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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목회가 우선이다 (하)

저출산, 고령화 해법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사회 문제로 확대되자 노무현 정부는 이해찬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여기에는 정부 각 부처, 각 사회단체 노동조합, 종교단체가 참여했다. 특히 저출산 문제는 때를 놓쳤다는 자성의 소리가 높아졌고 대안 찾기가 어려웠다. 필자는 기독교 대표로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자는 국무총리의 제안을 따라 각 부처와 기관대표들이 이런 저널 의견들을 피력했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계종 대표께서 좋은 의견을 말씀해 주시지요”라는 총리의 말에 “저는 죄인입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결혼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저출산 대책을 운운할 처지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총리는 “그러시면 천주교 대표께서 한 말씀 하시지요”라고 하자 “저도 죄인입니다. 드릴 말씀이 없군요”라며 발언을 사양했다. “그러시면 기독교 대표이신 박 목사님께서 한 말씀하시지요”라는 총리의 말을 받아 “대책이라기보다 제가 목회하고 있는 교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신생아가 첫 외출로 교회에 나오는 날 축복기도(사전 신청서를 받고)를 했다. 미국교회의 헌아식과 유사한 행사였다. 아이를 품에 안고 축복하는 기도를 드린 후 축하카드, 꽃다발, 필자가 직접 쓴 휘호액자에 금일봉을 선물로 주곤 했다. 그리고 반드시 세 명까지 아이를 낳겠다는 다짐을 받고 부모에게 아이를 넘겨주곤 했다. 다섯 명의 아이를 낳게 되면 성지순례를 약속했다. 이런 일을 시작한 후로 신생아 숫자가 불어나기 시작했고, 첫 외출 축복기도 신청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영아부가 부흥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결혼식을 주레할 때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성혼선포를 하기 전 반드시 물었다. “아이는 몇 명을 낳기로 했나요?” “한 명만 낳기로 했는데요.” “안됩니다. 그러면 선포 안 합니다.” “아직 의논하지 않았는데요.” “지금 의논하시오.” 세 명을 낳겠다고 하면 성혼을 선포하고 다음 순서를 진행했다. 이 얘기를 해서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이 운동이야말로 교회가 맡아서 진행해야 된다고 입을 모은 적이 있었다.

고령화 사회도 문제지만 저출산 문제는 사회발전과 교회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일학교가 문 닫은 교회가 늘어나고 2030년이 되면 대학들도 문을 닫을 곳이 불어나게 된다. 교회 구성이 역삼각형 꼴이 되어 기현상을 낳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목회! 그것은 목회자가 서고 앉을 자리다. 서 있던 자리고 앉아 있던 자리가 정갈하고 말쑥해야 한다. 목사에게 목회는 삶이고 비전이고 사명이다. 그래서 목회는 목사의 최우선이어야 하고,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목표이며 깃발이다. 그런데 한눈을 팔거나 다른 것을 넘겨다보면 일탈의 우를 범하게 된다. 왜 교회 목회는 제쳐두고 딴 곳을 기웃거리는가? 그들에게 권한다. “목회현장으로 돌아가시오. 목회에 최선을 다하시오. 목회에 최우선순위를 두시오”라고.

목회는 어렵다. 그러나 보람이 넘친다. 인간의 영혼과 삶을 돌보고 이끌고 가르치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총회장 임기가 끝난 어느 날 신문사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시지요”라는 편집국장의 물음에 “목회를 계속 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어떤 목사로 기억되기를 바라십니까?”라는 질문에 “박종순 목사는 목회자였다. 평생 목회자로 사역하다가 목회를 내려놓았다는 평을 듣고 그렇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답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필자는 목사였고 목회자였다. 필자에게도 어렵고 가파른 고개가 있었고 강이 있었지만 목회는 필자를 신바람 나게 했고, 보람찬 나날을 선사했고, 그리고 감사의 세월을 살게 했다. 그래서 지금도 감사와 감격이 나를 떠나지 않는다.

목사는 목회가 우선이다.

iamcs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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