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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 세우심, 그리고 보내심

사도행전 13:1-3
지용주 목사

(시라큐스 한인교회)

초대 교회 시절 기독교인들에 대한 극심한 박해는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지는 놀라운 열매를 가져왔습니다(행 8:1). 흩어진 기독교인들, 즉 디아스포라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었습니다. 이들에 의해 드디어 이방인들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졌습니다(행 11:20). 그리고, 안디옥에 이르러 이들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새이름을 받았습니다. 안디옥은 당시 인구 50만 명에 이르는 세 번째로 큰 도시였습니다. 지중해 해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였고, 당시 로마처럼 부유한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우상숭배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안디옥 교회는 우상숭배자들의 핍박을 받았으나, 교회를 잘 이끌어갈 지도자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안디옥 교회에 교인들이 많아지자, 예루살렘 교회는 ‘바나바’를 파송하였고, 파송받은 바나바는 직접 바울을 찾아가 안디옥 교회의 교회의 지도자로 초청을 합니다. 

성경을 보면 바나바나 바울뿐 아니라,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 70인 제자들, 그리고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던 120명의 문도들까지 모두 ‘보내심을 받은 자들’(the sent)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도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들과 성도들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사도행전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몇 단어들이 있습니다. “교회”와 “부르심”과 “보내심”입니다. “교회”는 헬라어로 ‘에클레시아(Ekklesia)’입니다. 이는 ‘부름을 받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사도”는 ‘아포스톨로스(apostolos)’로, ‘보내심을 받은 이’라는 뜻입니다. 신학적으로 “부르심”은 소명(calling)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보내심”은 사명(commission)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아무런 자격이 없는 우리를 은혜로 부르셨고, 우리에게 재능과 은사를 주심으로써 그 사명을 감당케 하십니다.

사도행전 13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안디옥 교회에게 사명을 주시고, 교회가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일하시는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일하시는 원리가 나와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부르심)

 

본문은 안디옥 교회의 5명의 지도자들을 소개합니다. 시므온과 루기오와 마나엔, 그리고 바라바와 바울입니다. 이들 모두 출신 배경과 인종이 다른 것을 보면 아마도 안디옥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던 것 같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최초의 이방 교회로 유대인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이방인들이 함께 모여 있었습니다. 안디옥 교회에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한 목적,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모였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립이나 갈등도 없었던 것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를 향한 믿음과 사명을 가지고 한 하나님 안에서 아름다운 화합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가시기 위해 하나님의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 부르심에 순종한 자들은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는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는 부르신 제자들을 따로 세우십니다 (세우심)

 

하나님께서는 부르신 제자들을 훈련시키시고 따로 세워가십니다. 부르심에 순종한 하나님의 자녀들을 말씀으로 훈련시켜 세우시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가게 하십니다. 본문에 나오는 안디옥 교회는 이러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람을 키우는 교회였습니다. 많은 훌륭한 하나님의 일꾼들을 배양해냈습니다. 바나바를 통해 이곳에 왔던 바울도 안디옥 교회에서 훌륭한 지도자로 세워졌고, 앞서 살펴본대로 시므온, 루기오, 마나엔과 같은 생소한 이름들의 인물들도 바나바와 바울과 대등하게 기록될 만큼 위대한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본문에서 성령께서는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행 13:2). ‘따로 세우다’라는 헬라어는 ‘구별’을 의미합니다.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다른 것으로부터 구별하여 세운다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셔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바울을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셔서 세우셨습니다(갈 2:7, 8).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에게는 하나님께서 각기 주신 고유한 사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 각자의 사명은 모두 한 가지 목적, 즉 영혼 구원에 있습니다. 현대의 많은 교회들이 건물이나 재정, 사역들을 채워가는 것에 급급하여 일꾼들을 말씀으로 바르게 키워가는 일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워가야 합니다. 또한 이것은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다음 세대를 세워가는 길입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부르셔서 세우신 제자들을 보내십니다 (보내심)

 

하나님께서는 부르신 제자들을 세우셔서 준비케 하신 후에 복음을 전파하도록 세상으로 보내십니다. 

본문에서 볼 수 있듯이 안디옥 교회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방 선교를 위한 지도자들을 따로 세우고 보냈습니다. 헬라어로 ‘보낸다’는 말은 ‘파송한다’(아포스텔로)는 의미합니다. 헬라어 아포스텔로는 ‘~로부터 풀어 놓아 자유롭게 보내다’라는 의미로써 이는 선교사는 세상으로부터, 인간적인 것으로부터, 욕심에 묶인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여 세상에 보내진 자들을 의미합니다. 선교사, 목회자들만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들, 모든 성도들은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보내심을 받은 존재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요 20:21; 17:8).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세상을 보내셨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세상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사단의 세력 가운데 하나님을 대적하고, 우리를 미워합니다. 그래서 보내심을 받은 우리는 세상 가운데 환난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셨고,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요 3:16). 이것이 바로 우리를 부르시고 세우시고 보내신 목적입니다. 멸망 받을 수밖에 없는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로 하여금 기쁜 소식,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믿는 자들에게 영생을 주시기 위해 우리를 세상에 보내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하나님의 일꾼들에게 능력과 권위를 주시고, 항상 함께 하시며 인도해가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러한 보내심의 역사는 성경에만 기록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렇게 보내심을 받은 많은 선교사의 거룩한 희생을 통해 한국의 복음화가 이루어졌고, 그 복음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복음에 빚진 자로서 세상으로, 열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렘브란트는 젊은 시절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방황하던 중 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등의 명작을 남겼습니다. 그의 친구들은 종종 “자네처럼 좋은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그때마다 렘브란트는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묻기 전에 일단 붓을 들고 그리기 시작하게.”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게, 멀리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바로 우리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복음을 나누면 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우리는 너무 망설이며 쭈뼛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신중하게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행동’입니다. 믿음도, 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과 마음만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실 때, 순종하며 며 행해야 합니다. 

지난 15년간 우리 이웃에 와 있는 난민들을 위한 사역을 이루어오면서 이러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세우심, 그리고 보내심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제자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때에 부르신 우리를 따로 세우시고 복음 전파를 위해 세상으로 보내십니다. 그래서 보내심을 받은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우리의 오고 감이 하나님의 주권에 있음을 기억하며, 우리가 서 있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해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해갈 때, 주님은 우리의 돕는 자가 되어 주시며, 늘 동행하시며, 축복된 삶을 누리게 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보내심에 순종하여, 그 사명을 아름답게 감당해가기를 소망합니다.

workman4yeshua@gmail.com

07.3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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