명이 넘고, 일본의 경우 4천명을 넘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장수 비결을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성미가 급한 사람은 단명하기 마련인데, 그 원인은 스트레스를 자신이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경은 장수를 하나님이 베푸시는 복으로 설명하고 있다. “네가 땅에서 잘되고 장수하리라”는 한 구절만으로도 장수가 은총의 선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의한 장수나 병든 장수는 복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잘되고 장수하는 것’이 복이라는 것이다. 잘된다는 것, 거기엔 다양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영과 혼과 육이 통전적으로 잘되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영적으로는 무척 건강한데 육체의 지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육체적으로는 건강을 내세세우고 살지만 그 영혼이 병들어 흐느적대는 사람이 있다. 성경이 말하는 잘된다는 것의 우선순위는 물론 영혼의 문제다. 그러나 육체의 껍질을 쓴채 살아가는 존재인 이상 육체의 잘됨을 외면하거나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근 연구기관의 보고에 의하면 남성에 비해 여성의 수명이 더 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 남자의 평균수명이 67.7세인데 반해, 여자는 75.5세, 대만은 남자 75.3세와 여자 76.8세, 미국은 남자 71.3세와 여자는 78.6세, 일본은 남자 76.1세와 여자 82.1세, 프랑스는 남자 72.3세와 여자 80.9세, 스웨덴은 남자 74.8세와 여자 80.4세로 여자의 평균 수명이 단연 길다. 그 원인을 학자들은 남성의 염색체 활동 속도가 여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며, 남자에 비해 여자의 생활패턴이 절제되고 있기 때문이고, 여성의 출산율 감소 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정신적 긴장 증후군이라든지 과욕, 그리고 과음, 과식으로 인한 무절제 등은 남자의 수명감소원인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살고 죽는 것, 가는 것과 남아있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새 한 마리도 하나님이 허락지 아니하시면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는 것이 성경의 교훈이다. 하물며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여자가 지니는 강점은 오래 사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남자는 세계를 정복하고, 여자는 남자를 정복한다는 말만으로도 여자의 능력과 그 역량을 짐작할 수 있다. 또 한국을 위시해서 핀란드, 파나마, 라트비아에 탄생한 여성 대통령과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지, 영국의 대처 등 현대 정치사에서 주목받는 여성들이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머니로서 여성의 자리매김이다. 수많은 위인들과 우리네 보통 아이들이 어머니의 사랑의 품안에서 고동치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성장했다. 따라서 여성의 장수 비결은 베풀었던 사랑과 걸머진 희생에 대한 하나님의 보상이라고 본다.
오래 산다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서는 별 의미가 없다. 어떻게 오래 사느냐와 무엇을 하며 오래 사느냐가 중요하다. 가령 주색잡기와 도둑질로 날들을 채우는 장수라면 무슨 가치가 있겠으며 뜻이 있겠는가. 반짝 인기로 시선을 끌다가 무대에서 사라지는 그런 삶보다는 느리고 또 느리더라도 잘되고 장수하는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본다. 오래 살자. 그러나 지루한 인생일랑 끝장을 내자. 잘되고 오래 산다면 천년인들 마다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