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광야로 인도하시는 이유

창세기 45장 1-8절
강신용 목사

(뉴욕 사랑의동산교회)

자녀가 세상에 태어나 5-6세가 되면 부모는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킵니다. 학교 교육을 통해 균형 있는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 역시 자녀들을 광야학교에 입학시키셔서 그리스도를 닮은 믿음의 사람들로 자라도록 교육을 시키십니다. 요셉이 받은 교육을 살펴보면서 귀한 교훈을 얻기 원합니다.        

 

광야학교에 입학한 요셉

 

아버지 심부름으로 양을 치는 형들을 찾아간 요셉을 형들은 깊은 구덩이에 빠뜨려 죽이려 했다가, 유다의 제의로 지나가던 이스마엘 상인들에게 은 20냥을 받고 팔아넘겼습니다. 하루아침에 요셉은 왕의 경호실장 집의 노예로 들어갑니다. 그는 주인의 신임을 얻었지만, 안 주인의 유혹을 거절한 죄 아닌 죄 때문에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간음죄를 짓지 않으려다가 억울하게 투옥된 것입니다. 감옥에서 왕의 술을 맡은 시종과 빵을 맡은 시종을 만나 그들의 꿈을 해몽해준 일로 요셉은 바로 왕에게 소개됩니다. 애굽의 유명한 박수나 술사들이 해석하지 못한 바로 왕의 난해한 꿈을 요셉이 해몽했고, 그 일로 요셉은 일약 애굽의 총리가 됩니다. 그 후 아버지 야곱과 그의 일족을 애굽으로 이주케 하므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한 역할을 감당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겉으로 드러난 요셉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왜 요셉을 그런 가시밭길로 밀어 넣으셨는지, 그 고난의 광야학교를 통해 요셉이 받은 수업과목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요셉의 인격과 삶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셉을 가르친 교사들

 

어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생들을 만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는 것처럼 하나님은 요셉을 여러 선생들에게 붙이셔서 교육을 받도록 하셨습니다. 아버지 야곱을 비롯하여 형들과 미디안 상인, 보디발과 그의 음란한 아내, 감옥의 간수와 왕의 시종들, 그리고 바로 왕- 모두가 요셉의 교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맡은 과목을 충실히 가르쳐 요셉을 큰 인물로 만들어냈습니다. 요셉이 옮겨 다니면서 공부한 교실들도 많았습니다. 자기 집, 깊은 웅덩이, 사막, 노예시장, 보디발의 집, 감옥, 왕궁 모든 것이 요셉이 수업을 받은 교실들이었습니다. 그런 교실에서 배우고, 익히고, 결단하고, 기도하고, 간구하며 성장했습니다. 코리덴 붐 여사가 자기 책 서문에 "온 세계는 나의 교실이다"라고 썼는데, 요셉에게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요셉의 수업 과목

 

그러면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배우게 하신 과목은 무엇이었을까요? 

첫째는‘인내’과목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그 안에 인내가 자리 잡고 있지 않으면 품위 있는 인격도, 향기로운 믿음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요셉은 웅덩이에 빠졌을 때에도, 노예로 팔려갔을 때에도,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억울함과 분노를 참고 인내하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야고보는 욥을 거론하며 인내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라, 인내하는 자를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결말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는 분이시니라"(약5:11). 성급한 욥의 아내는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욥2:9)고 분노를 드러냈지만 욥은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재앙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욥2:10)며 하나님의 주권을 존중하며 끝까지 참고 인내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은 그에게 갑절의 복을 내리셨습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에게 인내심을 길러주기 위해 환난을 허락하십니다. 이를 깨달은 자는 환난을 즐거워한다고 했습니다(롬 5:3-4).   

요셉의 두 번째 수업 과목은‘겸손이었습니다. 아무리 믿음생활을 열심히 해도 교만하면 망합니다. 아무리 신비한 은혜를 체험했어도 교만하면 마귀의 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베드로전서 5장 5절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시느니라"(벧전5:5). 여기서 '대적하다'는 단어는 '적을 치기 위해 군대를 배치시킨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교만한 자는 하나님의 군대를 불러들이는 자입니다. 교만한 자가 택한 자라면 그 사람의 교만이 완전히 깨어질 때까지 하나님은 그를 강하게 다루십니다. 계속 고집을 부리면 평생 고난의 불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교만한 자는 귀가 강퍅하여 옳은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도 외면하며 지도자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요셉도 처음에는 형들에게도 꿈 이야기를 하면서 형들이 자기에게 절을 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꾸지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고난을 통해 겸손한 자로 변했습니다. 애굽의 총리가 되었을 때에도 바로 왕을 주님 대하듯 섬기며 충성했습니다. 마치 예수님이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죽기까지 복종하신 것처럼 겸손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세 번째 수업과목은‘믿음이었습니다. 영생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17:3). 변화받기 전의 예수님 제자들은 주님이 왕이 되시면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느냐는 문제로 다투었는데 그 당시에 그들은 사물을 육안(肉眼)으로만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안'(智眼)을 소유한 사람도 있습니다. 지안이 밝은 사람은 미래를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20년 30년 후를 내다볼 수도 있고, 가난하고 병들어서 볼 폼이 없어도 상대방의 인격이 어떠한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차관을 들여다가 경부고속도로를 착공했습니다. 그때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김대중 씨 등은 앞장서서 길거리로 나가 국가 경제를 파탄 내려 한다고 반대데모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는 한국을 무역대국을 만드는 일에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성령으로 충만한 성도에게는 믿음의 눈, 즉 영안(靈眼)이 열립니다. 그래서 주님의 재림을 믿음의 눈으로 보고 준비하는가 하면, 그날의 영광을 위해 선행을 하기도 합니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고,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 가나안으로 들어간 것은 그들에게 믿음의 눈이 열려있었기 때문입니다. 라합 역시 믿음의 눈으로 자기 나라가 멸망한 것을 미리 보고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을 숨겨준 것입니다. 

영안이 열린 요셉은 그동안 자기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준 모든 사람들은 자기를 교육하기 위한 하나님의 교사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앞에서 떨고 있는 형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근심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창45:5). 여러분을 모욕하고 괴롭힌 사람을 하나님이 교사로 쓰셨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요셉의 네 번째 수업과목은 ‘용서’였습니다. 인류역사가 전쟁사인 것을 보면 인간은 용서보다는 복수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인기 있는 영화 주제 가운데 하나는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10년 동안 무술을 익혀 통쾌하게 원수를 갚는 장면들입니다. 이를 본다면 인간 본성으로 원수를 용서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덕목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러분의 모든 죄를 예수님에게 옮겨놓으시고 죄에 대한 형벌을 예수님이 대신 받게 하시고 여러분을 용서하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남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이 받은 용서는 취소된다는 것이 1만 달란트의 비유가 주는 교훈입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형들은 요셉이 복수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요셉 앞에 엎드려 다시 용서를 빌었지만 요셉의 말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창50:19).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라는 말속에는 귀한 영적 원리가 들어있습니다. 원수 갚는 일, 다시 말해 복수는 사람의 권한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한이라는 것을 요셉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일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12:19). 하나님의 심판권을 함부로 행사하지 말아야 합니다.  

 

광야학교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고난의 광야학교에 들어가면 영안이 열리지 않은 육의 사람은 부단히 말씀을 배우고 기도하면서 믿음의 사람, 영의 사람으로 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광야의 도처에 있는 함정에 빠져 믿음 다 쏟아버리고, 원수에게 붙잡혀 인생을 망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요셉은 분노, 미움, 저항, 원망, 자포자기, 음행, 타협... 등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었지만, 이런 함정을 피해 끝까지 믿음을 지켰습니다. 광야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원망’입니다. 원망이란 자기를 정당화 시키려는 도구입니다. 부모를 원망하고, 남편이나 아내를 원망하고, 시대나 환경을 원망하는 등 평생 누구를 원망하며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둔 책임감이 결여된 사람입니다. 

요셉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모든 것은 하나님의 계획 아래 있다는 것을 믿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반면에 출애굽 1세대는 지도자를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다가 결국 광야에서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또 한 가지 함정은‘낙심’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며 살던 요셉은 일순간에 죽음 직전까지 내려갔고, 시장에서 파는 노예가 되었으며,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신실한 마음으로 현실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제자들에게 낙심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엡3:13). 

낙심이란 '마음이 무너진 상태'를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고난을 만나면 낙심합니다. 낙심에 빠지면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복음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며 헌신했는데 고난이 계속된다 해도 절대로 낙심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하나님이 때를 주신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들을 광야학교에 입학시켜 교육을 시키시고 훈련을 시키십니다. 목적은 향기로운 인성과, 덕성과, 영성을 길러주셔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치며 살게 하기 위해,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영생을 누리는 가족이 되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광야학교 수업을 잘 받으십시오. 

공중의 왕 독수리가 새끼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어미는 새끼를 공중의 왕으로 만들려는 교육이요 훈련이지만, 그것이 새끼에게는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한 고난일 것입니다. 

죄로 인한 고난이라면 즉시 회개하고 돌이켜야 하지만, 교육을 위한 고난이라면 오래 참는 인내를 기르고, 교만을 버리고 겸손이 몸에 깊숙이 자리 잡게 하십시오. 그리고 하늘 아버지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며 모든 사람을 용서하므로 원수가 발붙일 틈이 없게 하십시오. 오직 성령으로 충만을 받아 감사하며 찬송하며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능력 있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aerimkang@hotmail.com

 

10/19/2019

Leave Comments