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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한다 (아가 1장-8장)

강기봉 목사 (뉴욕백민교회 원로)
강기봉 목사

(뉴욕백민교회 원로목사)

 

‘아가’는 구약성경 스물두 번째로 총 8장으로 된 책이다. 영어 성경에서는 Song of Songs(노래 중의 노래), 또는 솔로몬의 노래라 했다. 우리 말로 ‘아가’는 가장 아름다운노래, 아름답고 정갈한 노래라는 뜻을 가졌다. 구약성경 중 두루마리 책으로 불리는 다섯권(오축) 중 한 권으로, 이스라엘의 5대 절기 중 가장 중요한 유월절에 낭독되던 책이다. 

이 책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과의 사랑을 그렸다. 술람미 여인을 묘사한 용어 중에는 꽃,나무, 때로는 동물들까지 등장한다. 최고 수준의 여인으로 묘사한다. 아름답고 섬세한 감성의 흐름이 있다. 그런데 술람미라는 여인의 이름은 본문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 후기 편집자들이 사용한 것 같다. 술람미도 이스라엘의 평범한 시골일 것이다.

아가서는 청춘 남녀의 순수하고 지고한 사랑을 노래하면서, 그 저변을 통해서는 하나님과 그 백성의 관계를,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영원한 관계를 나타낸다. 술람미 여인은 백성을 대표하고, 솔로몬은 하나님을 대표한다고 믿고 싶다. 8:6 외에서는 하나님을 언급하지 않지만 사실이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지극히 아끼시고, 귀하게 보시고 사랑하시는 모습이다. 그에 비해 술람미 여인(백성)은 예쁘게 보이는 면도 있으나, 일관성이 아쉬운 모습을 드러낸다. 본문이 말하는 술람미 여인은 도시 여인들 처럼 얼굴을 가꾸는 여인도 아니고, 그저 햇볕 아래 일하느라 피부도 타서 거무스름했다(1:6). 본문의 솔로몬은 여인을 볼 때 외모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이제 본문이 말하는 술람미 연인과의 관계를 살펴보겠다. 먼저, 1:1-3:5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이 연인 시절 가졌던 열렬한 밀회와 벅찬 그리움을 발하는 내용이다.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나로 네 얼굴을 보게 하라(2:14)’ 서로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대해 때로는 직설적이고, 때로는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로 찬사를 보내고, 뜨거운 연정을 고백한다. 결혼 약속과 기다리는 설레임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다음 3:6-5:1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장엄하고 화려한 혼인예식 광경과, 초야의 기쁨을 노래한다.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너울 속에 있는 네 눈이 비둘기 같고, 네 미리털은 길르앗산 기슭에 누운 무리 염소 같구나(4:1)’ 눈에 보이는 신부가 아름답고 아름답다! 온 마음으로 하나됨을 고백한다.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 네가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 네 눈으로 한번 보는 것과 네 목의 구슬 한 꿰미로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4:9)’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한몸을 이루는 것이다. 한몸은 보는 것이 같고 하는 말이 같고 가는 길이 하나다.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은 이것이 기쁘고, 많은 사람은 축복했다.

다음 5:2-8:14은 결혼 초 두 사람이 일시적인 갈등을 겪게 됨을 보여준다. ‘예루살렘 여자들아 너희에게 내가 부탁한다. 너희가 나의 사랑하는 자를 만나거든,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낫다고 하려무나(5:8)’ 찢어지는 아픔을 안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람이 함께 하면서 항상 좋은 때만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때가 있다. 등을 돌릴 때도 있고, 남보다 더 미울 때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람의 만남, 특히 결혼 관계는 얼른 아물어야 한다. 부부간 갈등은 칼로 물베기라 한다. 진정한 갈등은 오히려 더 크고 깊은 열매를 맺는다.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갈등의 결과도 여인의 집안이 크게 식견을 넓히며 왕실과 인연이 맺어짐을 본다. 갈등은 성숙을 위한 좋은 요소다. 사랑은 영원을 향한 과정이다. 완전한 하나됨을 이루어가는 여정인 것이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왕의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삶을 보고 듣고 경험했던 사람이다. 그러기에 하나님과 하나 됨에 대한 열망과 끊을 수 없는 미련 속에 산 사람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삶은 천명에 이르는 여인들을 왕래하였지만, 그런 중에도 한 여인과의 지고한 사랑의 관계를 사모했으리라 믿고 싶다. 그 마음이 ‘아가, 솔로몬의 노래, 사랑을' 쓰게 했다.

사랑은 서로가 서로에게 속하여 하나됨을 이룬다. 이것이 창조적 하나님이 설계하신 것이다.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구나. 그가 백합화 가운데서 양떼를 먹이는구나(2:16,6:3, 사62:4-5,고후11:2, 계19:7-9)’ 하나님은 창조적 부터 사람을 자기 형상을 따라 지으시면서, 그 사람과 영원토록 모든 여정을 함께 하실 것을 작정하신 분이다. 이 하나님이 남녀가 부부되어 삶의 여정을 함께 가게하신 분이다. 그러기에 부부의 도리는 하나님과 인간의 도리와 본질적으로 같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가정을 이루고 60년 70년 무한대로 함께한다. 이 동안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알아가는 외에,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조목조목 배워가고 확인해 간다. 인내와 희생, 겸허함, 섬김을 눈으로 몸으로 경험한다. 어쩌면 그렇게 참을까, 어쩌면 그렇게 떠나버리지 않고 같이 할까! 내가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유용하게 남긴 것도 없는데, 오히려 부족하고 실수 투성이 짓을 많이도 했는데 그저 함께 한다. 알고보니 꼭 하나님이 자기 백성과 함께 하시는 모습과 같다. 백성과 함께 하셔서 하나님께 이득이 되는 것은 없는데도 떠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사람을 향해서 짝사랑하는 분으로 보인다. 부부가 하나님의 이 모습을 보며 흉내라도 내기를 힘써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인생을 동행하면서 하나님을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축복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그토록 절박하게 사랑하셔서 430년만에 애굽에서 이끌어내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날을 기념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한 ‘아가’를 유월절에 낭독하는 것이다.

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신비한 선물이다. 처음 인간 아담과 하와를 통해서 성과 그 범위는 인류 모든 세대를 통해 지켜져야 함을 분명히 하셨다.(창1:20-25). ‘아가’에서도 남녀간의 성을 엿볼 수 있는 표현이 있다(2:6등). 남녀 두 사람을 하나되게 하는 데에는 성이 매개체가 된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순전하게 지켜살고, 부부간의 부부됨을 찐하게 영위하는데는 이 성도덕이 지켜져야 함이 필수 요건이다. 사도 바울은 성도를 ‘그리스도께 중매(고후11:2)’ 했다고 했다. 그만큼 성은 신성한 것이다. 

요즘 현대세계가 다방면으로 급속히 전락해 가는데는 이 성도덕의 붕괴가 큰 요인이 된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세계의 주목과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출산율은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성을 그릇되게 운용하는데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아가서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지혜와 지식과 부와 명성을 누렸던 솔로몬이 썼다. 그가 천명의 여인들을 통과하며 수많은 사람을 겪으며, 달고 쓴 일을 겪으며, 한 분 하나님이 영혼 깊숙이로부터 자신을 깨우심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시고, 자신을 아끼시고 함께 하시기를 원하시는지를 알았다. 이 마음이 그로 잠언과 전도서를 쓰게 하고, 이제 아가를 쓰게 하셨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의 마음을 술람미 여인과의 관계로 승화시켜 이 책을 썼다. 

‘아가’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그렸다. 우리는 그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누리며 산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하신 바램에 부합되게 살자! 우리는 귀하고 복된 존재다, 하나님은 바로 나를, 또 우리를 사랑하신다. 놀랍다. 감사드린다! 

kangkibong@hotmail.com

 

12.1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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