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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믿음, 바른 삶

이탈리아에 있는 피사의 사탑은 1173년 8월 9일 건축 공사를 시작한 이래 최근에 이르기까지 계속 기울어 명성을 떨치고 있다. 1178년 4층 공사 중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기울기 시작해 공사를 중단했고,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1272년 7층까지 올리다 다시 중단해야 했다. 1360년 기울어진 탑 위에 종루를 쌓아올리는 새로운 공법으로 탑을 건축했고, 그 뒤로 5세기에 걸쳐 계속 기울면서 아슬아슬한 고비를 거쳤다. 언제 다시 기울어 무너질지도 모르는 사탑을 구경하기 위해 매년 수백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졸작을 명작으로 둔갑시켜 구경거리를 만든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번 기울기 시작한 탑은 계속 기울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무너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본래 사탑 건축을 시작한 사람들이 지반이 약한 충적토 위에 세운 것이 화근이었다. 탑과 인생살이, 탑과 신앙생활은 유사점이 많다. 기초가 허약하면 탑은 기울거나 무너진다. 기초가 잘못 잡히면 인생도 신앙도 속절없이 무너진다. 사울과 다윗은 어느 날 갑자기 왕이 된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사울 왕조는 일대로 막을 내렸고, 다윗은 40년 통치에 그 후손이 대를 이어 왕위를 계승했는가 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그 후손으로 태어났다. 이유는 신앙의 기초가 든든했기 때문이다. 사울은 백성이 뽑은 민선이었고 다윗은 하나님이 세운 선택의 사람이었다. 다윗은 철저한 신앙 가문에서 성장했고, 사울은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명목상 신앙인이었다. 사울은 자신의 약점과 잘못을 감추고 변명하는데 힘썼고 다윗은 자신의 과오를 피눈물 나도록 회개했다. 두 사람의 삶이 그토록 차별화된 것은 신앙의 기초 때문이었다. 우리네 주변을 둘러보면 잘 믿고 잘 사는 사람들이 많다. 교회 안에도 큰소리치고 헛기침하는 사람들, 자신을 의인시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성경의 교훈은 바로 믿고 바로 사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단 한 번도 바리새파 사람들을 칭찬한 일이 없다. 이유는 그네들이 잘 믿노라고 자부했기 때문이다. 믿음의 척도를 자신에게 두는 것은 오만이고 오산이다. 자신의 믿음은 완벽하다고 여긴다든지, 그것을 빌미삼아 다른 사람을 정죄하고 폄하하는 것은 바리새적 발상이다. 신앙의 절대적 척도는 하나님께 있고 눈에 보이는 기준은 성경이다. 언제나 잘 믿노라는 사람들이 문제를 만든다. ‘나는 부족하다, 믿음이 모자란다, 죄인이다’라며 자신을 낮추는 사람들은 문제를 만들 힘도 기교도 없다. 그러나 ‘나는 완벽하다, 믿음이 좋다, 잘 믿는다’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윗자리를 탐하고 말썽을 피운다. 하나님이 원하는 사람들은 잘 믿는 사람들이 아니다. 바르게 믿고 바로 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는 사람들을 기뻐하신다. 그들이야말로 미래지향적이며 발전 가능성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 된 사람은 더 될 게 없지 않은가. 어느 날 아우구스티누스에게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최상의 덕목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의 대답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겸손이었다고 한다. 바로 믿고 바로 사는 사람들이 역사를 바로 쓰고, 사회를 회복시키며, 교회를 바로 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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